목공방을 처음 간 날이었습니다.
발로 그린듯한 책장 그림 한 장 들고
길 잘못 들어가며 물어물어 두 시간 넘게 헤메다가 찾아갔지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늦은 밤이라 행인이 없어 길을 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길을 잃었지요.
낯선 도시 깜깜한 도로 위에서
왠지 모를 무서움과 설움에 눈물 한 방울 소심하게 찍~ 흘려주고
심기일전해서 어찌어찌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바로 네비게이션을 샀습니다.
그렇게 찾아가 만들기 시작한 책장을 3년만에(4년인가....ㅡㅡㅋ) 완성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면서
의욕으로 무지를 상쇄해가며...
21개의 박스를 만들었습니다.
폭이 대략 1미터 정도인 책장도 3개 만들었습니다.
널판지도 사포 치고 브러쉬하고...
이렇게 배치를 했습니다.
일단 쉬었다가
책을 꽂았습니다.
오홋~
마음에 듭니다.
신나서 사진 찍었습니다.
기념으로 문도 열어 놓고 사진 찍었습니다.
사진까지 찍고 나니 급 피곤합니다.
연중행사로도 하지 않는 책정리를 했으니...당연하지요.
책장 문을 닫고 자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책장 문이 안닫힙니다. ㅠㅠ
책 무게 때문에 책장이 쳐져서 문이 안들어가는거죠.
멘붕이 왔습니다.
멍~ 하니 잠시 앉아있다가
울며불며(?) 책을 빼내다가
그냥 자버렸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야! 췟!!!!
내일이 되었습니다.
그냥 눈을 감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또 내일이 되었습니다.
또 눈을 감았습니다.
몇 번의 내일을 거친 후
무게 받는 지점을 고려해 재배치 했습니다.
또 몇 번의 내일을 거친 후
목공방에 가서 쳐짐 방지용 칸막이를 만들어 왔습니다.
준비물을 갖추고
칸막이를 끼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재배치 했습니다.
대충 책을 정리하고 나니
피곤합니다.
나머지 소소한 것들은
책장 속에 쑤셔 넣고
문을 닫았습니다.
역시
수납에는 문이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