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잘 지내시나요?
4살 삐용이는 청소년 냥이를 지나가는 시점인지
별 말썽도 안부리고
낮엔 햇살 쬐고 밤엔 그냥 자고
아주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때
가스렌지에 옆구리 털 태우고 수염도 태우고
찌개 그릇에 발 담그고
변기에 빠지던 똥꼬발랄 삐용이는 이제 더이상 없을 것 같아요.
늘 비슷비슷한 사진이고 표정이지만
핸드폰에 찍어 놓은 거 피씨로 옮기면서
82에도 사진으로 인사드립니다.
열심히 구석구석 닦다가 한번 봐주시고
발꼬락도 구석구석 깨끗하게~
단장했으니 이쁜 척~ 얼짱 각도로 얼굴 돌려서 사진 찍으라고
포즈도 잡아 주시고요.
꽤나 카리스마 있는 척. 하기도 하고요.
작은 소리에도 벙~찌는 표정 보일때도 있고요.
무섭쥬? 얼굴 따로 앞발 따로 ...납량특집도 아니고
허구헌날 저러고 놀아요.
팔불출 같지만.
우리 삐용이는 표정이 정말 너무 다양해서
연기를 시켜도 정말 잘 할 것 같은데...
문젠, 모르는 사람 소리만 나도 빛의 속도로 숨어 버려서.
그냥 썩히기는 진짜 아까운 표정들인데...ㅋㅋㅋ
훌륭하잖아요? 쿨럭.. 죄송해요.
아직도 콩깍지가 덜 벗겨져서...
표정은 최곤데.
겁이 많아서. 그냥 썩혀야지 뭐 어쩌겠어요.ㅎㅎ
걍 우리끼리 보고 만족하는 걸로.
어째 실망한 거 같으네? 그런거야 삐용씨?
너도 나이가 드는구나.
이젠 가만히 기다릴 줄 아는 여유도 생기고.
항상 똥꼬발랄 삐용씨일 줄 알았는데...
요새 삐용이는 나이들어가서 그런지
입맛이 변한건지
예전엔 정신없이 달려들어 먹던 간식도 본체만체 하고
사료도 남길 줄 알고 그래요.
그전에는 사료 정량을 부어주면 한꺼번에 마시듯 먹어버렸는데
지금은 조금씩 먹다 남기다 먹다 남기다.
얘도 나이드는 거 같아
변화하는 모습이 그냥 보여지지 않고
마음 한구석 싸르르 합니다.
그래도 건강히 잘 있어요.
다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