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용아
봄 꽃이 피었단다.
창문에는 봄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고
전깃줄에 까치는 너무나도 수다스러운데
네가 좋아하던 청문 앞 자리는
네가 없으니
그곳은 아직도 겨울같이 춥다.
봄은 왔는데 너는 없고
여기저기 꽃은 피어 온 세상이 화사한데
너 없는 내 마음에는
봄이 올 기약이 없구나...
참 고얀 녀석... 아니 생명이지요
어찌 이리 마음을 빼앗아 가서 그리움을 남기는지
참... 신비로운 생명체인 것 같아요.
오늘 점심 먹고 잠깐 산책하는데
햇살이 너무 좋고
민들레며 봄까치꽃 (큰개불알꽃- 이름이 참 그렇죠? ^^;... 그래서인지 식물 이름을 바꿨다고 하던데..)이
어여쁘게 피어 있는 거에요.
봄 까치꽃은 봄에 피는 야생화 중에서 제가 참 이뻐하는 꽃인데
그 작고 고운 꽃이 활짝 피어있으니
땅에 푸른 별들이 내려앉은 것 처럼 이쁘더라고요.
햇살 좋고. 꽃피어 봄이 오니
이렇게 좋은 날
삐용이가 있었으면 해 잘드는 창가 앞에서
신나게 일광욕 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곧... 울 삐용이 햇살 좋은 자리로 보내줘야 하나
그냥 같이 있어야 하나
어떤 것이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것인가
마음이 싱숭생숭 하긴 합니다.
삐용이의 건방진 사진 올릴까하다
괜히 또 급 너무 슬퍼질까 싶어
오늘은 그냥 가려고요...^^;
줌인줌아웃에 맞지 않으려나요?
이젠 이런것도 고민이 되네요..
사진으론 찍지 못했고
언젠가 삐용이 해방에 굴하지 않고 그렸던
노란 민들레 그림으로 대신합니다.
노란 민들레처럼 곧 화사한 날들이 , 행복한 날들이
찾아오길 바래봅니다
다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