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햇살을 비늘처럼 걸치고 거리를 활보하고 싶다.
봄에는 성산 일출봉 자락에서 유채꽃에 묻히고
여름에는 안덕 대평리 바닷가에서 탁족식을 갖는다.
가을에는
한라산 영실 기암에서 단풍놀이를 하며
겨울철 눈보라 몰아치는 날에는
어느 한적한 촌을 찾아가
아무 생각 없이 한없이 쏟아지는 눈보라 송이를 그저 바라본다.
그러다가 한 마디 남기고 싶다.
"그래, 이렇게 살다 가는 거지 뭐."
-- 안 상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