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조금 속도를 내려고 하루에 3명의 그림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은 새를 그린 새의 화가 오도번
민중을 그린 화가 오노레 도미에 그리고 말의 화가 로자 보뇌르에 대해 읽었지요. 김소영씨가 도미에를 그리고
제가 두 사람의 화가를 번역했습니다. 아무래도 전 날 미리 한 번 읽어보게 되니 아침에 일어나면 화가의 그림을
찾아보는 날도 있고 점심 먹고 집에 와서 한 잠 자고 몸에 상큼한 기운이 도는 순간, 앉아서 그 날에 듣고 싶은
음반을 고르고 그림 보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게 되네요.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모임이지만 화요일마다 사람들이 변하는 모습이 눈에 선해서 즐겁게 기다리게 됩니다.
지난 주는 겐지 모노 가타리를 본 날이라서 오늘은 화가의 이야기를 읽은 다음 진도와 상관없이 무라사키 시키부에
대한 것과 후지와라노 미치나가에 대한 글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재미있게 느껴진 것은 한 편의 영화를 함께 봄으로써 텍스트의 해독력과 텍스트의 글을 이미화시킬 수 있는
재료가 우리 안에 있었다는 것, 이야기를 읽는 중에도 중간 중간 서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글 읽는 흐름이
한참 끊어져도 즐겁게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이 늘어납니다. 그런 일종의 DISTRACTION이 정말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는 날이기도 하지요. 더구나 일본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연기자에 대한 선호도 갈리고
같은 인물을 다른 사람이 연기할 때 어떻게 보는가의 시선도 각자 달라서 그런 이야기도 양념이 되고 있군요.
일본사에 대한 공부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던 시대상에 대한 이해도 달라지고 그렇게 되자
조금 더 알아보려는 태도의 변화도 보이는 것도 재미있고요. 저 자신도 지난 금요일 도서관에 갔을 때 가게로 일기가
눈에 띄어서 놀랐습니다. 늘 지나던 자리인데 처음 눈에 띄인 책, 그러니 눈이란 같은 눈이 아니로구나 새삼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마쿠라노 소시 VS 겐지 모노가타리, 이렇게 비교해서 저자와 이야기를 대비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겠네 하는 생각도 잠깐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작년 가을 여행을 준비하면서 시작한 일본문화사 수업, 처음 읽을 때는 무슨 소리인지 감이 잡히지 않던
이야기들, 지명, 사람 이름이 이제는 상당히 친숙하게 다가오는 시간, 그 시간안에 있었던 다양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세월이 그저 그냥 지나는 것이 아님을 실감하는 날들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