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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견 실버

| 조회수 : 2,836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12-09 17:18:49

우리 집에는 현재 11마리의 개가 있어요.이제는 다들 나이가 있어 오늘 내일을 바라보는 넘들까지 돌보자면
안스러운 마음이 많이 든답니다.
매번 보낼때마다 가슴이 아리긴 하지만 또 그 빈자리를 어디선가 버려진 아이들 또 데려올 생각을 하면
또 견딜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bk님이란 분 블로그에서 위탁봉사하실 분들이 필요하시다고 하셔서
...위탁이니까... 한 달 정도... 잠시니까...
솔직히 가족구성원들의 허락도 받지 않고 덜컥 위탁하겠노라 해버렸죠.
why? 울 집에선 내가 왕이니까....우하하하

이렇게 만난 아이입니다.
첨 봤을때 깜짝...좀 크다...
큰 체구와 달리 겁에 질려 집으로 오던 내내 허리도 못 펴던 실버..
임시이긴 하지만 이름은 우리 첫 딸리 지었어요.  요즘 홀릭하는 동화책 속의 주인공 말 이름이랍니다.

집에 온 첫 날

실버는 데크에서 집 안으로 들어올 엄두조차 내질 못했어요.너무 불쌍했습니다.
이 나라에서 태어나 추정 나이는 한 살 밖에 되지 않은 암놈인데, 입양이 되지 않아 바다 건너
미국까지 가야 하는 생명.  아마도 말티 + 시츄의 혼종같은데 잡종강세로 일반적으로 부모보다
크고 튼실해요.

우리집에서 지금 실버는

이 나라에서 입양되지 못하는 유기견들을 미국과 캐나다 등지와 결연하여 새 가족을
만나게 되는 동물들의 위탁프로그램 중이랍니다.

참 기구한 팔자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좋은 가족을 만나게 되니 복 받은 것이라고 해야 하는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사진의 딸내미는 둘째입니다.
실버는 집 안으로 들어온 후 아이들과 여자에게는 금새 편해져 배까지 드러내 보이며 친근함을 표시했지만
유독 성인남성에게는 으르렁거리며 곁을 주려고 하지 않더군요.
 저 이상으로 동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애들 아빠는 친해지려는 각고의 노력을 하셨지요
(마눌에게도 쩜만 해 주시길--;;;;;;)

어느 날 미국에서 택배가 왔습니다.
미국에서 온 그 소포는 우리 아이들의 선물이었어요.
위탁을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카드와 함께 미국가정에서 불릴 실버의 새 이름은 럭키쥬니어...라고
잘 보내주시길 바란다는....

받아놓고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버렸는데..
잠시 데리고 있을 뿐인데...
이 나라에서 태어나서 화물칸에서 12시간 멀리 갈 걸 생각하니 미안하기만 한데...

실버는 12월 11일 우리집에서 연계병원으로 옮긴 후 간단한 최종검사를 하고 12일 미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이 넘은 아는지 모르는지 가족들의 식사시간이면 식탁 코너에 두 발을 올려 갖은 아양을 부리고 밖에서
소리가 나면 제일 큰 목소리로 이 집은 내가 사수하겠노라 짖어댑니다.

아마 보낸 후에는 시원할 것 같습니다.
이불 말고 요마다 쉬를 하고 다녀 모두들 맨바닥에서 자고 있거든요.

하지만 다음 날 어느 시간 쯤
어딘가 하늘을 보며
아마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만 남은 생 부디 사랑 많이 받고 잘 살라고
들리지 않더라도 전해주고 싶습니다.
실버야!
행복해야 해^^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모나리자
    '13.12.9 5:36 PM

    읽다가 눈시울이 붉어지고 콧등이 시큰해졌어요.
    좋은 주인 만나 잘 살게 되기를 빌게요.

  • 양평댁
    '13.12.9 11:34 PM

    하루하루 가까워져갈수록...저도 시큰해져요

  • 2. 프리스카
    '13.12.9 5:52 PM

    좋은 일이겠고 좋은 일 하시는 게 맞는데
    실버 보니 마음이 슬프기도 하네요.
    아이들에 이어 강아지들도 해외로 가는군요.
    한 달이던 10년이던 정들었던 강아지와의 이별은 마음 아프지요.
    실버가 좋은 주인을 만나서 다행입니다.

  • 양평댁
    '13.12.9 11:34 PM

    맞아요..좋은 주인 만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렵니다

  • 3. 우화
    '13.12.9 6:58 PM

    좋은일 하시네요.
    유기견을 해외로 보내는 기관 이름이랑 웹주소를 알수 있을까요?

  • 우화
    '13.12.9 7:29 PM

    위의 웹사이트 말고 한국사이트가 있나 싶어서요.^^

  • 양평댁
    '13.12.9 11:36 PM

    네이버블로거 중bk님 블로그에서 보고 신청했구요..사이트는 저도 잘...^^;;;;;;

  • 4. 월요일 아침에
    '13.12.9 7:08 PM

    풀 죽어 있는 실버 표정이 너무 가엾고 슬퍼 보여요.
    양평댁 님 댁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상처 다독이고 새 가족의 집에서 사랑만 듬뿍 받고 살기를...!
    유기견도 해외 입양을 하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어요.

  • 양평댁
    '13.12.9 11:37 PM

    그 날만 풀이 죽었다죠...^^해외로라도 가면 안락사보다는 운이 좋은 거겠죠

  • 5. 마야부인
    '13.12.9 9:02 PM

    이렇게 좋은일하시는 분도 있는데 버리는 사람이 더 많으니...

  • 양평댁
    '13.12.9 11:37 PM

    네, 애견인으로써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 6. 노라제인
    '13.12.9 10:44 PM

    읽는동안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하는 실버 ...님의 따뜻한 글을 읽으면서 눈물 날뻔했네요
    이 아름다운 글을 어딘가에 담고 싶네요 ~

  • 양평댁
    '13.12.9 11:38 PM

    우리 가족들이 많이 안아주려고 노력 많이 할께요^^

  • 7. ocean7
    '13.12.10 12:19 AM

    여기선 아주 사나운 대형견종중에서도 인간 친화력이 부족한 개들을 제외하곤 입양이 아주 쉬운편이에요
    오히려 고양이들이 개들보단 입양이 힘든 편이고요

    아마도 한국의 보신탕에대해 알고계신 해외분들이 한국서 입양을 서두르시는 것 같거든요
    어차피 보신탕 씨를 말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면 이런 해외입양을 전 적극 찬성하고 지지합니다.

    저도 주위에 좀 알려야 겠어요

  • 8. 패랭이꽃
    '13.12.10 1:33 AM

    감사해요. 따님이 참 이쁘네요.

  • 9. emile
    '13.12.10 12:38 PM

    우리 모두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것 같아요,
    버려진 생명들에 대해..;;;
    마음이 우울해집니다 ㅜ

  • 10. cookmomy
    '13.12.11 11:11 AM

    외국까지 간다는게 속상하네요 맘이 아파요

  • 11. 도토리키재기
    '13.12.12 6:50 PM

    아마 지금쯤 가고 있겠네요 ㅜㅜㅜ
    그래도 새로 만날 주인이 좋은분이실듯 하네요
    행복해야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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