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키미아에 걸린 노란길냥이는 귀도 거의 다 나아서 데려다 일단 피오나가 있던 방에 두었어요. IFA 검사 결과도 양성이라, 음성으로 돌아 설 확률이 없는 류키미아 고양이예요. 할머니가 제가 길고양이 한마리 안락사 시키고 너무 휴유증이 오래갔다고 하니, 그렇게 해야 할 경우 본인이 데려가 줄수있다고 하셨어요. 병에 걸린 많은 고양이를 안락사 시키셨다고 하면서..
이곳은 thanksgiving 공휴일 연휴가 끼어서 월요일이나 되어야 어떻게 가능성이 있는지 알게 될거같습니다. 다시는 어떤 아픈 고양이도 집 안에서 돌봐주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또 이렇게 됐네요 이 놈은 정말 갈 곳이 없는데 몸은 아직 건강하고 병이 없으니 안락사하기 쉽지 않네요.
그런데 이놈 정말 순해요. 밖에서 밥을 줄 땐 울음소리가 특이해서 좀 무서워했는데, 길냥이 까미보다도 순한거 같아요. 어떻게 만져도 가만히 있고 오늘은 발톱까지 깍아주는데 가만히 있어요.
장난감을 주니까 정말 잘 놀아요. 먹이에 대한 집착은 따로 혼자 있는 공간에서도 어지간 합니다. 캔을 딸수가 없을 정도로 덤벼들어요.
그런데 데려다 놓은 다음 날 문을 여니 너무 특이한 냄새가 방에 꽉 차 있는거예요. 숫놈들이 스프레이 한 냄새가 아닐까 생각됐거든요. 이런 특이한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없어서 가슴이 철렁하면서, 이렇게 계속 스프레이를 여기저기 해 대면 어떻해야좋을까 걱정이 됐죠. 중성화를 시켜줬는데 아직 그 버릇이 남아있는건가..그런생각도 해 봤구요.
그리고 반 나절 후 다시들어가니 냄새가 없어진거예요. 화장실 청소해 주다보니 이 놈이 소변이 다른 고양이들 보다 냄새가 좀 특이하고 좀 강해요. 아마 저 냄새 심한 날은 볼일을 본 후 제가 막 들어갔을 때 였나봐요. 천만 다행이다 싶은거예요..
얼마나 골골대고 몸을 비벼대는지 몰라요.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는데 밖에서는 이리저리 쫒기고 살았겠죠. 까만길냥이 까미가 이 놈을 심하게 한번 봄에 물어 준 후로 한동안 먹이먹으러 오지 않았다가 몇 달 전 부터 다시 오기시작했어요.
다시 마주쳤을때 또 까미가 물어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까미도 중성화를 하기도 했고 이젠 까미가 제 말귀를 조금 알아듯는 듯 해요. 싸우지 말라고 계속 말하니 저 노란길냥이 뿐 아니라 어떤 고양이가 옆에와도 싸운적이 없어요. 까미가 좀 다른 고양이를 많이 물어줬었거든요. FIV 양성이라 계속 저렇게 다른 고양이를 물어주면 어떻게 해야하나..다른 고양이를 위해서 안락사를 해야하나 걱정했는데 다행이예요.
어제 아침 craiglist에 올렸는데 사실 연락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건강한 새끼고양이도 넘쳐나는데..그래도 혹시나 하고 올려봤어요.
옆집 새끼고양이도 저와 있는데 옆집 여자는 한달이 넘었는데 찾지도 않네요.
이 녀석은 어떻게나 마루와 잘 노는지..그리고 최근엔 나비와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오다가다 장난도 쳐요. 아직 보미만 이 녀석을 미워하죠. 점 점 커지니, 아쉽지만 이제 슬슬 새주인을 찾아주려고 해요. 보호소는 되도록 피하고 아는 사람을 통해 찾아주려고 하구요..그래도 주인이 없으면 그 때 다시 다른도시에 있는 보호소에 데려다 줄 생각입니다.
마루와 한 상자에 들어가 같이 잠도 잘 자구요.
둘이 어떻게 집이 무너지게 뛰어 노는 지 몰라요. 그러다 잠잠해서 보니 둘이 침대위에서 정신 놓고 자고 있어요.
올해가 가기전에 둘 다좋은 주인을 만나 제 집을 떠났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노란고양이를 쓰다듬어 주다 문득 드는 생각이..일단 제 집에 들어오고 나선 안락사를 한다거나 그런 고양이가 없었던거예요. 그래서 이번에도 혹시나..하고 기다려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