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사기 열전 시간에 김미라씨가 고우영의 만화 십팝사략을 전집으로 갖고 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백명자씨, 그렇다면 내게 빌려주라고 해서 갑자기 십팔사략 보기에 불이 당겨졌지요. 재미있었던지 그녀는
카톡을 통해 다음 편도 보고 싶다는 메세지를 남겼고 저도 슬그머니 관심이 동해서 그렇다면 빌린 책을 돌려주기 전에
내게도 볼 기회를 주라고 했네요. 앗, 이렇게 하면 독서의 동선이 어디로 갈지 몰라서 곤란한데 그렇게 자제하는 마음과
그래도 이왕 시작한 중국사 공부 가는 곳까지 가보자 싶은 마음이 다투다가 보는 쪽으로 선회, 오늘 아침까지 4권 시황제의
통일편까지 읽었습니다.
우연한 인연으로 시작한 사기 열전, 사기 열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논어 읽기로, 중국역사 읽기로, 점점 번져가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되고, 덕분에 여름방학에 중학생들과 읽을 고전읽기 목록에 논어, 맹자, 중용, 사기열전
이런 식으로 중국 고전에 대한 리스트도 뽑아보는 중이기도 하고요.
4권의 마지막에서 만난 장량, 언젠가 소설로 된 장량을 읽다가 무슨 일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당시에 더 급하게
읽고 싶은 책이 생겼거나 아니면 당시에는 중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급하지 않아서였거나 소설가의 역량이 그 자리에
앉아서 다른 것을 잊을 만큼의 흡입력이 없었거나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이유로 소설을 읽다 말았던 기억이 흐릿하게
떠오르네요.
드디어 그 소설과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긴 느낌이네요, 이번에는 어떤 감각을 갖고 그 소설을 다시 읽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적당한 때란 물론 다 다르겠지요? 사람마다.
증선지의 십팔사략이란 18권의 역사서를 간략하게 정리했다는 의미겠지요? 그 중 1번이 사마천의 사기, 2번이 반고의 한서
물론 전한서입니다. 그런데 내가 읽고 있는 사마천의 사기란 사기열전에만 해당하니 정말 제대로 읽으려면 사기 본기를
읽어야 하는 셈이네 싶으니 참 끝도 없구나 싶기도 하고 일단 시작한 일이니 조금 더 들어가보고 싶기도 하고.
지난 주 알라딘 중고 서적에서 구한 만화 목록중에 과학은 흐른다 5권,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그리고 역시 동일 저자의
한나라 3권이 있었습니다. 다른 만화야 있으면 구해야지 하고 미리 생각한 것이지만 한나라를 본 순간 구입하게 된 것은
역시 요즘 중국사와의 인연때문입니다. 그러니 같은 공간을 자주 들락거려도 지금의 내가 갖는 호기심에 따라 그 공간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하게 하는 공간이 된다는 것, 그런 것이 재미있네요.
덕분에 월요일 아침 중국 그림을 검색해서 보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