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2010 겨울 여행 (1) 밀라노

| 조회수 : 1,986 | 추천수 : 31
작성일 : 2011-01-04 14:48:42

밀라노에 도착하기 전까지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우선 공항가는 버스속에서 갑자기 생각난 것 한 가지 아니, 카메라를 챙기면서 카메라 충전기는 까맣게 있고

있었네, 이제와서 내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공항에서 살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집에 연락을 해도 아들은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머릿속에서 다양한 소설을 쓰다가 결국 일하고 있는 보람이에게 연락을 했지요.

다음 날 떠나기로 한 두 사람이 있으니 그 편으로 충전기를 보내줄 수 있는가 하고요. 사실은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신촌에서 놀기로 한 약속이 있다는 것을 아는 관계로 과연 가능한 부탁인가 긴가민가

했었습니다.그런데 아이가 막 화를 내는 겁니다. 그러니 거꾸로 저도 화가 나기도 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엄마를 찾으면 어떨게든 시간을 내서 해주던 것도 생각나고 ) 반은 포기하는 심정으로 전화를 끊었지요.

그랬더니 조금 있다가 다시 걸려온 전화, 내일 누구를 찾으면 되는가 전화연락처를 달라고 하더군요.자신있게

꼭 전해준다는 보장은 못해도 노력을 해보겠다고요.



마음을 비우고 지금 충전한 것으로 하루 혹은 아끼면 이틀 정도 찍고 충전기를 받지 못하면 그것은 그것나름으로

사진찍으려는 마음 없이 대상을 유유히 즐기면서 보면 되는 것이지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공항안에서 찾으러 다녀보았지만 올림푸스 팬을 취급하는 곳은 없더라고요.

공항에서 만난 대학 친구 두 명, 그리고 그 중 한명의 딸 이렇게 넷이서 시작한 2010년 겨울 여행은 충전기건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만발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갈아타야 하는 곳에서 일단 검색이 한 번 있더군요.검색대를 통과하는 사이에 가방이나

코트를 벗어서 검색대를 통과하던 중 한 친구가 가방에 넣어두었던 가글이 문제가 되었습니다.액체가 검색대에

걸려서 늦어지는 것은 걱정한 다른 친구가 자신의 작은 백을 의자에 놓아둔 것을 잊고 그 곳으로 다가온 것인데

그 일이 무마되는 것을 보고 나서 게이트로 이동하다가 그제서야 작은 가방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지요.

여권이 들어있는 가방인지라 허겁지겁 모두 이동하여 그곳으로 가보니 다행히 공항직원이 그 가방을 보관하고

있어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그때 만약 가방을 잃어버렸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면 아찔한 도덕적인

질문이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지요.

지정된 게이트로 갔으나 아무런 정보도 뜨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늦은

시간의 코펜하겐 가는 비행기 노선만 계속 뜨는 겁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조금 기다려보다가 곤란하다

싶어서 ground servive란 표시가 되어 있는 곳으로 들어가서 물어보려고 하니 여승무원들의 휴게실이었던

모양입니다. 휴식시간을 방해받았다는 듯이 화를 내더군요. 앗, 그렇다면 여자 승무원들에게 물으면 곤란한가

싶어서 통로를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말을 걸기가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비행기를 놓칠 수는 없는지라

그중에서 인상이 좋아보이는 여승무원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녀가 표를 보여달라고 하더니

셀프 서비스 기계 장치에 넣어보니 게이트 넘버가 바뀐 것,그리고 게이트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으니

부지런히 가보라고 하네요. 고맙다는 인사 그라찌에를 여러 번  소리쳐 말하고 거기까지 걷고 또 걸었습니다.

밀라노 행 소형비행기로 갈아타고 나니 드디어 여행 목적지에 가까이 왔다는 실감이 나고 다들 녹초가 되어서

골아 떨어져 버렸지요. 밀라노에서 짐을 찾던 중 마침 밀라노에 살다가 지금은 리버풀에 살고 있다는 한 여성을

만났습니다. 그녀에게 우리가 지금 찾아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말하니 직접 전화해서 기차가 있는지 알아보는

성의를 보여주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요.

본인은 딸이 픽업하러 나오기로 했다고  기다리는 도중에 도와주겠다고요. 그러더니 조금 더 정확한 사정을

다른 남성에게 물어보더군요. 그러자 그 남성이 우리들에게 지도를 보여주면서 표 사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표를 사는 방법을 잘 몰라서 헤매고 있으니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표를 구해주는 친절까지 베풀어주어서

놀랐습니다.

두 사람의 도움덕분에 무사히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두오모 근처의 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갈아타러 내려가는데

중국인들처럼 보이는 여러 명의 청소년들이 있더군요. 그들은 우리를 일본인으로 보고 아리가또, 오하이오를

연발합니다. 전혀 맥락이 닿지 않는 말이라도 그런식으로 말을 거는 것이지요. 이런 인사법을 수없이 만나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들도 여전히 거기에 응답해서 우리는 일본인이 아니고 한국인이다, 그러니 낫 아리가또

안녕하세요라고 일일히 고쳐서 인사하게 된다는 것

두오모 역에서 빠져나오니  어둠속에서 눈앞에 솟아오르는 두오모 ,드디어 여행이 시작되고 있다는 실감이

나더군요.



물론 이 사진은 다음 날 아침 찍은 것이지만요

가방을 숙소에 두고 일단 나와서 자정 미사에 참여했지만 졸음이 밀려옵니다.

졸다 깨다가 나와서 갤리러아 부근을 산책하다 발견한 큰 수확 두 가지, 하나는 카라바지오 특별전이 있다는

것,.다른 하나는 티치아노 특별전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밀라노에서 만나는 첫 선물이네

마음은 벌써 그림 보는 것으로 부풀어오르지만 일단 자야할 시간이겠지요?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11.1.4 3:03 PM

    그동안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줌인 줌아웃 게시판에서 못 읽은 글이 많은 것으로
    충분히 알겠네요.

    돌아오는 도중 감기 몸살로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여행 잘 마치고 집에 오니

    아들의 시험결과가 벌써 나왔습니다

    일,이차 지원 대학이 다 붙긴 했으나 (이차는 4년간 반액 장학금이 가능하다고요 ) 일차 대학은

    한양대 영문과라서 본인은 처음 지원할 때 신중하게 생각해보라고 영문학에 대한 관심없이

    공부하기 쉽지 않다고 말을 했지만 그 때는 그래도 가겠다고 하던 아이가 한 발 물러나서

    엄마가 주변에도 이런 상황에 대해 물어보라고 합니다. 아니 이제와서 그런 심정이지만

    그래도 제 마음엔 중대 경제학과에서 경제학 공부가 더 낫다고 보는데 (수학적 머리가 있는 아이라서요 ) 누나를 비롯한 젊은 세대들은 그래도 학교라고 계속 주장하네요.

    아,이런 때 참 선택이 어렵구나, 내 문제라면 그냥 내가 끌리는 대로 선택하면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제 반나절 집에서 누워서 쉬기도 하고, 이런 문제 저런 문제 생각하기도 하고, 그래도

    잠이 오지 않아서 그동안 못본 밀린 일본 드라마 조금 보기도 하고, 사진 정리도 조금 하고 나니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오는 힘이 생겨서 드디어!! 여행기를 쓸 여력도 생기네요.

    올 한해도 좋은 일만 일어나길 하고 바라는 것은 조금 염치가 없으니 일어나는 일들에

    마음 휘들리지 말고 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길 마음속으로 기원하는 심정입니다.

  • 2. 지베르니
    '11.1.4 4:06 PM

    into님 잘 다녀오셨네요. 반갑습니다.~~
    르네상스를 찾아가는 겨울 여행기 무척
    기대됩니다.
    어서 보따리 풀어주셔요~~

  • 3. 변인주
    '11.1.4 4:37 PM

    반갑습니다.
    잘 다녀 오셨군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열심히 사시는 모습 그리고 그림 기대합니다. ^ ^

  • 4. 단추
    '11.1.4 7:10 PM

    가시자마자 카라바조와 타치아노까지 만나시다니 다음 여행기가 너무 기대되요.

  • 5. 시나몬
    '11.1.4 8:53 PM

    여행기가 정말 기대됩니다.
    글을 읽으면서 현장감있게 조마조마합니다..
    이젠 느긋하신 여행기가 쏟아져 나오겠죠..
    아드님은 일단 들어가서 편입을 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축하드려요..

  • 6. 마리
    '11.1.5 11:03 AM

    드디어 여행보따리를 푸셨네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인투님 여행기를 읽으면 마치 그곳에 제가 함께하기라도 한 것 처럼 생동강 넘쳐요^^
    새해에도 건겅하시고 많은 얘기들로 함께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 7. 예쁜솔
    '11.1.5 2:28 PM

    와우~부럽습니다.
    여행기 읽으면서 저도 유럽여행을 꿈꾸어 보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에피소드에 제가 여행을 간 것 마냥 긴장하게 되네요.

  • 8. 샤넬
    '11.1.5 8:16 PM

    정말 나도 가고싶당~~ㅠㅠ

  • 9. 청미래
    '11.1.5 9:51 PM

    밀라노에서 쓰신 글인가 했더니 벌써 다녀오셨네요.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 보따리 기대할게요~~*^^*
    그리고 아드님 합격 축하드립니다~~~

  • 10. 열무김치
    '11.1.6 12:05 AM

    intotheself님의 밀라노 대성당 사진을 보니 눈물이 왈칵....

    저 아기 낳은지 15일 되었어요~~ 병원 두 번 다녀 온 것 빼면
    집안에서만 있은 셈이예요. 아아아아아아 날개라도 돋혔으면~~~


    공항가시는 길에서 부터 에피소드 만발이네요.
    그래야 다녀와서도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풀어놓을 이야기가 많아져서 좋아요.
    당시엔 곤욕스러운 일이라도 다 잘 풀리고~ 못 풀려도 나중엔 하하 호호 하면서
    얘기할 수 있는 거리가 되니말이예요.

    아드님 일도 축하드려요 ^^

    여독 푸시고 서서히 재미있는 이야기 들려 주세요.

  • 11. 들꽃
    '11.1.6 8:06 AM

    인투님
    잘 다녀오셨으니 반갑습니다.
    여행속으로 함께 떠날볼게요^^

  • 12. 카루소
    '11.1.6 10:55 PM

    [칸소네] La Novia- Tony Dallara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4353 요즘 읽은 책들~ 2 금순이사과 2011.01.07 1,752 56
14352 까꿍 cat 5 강아지똥 2011.01.06 1,338 40
14351 날개를 펴서 바람을 타고... 1 카루소 2011.01.06 2,130 48
14350 가슴 아픈 것은 다 소리를 낸다 3 안나돌리 2011.01.06 1,671 42
14349 코믹섹시댄스 종결자 아씨팔로미댄스라고 하네요 크림소스 2011.01.06 1,297 67
14348 햇살을 가득 담아~ 4 청미래 2011.01.05 1,415 45
14347 글 올리는것 3번째입니다 2 양호조 2011.01.05 1,919 39
14346 2010 겨울여행 밀라노 2-1(티치아노를 찾아서 ) 3 intotheself 2011.01.05 1,578 36
14345 2010 겨울 여행 밀라노 (2) 3 intotheself 2011.01.05 2,088 33
14344 성형 관심있으신 분들 여기 한번 가보세요 워니 2011.01.04 1,744 56
14343 2010 겨울 여행 (1) 밀라노 12 intotheself 2011.01.04 1,986 31
14342 내가 쓴 가면은... 3 카루소 2011.01.04 2,100 34
14341 1월 달력 안보이신다기에 다시 링크해 봅니다. 11 안나돌리 2011.01.03 1,542 35
14340 30년만에 내린 폭설이라네요 3 명사십리 아짐 2011.01.03 1,962 49
14339 역경을 딛고... 4 카루소 2011.01.03 2,183 42
14338 蓮의 겨울나기~ 3 청미래 2011.01.03 1,545 78
14337 새해인사 ~~~~~~~~~~~~~~~~~~~ 4 도도/道導 2011.01.03 1,185 53
14336 마음속으로 보고 온 설악산 울산바위 일출산행 2011-1-1 4 더스틴 2011.01.03 2,129 39
14335 이 선 넘어가면...(19금) 7 카루소 2011.01.02 2,795 30
14334 나는 전생에 어떠한 사랑을 했을까? 10 카루소 2011.01.01 2,487 38
14333 몰래카메라장난 - 섹시당구 김재현 2011.01.01 1,774 77
14332 2011년 1월 달력입니다. 11 안나돌리 2011.01.01 2,494 40
14331 새해에는~ 2 흙과뿌리 2011.01.01 1,273 50
14330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3 미실란 2010.12.31 1,249 37
14329 대박!!! 허경영 팬사인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간날 2010.12.31 1,594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