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행모임의 after가 있었습니다.
캐롤님의 큰 딸이 대학생인데 마침 공동사진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서
이왕이면 사진도 보고,after도 하면 좋겠다고 해서 홍대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지요.
그런데 휴대폰으로 합정역이라고 연락이 온 것을 홍대근처의 사진전이란 말이 먼저 머리에 입력되어
합정역에서 내려서 떡 하니 홍대입구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서 기다리고 있었으니
사람의 기억이란 얼마나 자의적인 것인지 정말 놀란 날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확인하느라고 문자를 다시 꺼내보았는데 그 때도 그대로 홍대입구로 보았으니까요)
춥다고 미리 겁을 먹었지만 사실 날씨는 그렇게까지 춥지 않더군요.
우선 점심을 먹으러 소개받아서 들어간 곳이 합정동에 있는 Jenny's cafe란 곳이었는데 마침 이탈리아 요리를
내놓는 곳이고 이탈리아 지도가 떡하니 걸려있어서 마음속이 설레었는데 알고 보니 일부러 이 곳을 골랐다고
하네요.캐롤님의 센스라니,하고 놀랐습니다.
오랑주리에서 찍은 모네의 수련 동영상을 올려놓겠다고 했는데 오늘 밤 집에 들어오니 보너스로
바로 그 동영상이 올라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everymonth의 주소를 제대로 올려놓았습니다.

언젠가 로마여행을 하기 전 한 주일에 끝내는 이탈리아 회화 이런 약간 터무니 없는 제목의 책을 사서
한동안 테이프소리를 들어가면서 열심히 했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서는 언제 그렇게 들었는가 싶게
책에 먼지가 풀풀나고 있는데요,이탈리아 여행에 대해서 마음을 쓰게 되면서 다시 언어에 관한 관심이
슬며시 일어납니다.그렇지만 제동을 걸어야 하는 이유는 프랑스어로 된 책까지 사놓은 마당에
여행이 끝났다고 프랑스어를 그만 둘 수는 없게 된 사연이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마음먹은 김에 집에 들어와서 입에서 톡 프랑스어를 3개월기간으로 등록을 했어요.외국어는 외부적
강제가 일정 기간 동안에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해서요.
이런 이야기를 일부러 하는 것은 제게 쪽지로 일본어에 대해서 문의하는 분들이 거의 예외없이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때문이랍니다.사실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 아닐까요?

다만 얼마나 오랫동안 서로 격려하면서 할 수 있는가 그것이 관건이 아닐까 하는 것을 저는 조금
일찍 배운 것뿐이니까요.물론 혼자서도 마음 독하게 먹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예외이겠지만
특별히 학교에서 학점을 따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강제력없이 오랫동안 어떤 일을 지속하는 일은
그다지 만만하지 않은 미션이라서요.


비행기안에서 읽으려고 들고 갔다가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다시 들고온 책이 있어요.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이란 책인데요 부제로는 100년전 그들은 세계를 어떻게 인식했을까?로 되어 있습니다.
다른 책에 밀려서 손에 잡히지 않았던 책인데 오늘 읽기 시작했는데 다른 것에 관심쓸 여유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고 있는 중이라서일까요?
기차와 기선,그리고 전신이 당시 사람들에게 준 충격에 대한 묘사를 읽고 난 후라 그런지 모네의 그림에서
기차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군요.


어떤 사람에겐 기차가 ,혹은 기선이 근대화의 기수로,다른 사람에겐 침략의 도구로,또 다른 사람들에겐
그림의 소재로,이런 식으로 같은 대상이라도 누가 그것을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책과 그림을
보면서 생각하게 되네요.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보람이랑 돌아다니다가 생 라자르란 표시를 보았습니다.어라 생 라자르하고 반가워하니
아이가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왜 반가운가 하는 표정으로요
모네 그림의 제목에 생 라자르역이 있다고 하니 매일 그 곳을 지나다니고 있었어도 몰랐다고 하면서
신기해하더군요.

루쉰을 읽다가 동아시아의 근대가 어떻게 서로 충돌하는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요즘
피하려고 해도 언젠가 슬며시 혹은 돌연히 쳐들어오는 그런 주제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셩젤리제,이렇게 발음해야 한다고 원어민 불어강사가 강조하는 발음을 듣다보니 아무래도
이렇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어렵겠다 싶어서 오랑주리 보너스를 보다가 시작한 모네그림보기는
오늘은 이것으로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