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켄챠야, 나는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다.

| 조회수 : 2,499 | 추천수 : 42
작성일 : 2009-06-01 09:41:21


▲ 나의 오랜 지기 챠챠가 호주 브리즈번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은 후 저에게 사진과 함께
긴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켄챠야,

이 큰 도시에 남루한 분향소가 설치되었다.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브리즈번에 말이다.
한인회는 결국 움직이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알고 싶지도 않다.
원불교 브리즈번 지회에 마련된 분향소를 하루 종일 지키며
속으로 많이 울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결심을 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 47,000,000 - 1 이다.
나는 ‘한국인’에서 빼주라.
나는 곧 미뤄왔던
‘국적상실신고’를 하러 갈 것이다.

세상은 한치도 변하지 않았다.
벽을 실감한다.

이승만이 남북을 가르고 독재를 하고
박정희가 모든 인권을 국가에 귀속시키고
전두환이 시민을 학살하며 체육관에서 당선이 되고
노태우때 KAL기를 폭파시키고 대통령이 되고
김영삼이가 3당합당을 하면서 야합정치를 하더니 IMF로 나라를 말아먹던...

그 수준에서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나는 정치인들을 탓하지 않는다.
1만 2천 교민 중에서 200명 왔다갔다.
그러고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야구, 박태환 금메달 땄다고 좋아하더라.
김연아 1등했다고 좋아하더라. 이민 1세들 먹고 살기 바쁘다 핑계대면서
언제 TV는 보았을까? 이민 2세들, 한국인이기 싫다더니 왜 2002년에는
길거리 펍에 모여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쳤을까?
한국내라고 별반 다르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이기적이다. 특히나 한국은 너무도 이기적이다.
니가 간다는 그 아줌마 싸이트, 웃기고 있네.
아줌마들이 이렇게 만든거다.
툭하면 학교 전화해서 내 자식만 챙기고
어떻게 하면 내 자식만 군대 안보낼까 생각하고
우리집 땅값 오른다 하면 앞뒤 안가리고 아무나 찍고
시장통에서 콩나물값 500원 깎으면서
사교육이란 사교육은 다 갖다 시키고
사교육비가 국가 예산에 맞먹는 미친 나라를 만든 거지.
여기 브리즈번도 교민들이 다 망쳐놓고 있다.
호주 선생들이 서로 한국인 받을려고 한다.
왜? 뒷돈을 주거든.
정말 미치지 않았나?
순진한 촌 학교같이 학교와 학부형, 학생이 서로 소통하며 합리적으로 흘러가던
곳이 순식간에 미쳐가고 있다.
학군에 따라서 집값도 폭등했지. 세계 곳곳에 미친한국을 양산하고 있다.  

내 자식만 편하면 되지. 라는 생각이 고부간의 갈등까지 부추기고
결국은 자식의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라는 생각까지 닿는다.
지 자식만 챙기다가 결혼해 들어온 남의 자식은 꼴사나워서 못보는 거지.
니 말대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시엄마’가 되는 거다.

켄챠야, 나는 이제 호주시민이다.
한국인이 아니다. 미안하다. 여기서 포기하겠다.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영어만 쓰면서 호주사람들과 어울려 보련다.
그러다 보면
서서히 바래가겠지. 올림픽에서 누가 금메달을 따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 되겠지....

멀리는 조갑제, 가깝게는 김지하, 황석영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대한민국은 그들을 잃을 때마다 희망의 촛불을 하나씩 꺼트렸던 것이다.




나의 오래된 생각이다.


p.s. 근데, 슬프기는 하네........노무현, 사진속의 이 양반은
죽어서도 그렇게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 있었는데,
나는 이제 없네.........

--------------------------------------------------------------------
아래는 저의 답장입니다.
--------------------------------------------------------------------

챠챠야.....

존중한다, 니 결정.
근데, 말이다.

객관적으로 이성적으로 보자.
우리 정말 한 치도 앞으로 나가지 않은 것일까?

체육관투표도 없어졌고, 북핵에 두려워하기 보다는
대북정책을 잘못한 정부를 탓하며 북풍도 먹혀들지 않고
IMF때보다 경제는 훨씬 좋아졌다.

그래, 니가 말한 그런 변절자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의 등불들이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나는 82cook에서 희망을 본다.
자기 자식에게 욕심이 없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
때론 좀 과하기도 하지. 반성해야지, 고쳐야지.
그리고 우리 윗세대를 생각해봐라. 제대로 된 부모역할을 자식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여건이 되었었나?
지금은 그저, 혼돈의 시대, 질서를 잡아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봐 주면 안되겠니? 롤 모델이 없었으니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주면 안되겠니?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유시민이 말한 후불제 민주주의처럼
우리가 이런 호사(?)를 누려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것이다.
찾아갈 것이다. 올곧은 방향으로 우리는 찾아갈 것이다.

아직 대한민국은 죽지 않았다. 설령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고 해도
나는 그 마지막 맥박이 '0'을 가리키는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 냐면
그 순간에도
자신의 몸을 3만 볼트로 충전시켜 바위 아래로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구한 노무현이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 그 정신 온전히 지켜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직은 우리가 포기하고 좌절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아줌마는 항상 옳다!

나도 오래된 생각이다.


p.s. 니도 언능 82로 귀의(?)해서 여기에 마음을 묻어라. ㅋㅋ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밤과꿈
    '09.6.1 9:57 AM

    제발 국적을 포기하십십오~

  • 2. 현랑켄챠
    '09.6.1 10:27 AM

    "밤과꿈"님은 제 글에 댓글 달지 마십시오. 부탁이 아니라 경고입니다.

  • 3. 좋은소리
    '09.6.1 11:14 AM

    아..정말 눈물납니다..
    가슴이 아프구요..
    님과 친구 사연에도...가슴이 아프지만...
    노대통령님..사진과 글귀가..더 가슴이 미어지네요.
    휴...
    켄챠님. 말씀처럼...조금씩 조금씩 변화되고 있지요?
    그쵸? 전 그래도 돌아갈..그리워할 고향이 있어요..

  • 4. 상구맘
    '09.6.1 11:26 AM

    챠챠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도 82에, 인터넷세대에 희망을 겁니다.

    어르신 세대들은 인터넷과 친하지 않는 분들이 많으시고,논으로 밭으로 산으로 바다로 삶의 터전에 계시다보니 가끔 보는 TV 뉴스 보이는 그대로 믿으시지요.
    도시에 계시는 어른들도 TV에,공짜신문 조중동에 세뇌되어 그러실것 같구요.

    인터넷 세대들은 아무래도 진실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겠지요.
    알바들도 어쩔 수 없는 경제적인 이유로 알바글을 달지만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큰 아픔을 겪고 있지만 사람사는 세상 대한민국이 될거라 믿습니다.

  • 5. 뽀삐
    '09.6.1 11:58 AM

    재외동포참정권이 있잖아요.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 6. 진도아줌마
    '09.6.1 12:49 PM

    차차님 국적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아이들에게 또 이런 아픔을 주어서는 않된다고 생각합니다..
    켄차님 말씀 처럼 올고 바른 정신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사람사는 세상이 되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 7. 아침
    '09.6.1 1:08 PM

    켄차님 친구분 심정이 절절히 이해가 됩니다.
    이 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저도 가끔 아니 자주 이 나라를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아이들이 자라나는 땅인데도요...

    하지만 친구분께 너무 비관만 하지 마시라고 해주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배웁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결과로 뭔가를 배워요.
    물론 당하기전에 알았으면 더 좋겠지만...

    솔직히 우리가 얼마나 힘든 세월을 살아왔나요?
    아마 강단이 좀 없는 사람들만 있었다면, 벌써 나라가 없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버티고 있지요? 아마 이번일로도 많이 배웠을 겁니다.

    포기하기엔 일러요...
    내나라 포기하고 그 빈자리를 어쩌시려구요...

  • 8. 시에스타
    '09.6.1 9:42 PM

    챠챠님의 글에도, 켄챠님의 글에도 눈물이 납니다.

  • 9. 유월장미
    '09.6.1 11:36 PM

    맨 위의 어떤분, 결국 탈퇴했네요.
    가볍게 입놀림하는자, 응징 받아 마땅합니다.
    보이지않는 공간이지만 적어도 우리 82에서는 그러지말자구요...

    두 분,
    '조국' 이라는 말, 그 가슴 뜨거운 말, 우리나라 말에만 있는거 아시죠?
    힘내세요.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큰 힘을 이룰 수 있어요.

  • 10. 새옹지마
    '09.6.2 1:42 AM

    켠챠님 챠챠친구에게 내 소개 좀 해주세요
    저 콩나물값 흥정 안하고 전교생 2,500명 인 학교에 어머니 회장 되어
    도시락, 목욕비, 선물,기타 여러가지 행사 뒤에 따르는 돈과 시간(봉사아닌봉사) 모두 학교 안에
    못 들어오게 하고 교문 앞에 오는 잡상인 몰아내고, 아무턴 노통이 힘들어 하는 만큼 저도
    힘들었지만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 학교는 저 때문에 좋은 선생님들이 지원해서 옵니다
    적당히 학교에서 놀고 싶은 교장들은 다른 곳으로 지원합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뿐만 아니라 시전체의 분위기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82 자게에서 경기도 분과 통화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어요
    그 한 사람의 노력과 희생으로 학교는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그 경기도 분께 강조하는 말이
    "아무리 험한 욕을 하더라도 가슴에 담지말며 목소리를 높이지말고 차근차근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기다리세요 절대로 사표를 내서는 안됩니다 사표는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며 다시는
    기회를 잡을 수 없습니다 힘들면 차라리 쉬세요 사표는 안됩니다
    결과는 1년 뒤 학부모들이 평가를 합니다"
    챠챠님도 국적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다시 한 번 켠챠와 가족을 생각하면 못 할 것입니다
    학교운영위원이나 국회위원이나 대통령이 되어 관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처음에는 탄핵 작업이 들어갑니다 간신히 살아나면 괴롭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소소하게 받아들이고 가다보면 힘은 들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이해가는 점도 발견하고 내 잘 못도 알게되게
    그렇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챠챠님도 켄챠가 있어서 뭐 걱정 없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1476 아라리오,그리고 이화익 갤러리에 가다 1 intotheself 2009.06.02 1,593 181
11475 이제 봉하마을의 농부의 꿈 제가 이어가겠습니다. 5 미실란 2009.06.02 1,962 47
11474 오늘 6월1일자 자명고 hd버스 치와와 2009.06.02 1,022 74
11473 다정한 두사람......형제처럼. 혀니랑 2009.06.02 1,423 7
11472 현량켄챠님!! 국적을 포기하세요... 6 ▦카루소 2009.06.01 3,533 127
11471 돋나물에도 풋고추에도.. 봉화원아낙 2009.06.01 1,332 67
11470 검은날개무니깡총거미 2 여진이 아빠 2009.06.01 1,175 65
11469 인사동 구경 어부현종 2009.06.01 1,632 69
11468 하늘 별보기~~ 참외꽃과 꿀벌 2009.06.01 1,320 49
11467 뇌세적인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 5 ▶◀ 웃음조각 2009.06.01 2,661 18
11466 영화와 음악 - 즐거운 편지 회색인 2009.06.01 1,582 130
11465 어떤 부끄러운 죽음(3부) 퍼온 글 6 밤과꿈 2009.06.01 1,840 62
11464 켄챠야, 나는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다. 11 현랑켄챠 2009.06.01 2,499 42
11463 어떤 부끄러운 죽음 (2) 퍼온 글임 밤과꿈 2009.06.01 1,292 57
11462 추모 ~~~~~~~~~~~~~~~~~~~~ 도도/道導 2009.06.01 1,251 122
11461 Take My Breath Away (Theme) - 탑건 4 ▦카루소 2009.06.01 1,648 89
11460 평화의문 1 어부현종 2009.05.31 1,200 69
11459 6월 달력입니다~ 10 안나돌리 2009.05.31 2,755 106
11458 야옹아 일어나.. 2 gondre 2009.05.31 1,440 62
11457 세상의 모든 음악5 intotheself 2009.05.31 1,902 244
11456 어떤 부끄러운 죽음(1) 퍼온 글임 밤과꿈 2009.05.31 1,429 52
11455 서영은의 노래중 제일... 4 ▦카루소 2009.05.31 2,896 88
11454 부끄러운.....mb 2 스윗가든 2009.05.30 1,417 8
11453 2009.5.30 경향신문 1면 2 칼리 2009.05.30 1,869 58
11452 권양숙 여사님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2 갈대상자 2009.05.30 1,227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