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하려던 일이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일번을 듣는 일이었습니다.
브람스라고 발음을 하니 갑자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말이 생각나면서 물론 ,absolutely yes,그리고 모찌론이란
말이 동시에 떠올라서 혼자 웃고 있습니다.
요즘 제안에서 언어의 혼란이라고 할까,언어의 동시성이라고
할까 무슨 말을 생각하면 갑자기 여러 나라 말이 나란히
떠올라 웃곤 하지요.아마 과도기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걱정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두 언어를 동시에 익히는 아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은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하고요.
여름방학동안 여름방학특강 역사교실수업때문에
금요일 하루도 쉴 수 없었지요.그래서 한 달 내내
한 번도 제대로 그림을 보러 갈 수 없었는데
어제 방학이후 처음으로 금요일 강남 역사모임을 마치고
낮시간에 광화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미술거장전에
갔었습니다.
가기전에는 판화전이란 것을 몰랐었는데 오히려 그 곳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판화들을 여러 점 만났고
안에서 영상으로 상영하는 이주헌이 진행하는 판화에
관한 이미 방영된 프로그램 녹화를 보았는데 그것도
참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몰론 주최측이 더 신경을 썼더라면 전시되고 있는
화가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겠지요?
역량의 부족인지,성의의 부족인지는 몰라도
기존의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긴 했으나 그것으로 인해
저는 늘 궁금했던 문제들중의 하나가 해결이 되는
기쁨을 누렸으니 그것은 그것대로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집에 와서 처음 찾아보는 화가가 샘 프랜시스인데요
그 날 푸른 색이 저를 사로잡아서 그 앞에서 여러 번
서성댔던 화가라서요.
캘리님과 함께 먼저 가서 보던 중 음악회에 처음 합류하기로
한 ak님이 전시회에도 오기로 해서 만나서 다시 한 번
돌아보았습니다.
처음 합류했다기 보다는 원래부터 함께 한 멤버같은
자연스러움으로 함께 한 시간,음악이나 미술로 서로
만난 사람들은 공유하는 즐거움으로 금방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더군요.
음악회의 프로그램중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일번을
미리 들어본 두 사람이 뭔가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에 묻히는
느낌이라 감이 와닿지 않는다고 해서 사실 조금
걱정스럽게 듣기 시작한 브람스,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얼마나 몰두했는지 끝나는 것이 싫다고 느껴질 정도로
몰입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껏 브라보를 거리낌없이 외친 날이라서 제겐
참 인상적인 시간이었는데요 앙콜곡으로 고른 슈베르트의
곡도 좋았습니다.앙콜곡을 그렇게 오래 정성스럽게 치는
경우는 처음이라 신기하고 고맙더군요.
밤에 집에 와서 하고 싶은 일을 조금 하고 자기 전에
들러본 everymonth에 이미 캘리님이 올린 브람스가
올라와 있네요.
그대로 잘 수 없어서 듣기 시작했지만 현장에서 들은 음과는
아무래도 비교할 수 없어서 어제 밤에는 맛을 잃어버릴까봐
그냥 잠을 잤습니다,.그런데 아침이 되니
역시 좋구나 하면서 음악에 빠져드는 시간이었지요.
브람스를 들으면서 이 화가의 그림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피오니님이 어제 제가 이야기하던 등려군에
대한 것을 기억했는지 아침에 첨밀밀의 그 곡을 올려주셨네요.
변심한 저는 지금 첨밀밀의 노래를 계속 듣고 있는 중인데요
한 주일 중국어 공부를 했다고 마치 거짓말처럼
아는 글씨,소리로만 아는 글씨들이 생겨서
듣고 또 듣고 있는 중이랍니다.
어제의 행복이 오늘에도 계속될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드는 토요일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