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년전에 찾았던 무의도를 다시 찾아가는 길입니다.
실미도와 인접해 있는 섬 안의 또 다른 섬...
마주 바라뵈는 부두에는 우리를 실어나를 여객선이 정박중입니다~
벌써 잠진도를 떠난 배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어느 새 무의도에 닿았습니다^^*
무의도의 산행은 아담한 두개의 봉우리를 넘는 것으로 그저 싱겁기 조차 하지만
나름대로 예쁜 환상의 길이 산행객들을 맞이해준답니다~
산행 들머리에는 폐가가 있는 반면, 신축중인 팬션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곳에도 투기바람이 불어 지금 난리라는 군요...
일단 올라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서해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고
조오기 뵈는 작은 섬은 소무의도라고 불린답니다~
고깃배들이 한가롭게(?) 떠있고,
이 곳에만 서면 늘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는데,
저 아래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꿈을 꾸지요~.~
이제 첫 번째 산 '호룡곡산'에 도달했습니다.
앞에 보이는 저 섬은 영흥도예요^^*
저 아래로 보이는 해변은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TV 드라마 '천국의 계단'촬영지랍니다~
계속되는 산길이 이 처럼 아름다우니까 환상의 길이란 칭호를 붙였겠지요?
앞으로 나아가야할 국사봉이 신록속에 묻힌 채로 마중나왔습니다~
그러니까 호룡곡산을 넘어온 사람들은 이 구름다리를 건너 국사봉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지요.
방금 지나온 호룡곡산입니다.
이렇게 연둣빛의 신록도 얼마가지 않아 곧 녹음으로 바뀔 것이기에 아까워 다시 뒤를 돌아봅니다.
앞쪽으로 보이던 하나개 해수욕장이 이젠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있네요.
이윽고 그 유명한 실미도가 그 자태를 나타냈습니다.
지금은 밀물 때라 건너다니는 징검다리가 바닷물에 잠겨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길...
좁은 소로를 가운데 두고 두길씩이나 되는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예쁜 길...
나무의 대부분은 서어나무랍니다.
언젠가 영흥도 십리포 백사장에서 보았던 바로 그 나무~
서어나무 숲으로
- 권현영 -
서어나무 숲속을 걸어가 보라
깊은 우물 속의 신비를 닮은 그늘이 있고
입술 위를 간지르는 바람에 스쳐간
그리움에 떨게 되리라
엉기며 굵어지는 세월을 감고
하늘에 닿는 꿈을 밤마다 꾸는
서어나무 숲속으로 걸어 가 보라
밤잠을 설치게하던 T.V의 그림 속
사막의 나라 검은 연기 피어 나고
눈물 닦을 손을 잃은 풍뎅이가 되어버린
소년의 가슴에 부는 연기보다 매운 바람을
서어나무 푸른 잎들이
이남박에 쌀씻는 소리로 씻기고 씻어내는
하얀 서어나무 숲으로 걸어 가 보라
팔을 펴며 안기는 나무둥지 돌며
전하지 못한 편지 같은 나를
서어나무 숲길에 남겨두고 걸어보라
가운데 조그마한 섬이 처음 배를 타고 들어오던 잠진도입니다.
그리고 왼편 아래 부두가 있는 곳이 무의도의 큰무리 선착장입니다~
이제 다 내려오니 쑥이 보이길래 한참이나 앉아 광주리로 하나 가득 따갖고 왔습니다^^*
썰물로 배들이 주저앉아버린 곳~
저 편 멀리로는 영종대교가 보입니다.
다시금 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엔 갈매기가 배웅을 나오고,
곧 수평선 너머로 해는 또 다시 떨어지겠지요...
잠진도로 나와 용유도 을왕리 해수욕장엘 들렀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사시사철 찾아오는 바닷가~
한 가족이 행복하게 한 때를 보내고 있어 한 컷했습니다.
오늘도 빠질 수 없는 까메오는 모래밭에 제 그림자를 새겨놓고,
저들의 행복감에 몰래 편승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