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의 발명이전과 이후,한 번 이루어진 변화는
어떤 분야를 그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목요일,정전이 되는 시간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없을까를
생각하면서도 그런 기분에 사로잡혔던 기억이 새롭군요.

이 그림을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았습니다.
본관에서 그림을 보고 나서 이상하다 이 곳에 있다는
유명한 몇 점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궁금하게
생각하면서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조그만 미술관이
또 있는 겁니다.
알고 보니 그 곳에 근대이전의 중요한 작품들이 다
전시되어 있어서 아니 이럴 수가 깜짝 놀라면서
보았던 그림중의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인데요
터번을 두른 남자가 얀 반 에이크가 아닐까 하는
주장이 있더군요.

이 그림은 금세공사가 반지를 들고 있는 모습인데요
화가의 캔버스에 금세공사의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자체가
시대의 변화를 증언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림표면만이 아니고 그 속에 보여지는 시대,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그들의 심리적인 상태를 알게 되는 것
이런 것들이 그림보는 재미를 점점 크게 해주고 있습니다.

카네이션을 들고 있는 이 남자는 상당히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보여지네요.
손과 목주름에서 그의 나이가 읽히고
약간 벌어진 입술사이로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 느낌이로군요.

이 그림도 역시 네셔널 갤러리에서 본 것인데요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무엇하는 사람일꼬 궁금해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 그림의 제목이 추기경 아무개라고 적힌 것을 보니
그렇다면 위 그림의 인물도 성직에 있는 사람인 것일까요?

어라,이 그림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이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네요.
맞습니다.
아르놀피비니 부부의 결혼식에서 바로 신랑으로
등장한 인물인데요 그가 얀 반 에이크에게 주문한
초상화인 모양이네요.

초상화에서의 모습이 결혼식 장면에서의 이상한 느낌의
인물상보다는 조금 윗길인가요?

초상화의 인물은 화가의 부인인 모양인데요
화가의 부인이 초상화에 등장한다는 사실도 또한
굉장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왕이나 귀족,아니면 성서속의 인물들이나 주인공으로
등장하던 시절에 비하면 사회는 이미 상인들이 시대를
주도하는 큰 세력으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네요.
플랑드르를 비롯한 저지대 지방의 상황이 다른 곳과 달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화의 발명에 관한 장에서 플랑드르와 영국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래서 자연히 이야기는 기욤이라고도
불리는 노르망디의 윌리암으로 넘어갔지요.
그러니 등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이외 테피스트리인데
머라여님 덕분에 테피스트리라고 불리지만 통상적인
테피스트리와는 달리 이 작품은 수를 놓은 것이라는 것을
다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랭브르 형제의 달력이 소장되어 있는 콩데 미술관에
대해서도요.
당시 생활상을 알 수 있는 귀한 자료가치가 있는 이 달력
미술평론가 이주헌씨가 프랑스 미술기행에서 갔다 온
미술관중의 하나가 바로 콩데미술관이었던 모양이구나
그런데 정말 그런 곳까지 가 볼 기회가 있을까
머릿속은 갑자기 이상한 방향으로 선회하여 잠시
집중을 흐려 놓기도 했지요.
유화의 발명이 끝나고 이탈리아 미술공장이란 이상한
제목의 장에서 티치아노를 먼저 읽어야 했지만
다음 달 미국여행계획이 잡힌 피오니님 사정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발제자가 준비를 다양하게 해 온 덕분에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들이 아주 많은 시간이었는데요
거기까지 after를 하다간 도서관에 시간안에 나갈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래도 즐거운 토요일 아침의 after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