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요일은 철학수업이 없는 날이라서
오전 시간에 인터넷으로 철학강의를 하나 들었습니다.
이왕 듣는 김에 everymonth에 강의내용을 정리하면서 듣는지라
다 듣고 나면 상당히 피로하지요.집중하는 시간과 그것을 옮기는 속도를 함께 해야해서요.
그래도 그렇게 하고 나면 나중에 다시 읽어볼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함께 읽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해서 계속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러고나니 눈이 피로해서 자리에 앉는 대신 엠피쓰리를 들고
바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원래는 자전거타고 동네 한 바퀴 돌 예정이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런 날 호수공원까지 가 볼까 마음이 동하더군요.
mp3에 녹음한 방송을 들으면서 호수공원까지 가는 도중 봄이란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곳까지 그렇게 자전거타고 가보는 것은 제겐 참 쉬운 일이 아니라서 그 곳까지 도착하니
몸이 녹초가 되는 기분이었지만
활짝 핀 꽃들의 색감이 환상적으로 어울리고,호숫가에 거꾸로 비친 개나리가 만들어내는 장관도
좋았습니다.
혼자서,둘이서 여럿이서 혹은 늙은 어머니를 뒤에서 밀고 정답게 이야기하는 모녀까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광도 자연 풍광 못지않게 좋더군요.
그 자리에 앉아서 쉬기 시작하면 일어서기 힘들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냥 조금씩 속도를 늦추고 돌아오는 길,새롭게 내디딘 한 걸음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제는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수업을 새로 시작하고 네이버에 만든 초록글방에 영어로 간단한 글을 쓰는 것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면 오늘은 자전거타고 멀리가보는 일에 도전한 날이라
이렇게 자꾸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 것은 아무래도 neutralizing fear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살 수 있게 된 덕분이 아닌가 싶네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갖게 되는 두려움의 태반은 너무 먼 곳까지 미리 생각해서 마음이 얼어붙는 것
그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 것이 아닐까요?
마음을 바꾸어서 먼 훗날의 결과와 더불어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을 제대로 보는 훈련을 하고 나니
그런 두려움이 많이 사라져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즐기도록 하는것
지속하지 못할 경우 자신을 비난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멈춘 다음 다시 시작해보는 것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그 다음에는 조금은 마음 가볍게 먹고 앞으로 나가는 것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나니 두려움이 많이 가셔서
사는 일에 가벼운 기분으로 임할 수 있게 되네요.
자축하는 의미에서 고른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