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한동안 뜸했던 산행을 위해 배낭을 손질하고 봄산행을 떠납니다.
용산에서 덕소까지만 운행하던 전철은 올해부터 더 연장되어
이제는 팔당역까지 운행합니다^^*
듣던중 반가운 소식이었는데 이제야 탑승을 합니다.
역을 빠져나오니 수십명의 등산객들이 무리지어 나아갑니다.
지도로 미리 머릿속에 준비를 하고 나섰는데 분명히 역을 나와서 오른쪽으로 가야하는데
모든 이들이 하나 같이 왼쪽으로 갑니다...헐~~
하는 수없이 까메오도 뒤를 따라가니
분명히 지난 해에 왔던 바로 그 자리, 예봉산 입구입니다.
???
돌아올 때 다시 생각해보니 지도가 예전 것이었습니다.
옛 팔당역사가 신역사로 바뀌었는데도 네비게이션은 바꾸질 않았던 이유입니다^^
산길 중에서는 둘 째가라면 서러워할 소나무 숲길...
예봉산은 처음부터 정상까지 줄기차게 오르막이 계속되는 소위 깔닥고개와 같은 힘든 코스입니다.
시쳇말로 빡쎈 등산로지요.
지금은 생강나무꽃이 한창일 거라며 오르는데 지난 해에 보았던 바로 그 나무 엔
올해도 어김 없이 샛노오란 꽃을 피웠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데도 여자분이 꽃 따는데 정신이 팔려선지 비켜줄 생각도 않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찰칵!
얼굴이 잘 안보이니까 초상권 어쩌구는 안할테니까...
여기서도 호기심과 궁금증이 발합니다.
"꽃은 따서 뭐하시려구요?"
"네에~ 차 끓여 마시려고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강 건너 검단산을 마주합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새로 설치한 이정표가 눈길을 끕니다.
보기에도 산뜻한데 예쁜 시까지 적어 매달아놓으니 여간 기분이 새로운 게 아닙니다~
까메오가 좋아하는 김용택님의 시 '방창'이군요^^
계속 가면서 이정표가 있는데 반드시 시를 적어 달아놓았습니다.
방창에서는 젊은 날의 사랑이 한 때의 사랑으로 그치지 않고 일생을 두고 그리움으로 남아 있음직해서
숫제 시인이 미덥기조차 하다.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우리네 옛사랑에 대한 보상을 그는 그렇게 대신해주고 있다.
산벚꽃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 못견디게 절절했던 어느 누군가는 정말이지
산속으로 꼭꼭 숨어들어 둘이서 한평생을 미친 듯이 살아냈을 거라 생각하면 차라리 안도의 한숨이 인다.
겨울 산위의 눈발들이 하얗게 날렸던 데는 다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할 때쯤은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 하나가 더 생겼으니 이 또한 좋은 일이다.
그리고 뒤이어 드는 한 생각,
방창(方暢)이란 바야흐로 화창함일진댄
산벚꽃 못지않게 삭정이 하얀 눈발도 '바야흐로 화창함'이라.<퍼옴>
한 시간여만에 예봉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마주 바라뵈는 저 곳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합수되어 흐르는 곳.
양수리, 두물머리입니다
왼 쪽은 북한강이며 윗 쪽은 남한강이지요~
그러므로 북한강을 따라 올라가면 춘천,인제방면이 되고,
남한강을 거슬러 내려가면 양평,충주 방향이 됩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만나는 이 곳에서는 약간의 음료와 식사도 제공되는 곳인데 손님은 거의 없어요.
풍향기의 모습을 좀 보셔요~
완전히 한일자로 바람을 빨아들여 뒤로 내뱉어버립니다.
아고 추워라~
그렇지만 여기서 내려다 뵈는 경치는 가이 장관이라 아니할 수 없답니다.
보실래요?
날이 뿌옇게 흐려서 그렇지...
기막히게 멋집니다~
양수리에서 합수된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은 왼 편의 하남시를 감싸안고,
건너 편 와부읍을 떨쳐내면서 서울로 입성합니다~
한참을 또 그렇게 나아가니 물푸레나무 군락지를 만납니다.
야구방망이나 도끼자루에 쓰여지는 물푸레나무~
갈림길에 서있는 이정표엔 '갈림길'이란 시가 있고...
예봉산 꼭대기에서는 비스듬히 누워있던 양수대교가 똑바로 일어나 서(?) 있습니다^^
ㅎㅎ
아직 나무잎의 푸르름을 보기엔 이른 계절이어선지
생강나무 군락지엔 노오란 꽃이 더욱 눈에 띄고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하여 봄속으로 푸욱 빠져버립니다~
*♤당신을 만날 수 없습니다♤*/용혜원
착하게 착하게만 살고 싶은데
죄 짓더라도 당신을 보면
가슴이 뜨겁도록
사랑하고 싶습니다
순하게 순하게만 살고 싶은데
미워지더라도 당신을 보면
운명처럼 사랑하고 싶습니다
나는 못된 사람일까요
당신을 보면 그냥
사랑하고만 싶습니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당신이 내 마음속에 깊이 찾아들기에
너무 보고 싶지만
사랑한 죄로
당신을 만날 수 없습니다
허걱~
이 게 뭡니까???
병충해로 잘랐다면 폐기처분해야 옳을 법인데 이렇게 방치하면 더 번지지나 않을런지...
바로 작년 이맘 때 이 길을 지나쳤기 때문에 특별히 큰 감흥은 없지만
소나무등 품세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 나무에 관심이 더 갑니다~
때 마침 또 다른 멋진 한 쌍의 소나무가 구름 모양의 머리를 하고 섰는데 참으로 잘났습니다.
찍새가 시원치 않은 건지 카메라가 시원치 않아선지 제 모습의 반도 못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찰칵!
또 한 그루의 나무~
한 뿌리에서 나와 두 줄기로 뻗어올라간 굴참나무의 튼실함이 맘에 흡족하다~
미끈허니 뻗은 두 기둥을 받쳐주는 굵은 밑동의 힘은 어버이의 그 것이 아닐런지...
이제 운길산에 거의 접근했습니다.
여기쯤 오면 기운도 빠지고 배도 고픈데 벌써 두시가 넘었군요.
산행을 하다보변 마지막 코스가 가장 힘든 법인데 이 곳은 유난히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목적지를 바로 앞에 두고 약 50여미터 이상을 급경사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휴우~~~
예봉~운길 종주구간에 유일한 바위 코스인데 귀엽기도하고 예쁩니다^^
드뎌 올랐습니다.
어쩜 지난 해에 올랐던 때와 날씨가 거의 같지요?
구름이 자주 지나가면서 햇살이 간간이 비취고 조금 아주 쪼끔 싸락눈도 내린 하루였습니다.
운길산
- 김 지 태 -
운길산은 풍요롭다
하늘 들머리 깔딱 고개, 푸른 등이 있고
내 안을 지우는 수종사가 있다
세상의 소리 멀리까지 왔구나,
길 끊긴 시린 몸 구름 사이 맴돌다
산안개로 내려와
범종 속으로 사라진다
무릎보다 낮게 깔린 기와
두물머리 발끝에 두고
떠도는 구름, 산꽃의 열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겨울 산방 든다는데
살짝 부는 바람에도 흔들리는
당신은 누구요?
따뜻한 손 내어주던 운길산이 묻는다
내 안에 물빛이 흐르고
산새소리
바람소리 익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그의 눈빛은 깊다
왼쪽 높은 봉우리가 예봉산이고 오른쪽 능선길을 따라 돌아 이 곳까지 왔습니다.
이젠 내려가야합니다
더 이상 갈 곳도 없습니다~
수종사~
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맛배지붕의 이 모습이 까메오에게 늘 즐거움을 줍니다.
약간의 배흘림을 준 기둥의 무늬결을 따라 담쟁이덩굴이 거미줄 처럼 찰싹 달라 붙어있고
뒷 편엔 화사한 산수유가 활짝 꽃을 피웠습니다.
절 마당에서 내려다뵈는 한강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고...
한 켠에 서있는 주목 가지마다엔 씨앗이 주렁주렁 열려 여름이 되기전에
빨간 색으로 단장을 하게될 겁니다.
해탈문이 열리는 순간 마주하는 건 수령 520여년이나 되는 고목의 은행나무~
아니@%&!*~ 근데 저 건 또 뭐야?
수종사 사적기를 적어놓은 커다랗다고 하기엔 몹시 부족한 웅장한 비석이 떡허니 버티고 앉아있는데
마치 심술궂은 영감탱이라고나할까, 고리대금업자의 인상을 주는 험상궂은 몰골입니다.
미적감각이라곤 전혀 없어보이는 이런 바위덩어리를 어쩌자고 이 처럼 아름다운 곳에 세웠을꼬...
받침대는 또 어떻습니까?
도무지 걸맞지 않는 저 것이 언제나 사라져버릴까요?
거목의 은행나무를 가로막고 서있는 저 돌덩이리 때문에 나무도, 강도, 저 건너편 피안의 산도
그리고 이 곳을 찾는 탐승객들도 숨쉬기 조차 힘이 들어 모두가 얼어버린 듯합니다...
하여 이 까메오는 돌덩이를 등에 지고 나아가 카메라를 엽니다~
그 큰 은행나무 곁에는 또 한 그루의 은행나무가 서있는데
그 크기에 조금 밀려선지 해우소를 이웃해 지어놓고 천대를 하고 있습니다.
가엾은 2인자여!
기분 좋은 산행의 대미를 저 큰 돌맹이 때문에 망쳐버린 기분입니다~
그러나 시시각각으로 찾아온 봄이 있기에 ,
다시금 기지개를 켜면서 분연히 일어섭니다~밤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