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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궁금하다-시인과 서커스

| 조회수 : 1,076 | 추천수 : 56
작성일 : 2007-11-24 10:51:45


   대학교 다닐 때의 일입니다.

수업중에 배우는 영시는 참 어렵게 느껴져서

(우리 말로 된 시도 산문에 비하면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나는 너무 산문적인 인간인가 하는 고민에 휩싸여 있었던

차에 영어로 된 시라니,그래서 소설에 비해

시에 애정을 느끼는 일은 쉽지 않았거든요)

블레이크의 시를 배우면서 무슨 말이 이렇게 복잡한가

짜증을 부렸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그러다가 영문학을 전공하는 일을 그만두고는

영어로 된 시때문에 고민할 일도 없었는데

어느 날 미술사 책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어라,이 사람이 그림을 그리기도 했나?

그런데 그림만 그린 정도가 아니라

어느 미술사 책에서나 언급이 되는 그런 독특한

그림을 그린 화가였더군요.

그러니 돌아서 다시 만난 그 화가의 이력이 궁금했지만

일부러 찾아볼만큼의 강렬한 관심은 아니어서

잊고 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어제 하루 종일 즐겁게 놀다 들어와서

적당히 피로한 상태에서

그래도 어제 영화 라비앵 로즈의 에디트 삐아프의

노래가 마음속에 계속 남아

그녀의 노래를 찾아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노래와 더불어 신문을 읽다가 눈이 번쩍 띄이는

책 선전을 읽게 되었는데요

바로 진주귀고리 소녀의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최신작 소설 시인과 서커스가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대를

되살린 작품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네요.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누군지도 몰랐던 때의 일입니다.

런던의 미술관에서 소설을 한 권 구했지요.

아주 얇은 페이퍼 백 소설이었는데 단지 표지가

베르메르의 그림이 있다는 이유 하나로

작가에 대한 사전정보 하나도 없이 구한 것이었는데

런던에서 돌아오는 날 낮 집에 가방만 두고

바로 수업을 하러 가야 하는 스케쥴이어서

사실은 비행기에서 잠을 자야하는 날이었지요.

그래도 구한 책중에서 이상하게 그 소설이 자꾸

어른거리더군요.

조금만 읽고 잠을 자면 되겠지 하고 잠깐 꺼내서 읽는다는

것이 소설에 빠져 한 권을 다 읽고 말았지요.

어라,이렇게 놀라울 수가

그 날 돌아와서 고생을 무지 했지만

그렇게 비행기안에서 보낸 시간의 즐거움은

대단했지요.

그리곤 잊고 있다가 어느 날 서점에 가니

그녀의 소설이 번역이 되어 나왔고

그 다음에는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물론 영화관에 가서 그 영화를 보았고

나중에는 비디오로 빌려서 다시 한 번 보면서

베르메르를 제대로 찾아보기 시작했지요.

언젠가는 그의 그림과 고흐,그리고 렘브란트를 보러

네덜란드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되기도 했고요.

그 다음 만난 소설이 여인과 일각수인데요

중세의 테피스트리 한 점을 갖고 소설을 써낸 기량이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불어가 많이 섞여있어서 영어책으로 이해하는 일에

한계를 느끼고 아쉽다 ,뭔가 읽다만 느낌이라고 생각하던 중

역시 이 책도 번역이 나왔고 다행스럽게도

이 출판사를 운영하는 분이 도서관 회원이어서

번역본 소설이 선물로 들어오는 바람에 번역을 다시

읽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되었지요.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에 반해서

어느 날 교보문고의 외국어서적부에 갔을 때 버진블루를

보는 순간 그냥 생각할 것도 없이 사서 읽었습니다.



성모마리아의 옷 색깔을 버진 블루라고 하지요.

여기서는 프랑스의 위그노와 카톨릭이 대립하던 시절의

한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역시 역사적인 맥락에 대한 이야기,프랑스어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면 이야기속에 펼쳐지는 사연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려워도 이야기의 맥을 따라가면서 즐기는 것에는

그다지 장애가 되지 않을만큼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나중에 번역이 나오는 덕분에 제대로 한 번 더 읽었고

여왕 마고를 다시 빌려보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여왕 마고는 왜냐고요?

처음 이 영화를 볼 때 역사적인 배경을 몰라서

영화를 보다가말고 그냥 반납했던 작품인데요

다시 프랑스 역사를 뒤적여서 읽고 나서 보니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영화였던 기억이 나고

이 소설을 읽고 나서의 느낌을 다시 한 번 되풀이해서

시대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오늘 아침에는 사실 어제 본 영화의 여운을 살리면서

에디트 삐아프의 노래와 더불어

한가람 미술관에서 본 뉴욕에서 활동하는 화가들의 그림을

조금 더 자세히 찾아보려고 마음 먹었는데

신문 기사 하나로 인해 마음이 바뀌어

블레이크의 그림을 검색하게 되네요.



그가 그린 뉴턴입니다.

과학이 중요한 시대에 살았던 화가가 컴퍼스로 재단을 하고

있는 신을 그린 것이나 뉴턴의 이미지를 표현한 방식이

인상적이지요?



성경에서 느부가넷살이란 이름으로 나오는

네브카드네자르왕의 모습을 이렇게 형상화한 블레이크

앗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림이네요.



어제 구한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올해에 들어서야 비로서 오페라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저는

기본적으로 유명한 오페라밖에 알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돈을 내고 오페라에 관한 책을 사게 된 것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군요.

그런데 그 책속에서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를 만났습니다.

안나 볼레나가 누군가 했더니 헨리 8세의 두번째 부인이자

엘리자베쓰의 어머니

천일의 앤에서 다룬 바로 앨 불린을 그렇게 부르네요.

그 오페라를 소개하자면 헨리 8세의 첫 부인

스페인의 왕녀 카테리나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마침 그 책에서는 다른 화가의 그림으로 카테리나의

꿈을 보았는데 오늘 아침에 검색하다가 만난 이 그림으로

블레이크의 작품과 헨리 퓌실리의 그림을 대조하면서

보게 되는군요.



블레이크의 대표작에 song of innocence와 song of

experience라는 두 시집이 있는데 손수 표지를 그렸다고

하더군요.

이 표지에 painter라고 써놓은 것이 보이네요.



예수의 부활을 그린 작품입니다.

토요일 아침 신문기사 하나로

하루의 출발이 이렇게 엉뚱한 방향으로 새버렸지만

이것은 이것 나름으로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고나서 그 다음 슈발리에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기대하는 마음도 생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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