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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묵은지와 어머니

| 조회수 : 3,695 | 추천수 : 47
작성일 : 2007-11-25 00:12:15

어제 묵은지 한 포기 꺼내 담았다.
그것도 냉면 그릇에 말이다.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김치다.
막 꺼낸 묵은지.

손으로 찢어가며 따순 밥에 올려 드실 것이다.

옛날 당신이 드시던 방법대로 맛있게 드시면 된다.

"어머니~묵은지가 맛있어 보여 한 포기 머리만 잘랐어요."

"국물이 많이 있더냐?'

"아니요? 별로 없던데요? ."

"그럼 양념이 안씻겨 더 맛있을거다."

"아~~그래요? 어쩐지 냄새가 좋더라구요~."



어머님은 같이 사는 식구이지 손님이 아니다.

가끔 오시는 어머니 같으면 며느리는 이쁜 접시에 담아 내 놓겠지...

그런데...

서로 부댖기며 살다보면 그런 형식에 별로 구애 받지 않아 좋다.

서로가 편하게 지내 주길 원하기 때문이다.

너무 고단해서 얼른 밥먹고 쉬는게 서로 도와주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엊그제 농업기술센터에서 소비자농업교실 모임이 있었다.

담당자님이 어머님 모시고 와서 구경도 하고 선인장도 심어가란다.

아버님 안계시니 그래도 조금 낫지 않느냐 라며...


점심 약속이 있었지만 어머님 모시고 오라는 말에 취소를 했다.

함께 가자고 조르는 며느리 말에 어머님 조금 망설이신다.

아마도 시누님이 가족 모임에는 따라가도 며느리 모임에는

며느리가 불편해하니 가지 말라고 해서 그러신 듯 했다.


그래도 어머니 옆구리 건드리며 모시고 나갔었다.

사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면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더구나 고부간에는 더 그래야 된다는 생각이다.

딸과 엄마는 조금 서운해도 금새 풀어지지만

고부간에는 그 서운함이 오래 간다.

오해의 골이 깊어 질 수도 있다.

그 서운함 많이 갖지 않게 하기 위해

같이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화사한 어머니 미소가 너무 아름답다.

75년 참 잘 참고 살아오셨다~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사진속 어머니가 너무 고와 그냥 서럽기까지 한다.

험한 삶 뒤에 웃으시는 모습이라 그런가 싶다.



여기 저기 구경하시는 모습에 내 기분이 더 좋아진다.
주변 풍경에 어머니 모습이 더 빛이 난다.



선인장이 참 종류가 많구나~~하시면서 신기해 하신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기다리며 발견한 꽃



담당 선생님이 행사에 대한 의미와 우즈베키스탄 방문이야기와 선인장에 대한 강의를 하시고

고양시에서 선인장 수출을 하는데 비모란 수출이 70% 라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다.



고양시 대표 선인장 비모란.



비모란 선인장에서 핀 꽃



비모란과 함께 어우러 심어질 화초다



가까이서 보자 참 이쁘다.



농장 주인장님의 강의를 듣고



들은 강의 내용대로 심어보려는데 잘 될런지...

강의중에 기억에 남는 말은

식물도 힘들면 유산을 한다는 것
비료도 봄 가을에 주어야 하는 것
너무 덥고 너무 추우면 사람과 같아서 못 먹는다는 것
식물도 편식을 하며 살기 위해 몸부림 친다는 것이다.

참 놀라운 말이다.
식물에 대해 참 무지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직접 내 손으로 선인장을 심어보는 시간



어머니가 좋아하시니 기분이 좋다.



뭐니 뭐니 해도 맛있는 점심 시간이 최고.
어머니와 나는 남이 차려준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고양시 대표 선인장 비모란 어머님과 나 각 각 하나씩 만들어 왔다.


저녁에 어머님이 그러신다.

"너 화분에 물 줬냐?'

"아니요? 언제 주라고 그랬는지 까먹었어요~."

"내야도 물 줘야 하는데 언제 준다냐?"

"그러게요~~ 잘 들을걸 그랬나봐요."

이제 어머님과 이야깃 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함께 산다는 것은 이야기를 만들며 엮어 가는 것이리라...


회원님들 따뜻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7.11.25 12:21 AM

    앤머리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인데..경빈마마 넘 감사합니다..

  • 2. 카루소
    '07.11.25 12:38 AM

    You Need Me / Anne Murray

    I cried a tear, you wiped it dry
    I was confused, you cleared my mind
    I sold my soul, you bought it back for me
    and held me up and gave me dignity
    somehow you needed me

    내가 눈물을 흘렸을 때, 당신은 그 눈물을 닦아 주었죠.
    내 마음이 혼란스러워졌을 때, 당신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해 주었구요.
    나는 영혼을 팔아 버렸을 때, 당신은 그 영혼을 사서 나에게 다시 주었죠
    그리고 나를 올려 주었으며 내게 존귀함을 주었습니다.
    어쨌든 당신은 나를 필요로 했죠.

    You gave me strength to stand along again
    To face the world out on my own again
    You put me high upon a pedestal
    So high that I could almost see eternity
    You needed me you needed me

    당신은 내게 다시 홀로 설 힘을 주었죠.
    나 혼자 힘으로 다시 이 세상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도록 말이예요.
    당신은 나를 높이 존중해 주니
    아주 높아서 거의 영원한 곳까지 볼 수 있어요.
    나를 필요로 했던 당신, 나를 필요로 했던 당신

    And I can't believe it's you I can't believe it's true
    I needed you and you were there
    And I'll never leave Why should I leave I'd be a fool
    Cause I've finally found someone who really cares

    난 믿을 수 없어요 그게 바로 당신이라는 것과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나는 당신이 필요로 했었고 당신은 거기 있었죠.
    내가 왜 떠나겠어요? 내가 바보인가요. 난 당신을 절대 떠나지 않아요.
    왜냐하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드디어 찾았으니까요.

    You held my hand when it was cold
    When I was lost you took me home
    You gave me hope when I was at the end
    And turned my lies back into truth again
    You even called me friend

    추울 때 당신은 내 손을 잡아주었고
    길을 잃었을 땐 집으로 데려다 주었죠
    절망에 빠졌을 때 당신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고
    나의 거짓말도 참말로 다시 바꾸어 놓았죠.
    날 친구라고 부르기까지 하면서 말이예요.

  • 3. 채송화
    '07.11.25 1:00 AM

    어머님의 모습에서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4. 경빈마마
    '07.11.25 1:02 AM

    카루소님 ^^ 감사합니다.
    그냥 음악만 빌려왔을 뿐인데 이렇게 가사를 옮겨 주셔서
    더 좋습니다.
    빌려갑니다.

    채송화님 감사드립니다.

  • 5. 금순이사과
    '07.11.25 6:42 PM

    어머님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건강하시고 강인해 보이시고
    메주 만드실때의 모습은 최고입니다.ㅎㅎ

    카르소님도 고맙습니다.

  • 6. 강혜경
    '07.11.25 7:17 PM

    경빈마마님 글도 아름답고,
    어머님도 아름답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바라면서~~많이 배우겠습니다^=^

  • 7. 연초록
    '07.11.25 7:28 PM

    좋은글 좋은 음악 좋은 마음 좋은 댓글

    그냥 행복합니다.^^*

  • 8. 상구맘
    '07.11.26 10:30 AM

    어머님의 웃으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마마님의 따뜻한 마음도 좋구요.
    저도 겨울에 두 분 올라오시라 해서 가까운 수목원이라도 모셔가야 겠습니다.

    저 선인장 이름이 비모란이군요.
    저희집에서는 저 비모란도 죽었다는거 아닙니까.
    저 사진보니 다시 사서 키워보고 싶어요.

    추억의 음악도 좋고, 카르소님 가사 올려주신것도 고맙네요.

  • 9. 예술이
    '07.11.26 11:20 AM

    심어오신 비모란이 예쁘네요.
    마마님 글 볼 때마다 왜 제가 다 고마운지..

    올 초여름에 홀로되신 친정 아버님이 생각나
    가슴이 싸아합니다.

    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마마님을 보며
    주위를 돌아봅니다.

  • 10. 오리
    '07.11.26 12:02 PM

    앤머레이 음악 들으니 먼~곳에 계신
    친정 엄마 생각이 나네요~
    이태원에서 제가 좋아한다고
    테이프 사주셨던 기억이...
    경빈마마님 잘 듣고 갑니다...

  • 11. 플로리아
    '07.11.26 1:58 PM

    카루로님 가사와 같이 들으니 정말 가슴이 찡~하네요..
    요즘 통 엄마한테 전화두 한번안했는데..

  • 12. 경빈마마
    '07.11.26 9:48 PM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합니다.
    힘들면 힘든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순간 순간을
    슬기롭게 잘 이겨내시는 우리 회원님들 되시기 바랍니다.

    나 힘들면
    남도 힘들고

    내가 싫으면
    상대로 싫습니다.

  • 13. 올드블루
    '07.11.26 10:14 PM

    경빈마마님의 힘있고 싹싹한 음성이
    아직도 제귓가에....^^
    아마 기억못하시겠죠?^^
    항상 글잘읽고 사진잘보고있습니다..
    건강하세요~~

  • 14. 나비
    '07.12.4 4:58 PM

    연세 드셔도
    참 아름다우십니다.
    아니 연세때문에 더 아름다우신건가?

  • 15. 맑은시넷물
    '07.12.5 8:42 PM

    경빈 마마님은 다재 다등 하시고 마음도 정말 예쁘세요
    항상 많은 정보 도마니 배우고 있읍니다
    님 대단 하심니다 정말 존경 함니다

  • 16. 미실란
    '07.12.10 9:25 PM

    누군가 보고 싶어지네요. 어머님을 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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