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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따로,또 같이

| 조회수 : 1,391 | 추천수 : 29
작성일 : 2007-11-03 10:35:25


  금요일 밤 가면무도회를 보고 돌아오는 길

옆자리에 앉아서 함께 본 자전거님이랑

시작하기전,쉬는 시간,그리고 잠깐 버스를 함께 탄 사이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녀,everymonth의 곰브리치 읽기 시간에 처음 만난 날부터

제게 영어책 읽는 모임을 함께 하면서 영어로 이야기하자고

제겐 파격적인 제안을 해서 저를 패닉 상태로 빠뜨리고

(말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정말 당황했거든요

더구나 그녀는 영국 유학의 경험에다가 실지로 지금도

대학에서 영작문 강사를 하고 있는 사람인지라

만약 제가 마음을 닫고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지?

내 실력의 바닥을 다 보여주는 일인데 하고 움츠렸더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것이 분명하므로)

일주일간을 고민하게 만든 장본인이지요.

마침 수요일날 셋이서 함께 읽던 플루타크 영웅전을 접고

그 멤버들과 합류한 자전거님의 스피디한 힘으로

지금은 아직도 버벅거리지만 말하는 일에 조금 자신이

붙은 상태입니다.

한국사람끼리 모여서 영어로 이야기하는 상황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던 제겐 커다란 변화이고

조금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기도 하는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행복한 산악회가 생긴 이야기를 했더니

선뜻 그 모임에 합류하고 싶다고 하네요.

그런데 추워지면 등산을 못하는 것 아닌가 이야기했더니

아무리 추워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요?

산에 대해선 잘 모르는 제겐 낯선 이야기입니다.

마침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는 진 희씨가

알프스 등반을 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라서

그녀에게 산에 함께 가자고 권한 장길수씨 덕분에

산악회가 만들어진 것인데요

숨어 있는 보석처럼 빛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공연히 제가 더 기쁜 마음입니다.

화요일이 산에 가는 날이라 저는 아직 한 번도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일,삼주 금요일에도 가자고 부탁해놓은 상태라

지난 번 자전거 사고로 다친 다리가 완전히 낫고 나면

새로운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구나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녀는 사실은 제가 만나고 있는 학생의 어머니로

먼저 알게 된 사람인데 이상하게 차분하고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가 예사롭지 않은 여성이라서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오전 어머니 교실에 함께 하지 않겠는가 하고요

조금 망서리더니

목요일 수업에 참여하고 나서는 상당히 진지하게

그리고 꾸준히 참석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누구 어머니에서 누구씨로 관계가 전환되었고

이제는 산악회?를 꾸리는 리더로 등장을 한 것이지요.

서로 취미나 기질이 다른 사람들,살아온 환경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이렇게 저렇게 관계를 맺어가면서

자신이 조금 더 자신있는 일들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자신이 배우고 싶은 일에서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성장하는 모임을 바라보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everymonth에 올라온 바흐의

하프시코드 음악을 내내 들으면서 글도 쓰고

그림도 찾고 있습니다.

캐롤님,혜성처럼 등장하여 자주 영화관에 간 이야기를

올려주셔서 저를 자극하더니

이제는 좋은 음악까지 더불어 들을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보았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겁게 게시판을 열어보게 되니까요.



말그림을 고른 이유는 마침 보고 있는 일본 드라마가

관동대학 학생들이 목장에 가서 실습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을 그린 드라마라서

자연히 손이 조지 스텁스의 그림으로 간 덕분이지요.






월요일 모임에 새로 참석한 사람중의 한 명이 말을 하더군요.

저는 이 곳에 와서 보탤 것이 하나도 없어서

어떻게 하지요?

얻어가는 것은 많은데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오자마자 보탤 것이 있으면 오래 공부한 사람들이 섭섭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우선은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족하고요

한 일년쯤 지나면 저절로 보탤 것이 생기겠지요?

그리고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 아닌가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일에 벽을 느끼고 주저하는 사람들을

가끔 봅니다.

그러나 시작하는 것자체가 용기이고

한 발만 내딛으면 그 다음은 여럿이 모여서 내뿜는 열기로

앞으로 가는 힘이 생기고

거기에서는 자신이 전혀 상상도 못한 에너지가

분출이 된다는 것,그렇게 함께 하는 과정에서 내가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나의 약점은 무엇인가

사람은 지금 그 상태로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가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란토란
    '07.11.3 2:13 PM

    손을 내밀면 그리 열렬하지도 냉정하지도 않게
    그저 담담히 "안녕하세요 함께 해봐요" 해줄것 같은,
    intotheself님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래서 여럿이 어울려 함께했었지요.
    저에게 사정이 생겨 계속 할 수 없는,
    비록 짧은 날들이었지만
    그속에서 변화되는 나를 느끼기엔
    충분했습니다.
    오늘 글을 읽으니 더욱 그 시간들이 생각나네요.

    나와 같은 사람들, 나와 다른 사람들,
    그 모두에게서 간과하고 있던 어떤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기도하고 그 어떤 것이 근사한 의미가
    되기도하고
    그리하여
    바람불면 떨어지는 길가 가로수 잎을 바라보며
    한자락 여유를 가지게 될 수 있는가 봅니다.

  • 2. intotheself
    '07.11.4 12:07 AM

    열렬하지도 냉정하지도 않게

    그 표현속에서 토란토란님이 저를 참 제대로 본 사람이란 것이 느껴지네요.

    둘 다 아니지만 오래 가는 것만은 사실이지요.

    일단 시작하면 언제 끝날 지 모르고 새로운 가지치기를 하면서 사는 것

    그것이 제겐 가장 자연스러운 사는 방식이 된 것 같아요.

    함께 한 시간이 생각나네요.

    서울로 이사한 이후 잘 지내고 계신가요?

    everymonth 모임이 인사동에서 모이고 있으니

    그 곳에 오시면 얼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언제 쪽지 한 번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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