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이 책을 본 순간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올린
공부의 달인,놀이의 달인,언어의 달인,그리고 예술의 달인
이렇게 네 권을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다른 책들에 밀려서
구하지는 않은 상태였는데 토요일 도서관에서
동생이 제게 그 중 한 권인 공부의 달인을 내밀면서
우선 이 한 권만 구했는데 언니 먼저 읽어볼 것인가
물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부의 달인을 쓴 저자가 누군지 몰랐는데
바로 고미숙님의 글이네요.
열하일기로 처음 알게 된 그녀,제게 그 이후로
삶의 한 모델을 제시해준 사람입니다.
금요일 하루를 쉬게 되면서 제일 먼저 고민한 것이
수유 공간 너머라고 그녀가 꾸려가고 있는 앎의 코뮌에 참여할 것인가,아니면 조금 다른 일을 해볼 것인가였을 정도로
제겐 탐나는 공간이었지요.
그러나 평소에도 책읽는 시간이 많은데 금요일에는
조금 색다른 일을 하고 싶다,이렇게 마음먹고
그 공간에 가는 일을 미루고 있는 상황인데
이 글을 읽고 있자니 다시 마음속에 회오리바람이 부는
기분이네요.
신문기자의 글이 책 내용을 잘 정리하고 있어서
올려놓습니다.
인생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바꾸어야
할 지 길을 모르겠다 싶은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글이기도
합니다.
어제 읽으면서 시종 웃기도 하고 그래 맞아
긍정하기도 하면서 읽은 힘나는 독서의 표본이 되는
책이기도 했답니다.
“난 나야.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거야.” “근데, 내가 원하는 게 뭐지? 내가 무엇을 욕망하는지 말해줘.”
“대안이 없는 대안교육” 안에서 막연하고 막막한 자유를 갑자기 떠맡게된 학생은 되묻는다. 이 학생은 묻기라도 하지만 제도권 교육 안에서는 욕망의 대상이 모두 같다. “‘자본, 권력, 지식’의 혼연일체”를 구현할 수 있는 명문대로 가는 입장권, 좋은 성적표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게 문제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공부는 끝’이라고 생각한 어른들은 어떨까. 공부가 돈과 지위를 얻기 위해 학창시절 한 때 ‘올인’해야 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을 때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출세를 못해 안달하는지 아니? 다 위로워서 그런 거야. 사람들 ‘속에서’ 폼나게 살고 싶으니까 돈이나 권력으로 사람들을 계속 자기 옆에 묶어두려고 하는 거야. 헌데, 실제론 출세를 하면 할수록 더더욱 ‘왕따’가 된다는 게 문제란 말이야.…열심히 돈과 권력을 좇아 살다 보니, 친구들의 존재를 홀라당 까먹어 버린 거야. 한마디로 ‘재수없어’지는 거지.”
(그린비 펴냄)의 지은이는 프랑스 철학자 콩도르세의 말을 인용해 “교육의 목적은 현 제도의 추종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비판하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인데 잘못된 교육이 오히려 맹목적으로 제도에 내몰려 인생 망치는 인간들을 만들어 낸다고 비판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아이들은 “공부에는 때가 있다”고 착각하고, 독서는 취미일 뿐 공부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배우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아무것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채 맨땅에 헤딩해 창의력을 짜내야 하는 괴로움에도 시달린다. 해결책은? 제대로된 교육, 제대로된 공부다.
제대로 공부해서 ‘인생역전’했다는 지은이에게 공부는 곧 독서였다. 독서를 하면 “얼굴도 멋있어지고, 몸도 건강해지면서 동시에 삶의 비전이 확 열리”고 은은히 피어오르는 그 내공에 반한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공부해서 쌓은 내공은 돈이나 권력보다 약발만 센 게 아니라 사람 자체를 바꿔놓는다.
» 진정한 배움은 앎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지식의 향연이자 음식의 향연”을 벌이는 공간에서 이뤄진다. 회원들이 ‘잔치 같은’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식이 그저 몇번의 클릭으로 정보를 끼워맞추는 것이 돼버린 세대에게 지은이가 제시하는 공부법은 충격적이다. 독서를 바탕에 두고, 우선 ‘앎의 코뮌’을 짜야 한다. ‘코뮌’이란 “기성의 권력과 습속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구성하고자 하는 이들의 자유롭고 창발적인 집합체 혹은 네트워크”다. 이 코뮌에서 스승을 만나야 공부가 한단계 뛰어올라 인생을 바꾼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렇게 맺은 관계로 평생 스승이자 벗을 얻을 수 있다. 멍석을 깔아놨어도 재미가 없으면 각종 학술 심포지엄에 파리 날리듯 사람들은 안 꼬인다. 그리하여 음식이 필요하다. 세미나는 “지식의 향연이자 음식의 향연”이 돼야 한다.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교수들에게 지은이는 되묻는다. “과연 교수들이 대학 안에서 능동적인 학습망을 조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이제 음식 앞에 사람들이 모여 암송과 구술을 한다.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공부가 아니라 사람들과 부대껴 몸으로 하는 공부다. 이렇게 공부하면 아무리 어려운 고전도 몸에 울림을 주고, 그 울림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삶을 공부로 만든 지은이가 얻은 건 “공부와 밥과 우정”이다. 마지막으로 지은이가 깨달은 공부의 목적은 ‘배워서 남주기’다.
는 출판사 그린비와 가 손잡고 펴낸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세대공감 달인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시리즈는 로 이어지며 삶을 창조할 수 있는 놀이, 삶을 표현하는 예술, 삶을 비춰보는 글쓰기에 대해 얘기한다. 삶과 밀착된 인문학이 세대를 뛰어남어 사람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담았다. 은 2000년에 나온 의 개정판이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