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책을 읽다가 아이들에게 소개하면
서로 빌려달라고 나래비를 서는 책이 생기곤 합니다.
읽어보려는 아이들이 나설수록 책의 인기는 올라가서
줄이 점점 길어지는 효과가 나기도 하는데
이 덕일의 여인열전도 그런 책중의 한 권입니다.
오늘은 선덕여왕과 진덕여왕편을 읽다가 슬쩍 질문을
던졌지요.
선덕여왕은 결혼을 했을까?
아니요,그러니 자식이 없어서 진덕여왕이 대를 이었지
않나요?
어떤 녀석이 낼름 대답을 합니다.
과연 그럴까?
한 번 선덕여왕편만 읽어볼래?
다 읽고난 아이가 놀라서 말을 합니다.
제가 알던 것과 많이 달라요.
그렇지?
그러니 교과서만 읽을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읽어보면 좋을 것 같지 않니?

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관심있는 인물순으로 읽어도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인물은 건너뛰어도 무망할 것 같은 책
그래도 단 한 꼭지라도 제대로 읽고나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실제했던 것 사이의 거리에 대해서
혹은 내가 새롭게 알고 싶은 것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책읽기가 될 이덕일의 여인열전
여자만 읽으라고 쓴 글은 물론 아니겠지요?
오늘 신문을 읽다가 보니 이덕일의 유성룡이 출간되었다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그렇다면 다시 선조시대로 들어가보는 시간이 되겠네
마음속으로 읽을 거리로 꼽은 책입니다.
재야 사학자로서 자기절제가 '뛰어나게 공부하고 책을
꾸준히 쓰는 저자가 품어내는 책들속에서 저도
새롭게 발견하는 인물,시대,그리고 생각을 만나는
깊은 즐거움을 누리게 돕는 좋은 길잡이 노릇을 하는
이덕일의 글쓰기가 오래도록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 책은 시기와 암투의 대상 정도료 묘사되어온 우리 역사 속 여성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역사의 절반을 담당해왔음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여성인물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부족한 사료를 다시 찾고, 잘려나가고 왜곡된 부분을 찾아 이면에 숨겨진 그 현대적 의미를 찾아낸 것이 특징이다.
고구려와 백제 건국의 숨은 주역 소서노, 황제국가를 꿈꾼 고려의 여걸 천추태후, 세계를 지배한 대제국 원을 움직인 고려출신의 기황후, 시대를 앞서간 실용주의 여성 경영자의 면모를 보여준 소현세자빈 강씨 등 24명의 여성이 활동했던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들은 시대를 대변하는 것을 넘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덕일 (작가프로필 보기) - 1961년 충남 아산출생으로 숭실대학교 사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동북항일군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지은책으로 , , , , , , , 등이 있다.
제1부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
1장 '조선무역상사'의 경제인, 국제경영개척자-소현세자빈 강씨
2장 사대부를 향한 저항자, 사대부들의 공적(公敵)-정난정
3장 전근대사호에 좌절된 최초의 근대여성-나혜석
제2부 냉혹한 승부사들
4장 부덕(婦德) 이데올로기로 모든 여성을 지배한 안방의 제왕-인수대비 한씨
5장 신분사회에 맞선 여종의 딸-장희빈
6장 남편을 버리고 당론을 좇은 냉혹한 정책 집행자-혜경궁 홍씨
제3부 내가 만든 나라
7장 고구려와 백제를 게운 숨은 주역-소서노
8장 가야제국의 공동 시조-허황후
9장 대제국 백제 건설을 꿈꾼 킹 메이커-선화공주
10장 불확실한 가능성에 과감한 투자로 성공한 신라시대 벤처인-문희
제4부 여왕들의 나라
11장 천하제폐를 꿈꾼 최초의 여제-선덕여왕
12장 소외세력을 등용해국가 패러다임 변화시킨 신라 최고의 여성 경영자-진덕여왕
13장 음녀(淫女)로 몰린 성군-진성여왕
제5부 임금 위의 여인들
14장 황제국가 고려를 지향했던 여걸-천추태후
15장 세계를 지배한 제국 원나라를 지배한 여제-기황후
제6부 피안의 세계를 향해서
16장 여성억압과 불평등 사회의 저항시인-허난설헌
17장 성인(聖人)이 되려 했던 조선 초유의 여성성리학자-임윤지당
18장 새로운 세계관에 인생을 건 조선 천주교 최초의 여회장-강완숙...
옛 시절의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갑자기 간송미술관에서 만났던 유덕장의 대나무 그림이
보고 싶어집니다.

오늘 반룬의 예술사 이야기 프롤로그 편을 읽다가
문득 눈길이 가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예술이 우리에게 무슨 역할을 해주는가 하는 질문에
저자는 대답을 합니다.
영원의 한자락을 맛보게 해준다고
가끔 그런 경험을 하는 경우가 있지요.
모든 것이 정지하고
그림과 바라보는 나 사이에 다른 아무것도 개입되지 않고
정적을 느끼는 순간
이 곳에서 나가고 싶지 않거나 이 그림에서 눈을 떼고 싶지
않는 순간
물론 그런 것이 불가능한 꿈이란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순간의 체험이 그 이전과 그 이후를 가르는 순간이
되는 ...


어제 밤 암으로 세상을 떠난 분의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오는 길에 든 생각중의 하나가
바로 죽음으로 이 세상을 떠날 때 나는 무엇을 가장 아쉬워
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면서 소중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야겠구나 마음을 다시 한 번 뒤적이면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그것이 늘 장미빛 삶은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있어서 만나게 되는 것들,사람들
그리고 길거리에서 순간 만나게 되는 바람조차도
새롭게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