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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고싱가 숲에서 노닐면서 -드가를 보다

| 조회수 : 1,559 | 추천수 : 26
작성일 : 2007-03-01 01:39:51


  오늘은 정말 바쁜 하루였네요.

승태 입학전의 오리엔테이션에 학부모도 참석해야 한다고

해서 (사실 보람이 때도 이 때,그리고 입학식

그리고 학교에서 무슨 일인가 생겨서 다시 한 번

그렇게 3년동안 세 번 학교에 갔던 것 같군요.)

수요일 수업도 못하고 아침 여덟시에 집에서 출발을 했지요.

마침 아는 분의 차에 동승해서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역시 아들을 키우는 그 분이랑 저랑 고민이 비슷해서

학교 숙제를 제대로 못 마무리하고 있는 아이들 걱정을 하다가

이것이 내가 걱정해서 해결될 문제인가 싶어서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춥다고 느껴지는 강당에서 3시간 지속되는 오리엔테이션

둘째라서 그런지 아니면 아직 이런 체제에 적응할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아들이어서 그런지 마음이 착잡한 심정이네요.

돌아와서 피곤한 몸,잠으로 조금 보충하고

짬을 내서 볼 일을 여럿 몰아서 해결하고

그리고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수업을 하고 나니

피로가 몰려오는 기분이라 집에 와서

고싱가 숲에 들어가서 모짜르트를 듣고 있는 중입니다.

마침 클라라 하스킬의 연주로 녹음된 곡이 눈에 띄네요.

내가 사랑하는 모짜르트에서 만난 연주자라고

그렇게 금방 눈에 띄는 것이 신기합니다.

오늘은 누구의 그림을 볼까 고민하다가 고른 드가입니다.







박물관에 가서 그림을 쳐다보고 있는 그녀

아마 베르트 모리조인지 메리 카삿트인지

둘 중의 하나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가물가물하네요.

드가,메리 카삿트,마네 그리고 모리조를 다룬 인상주의의

연인들이 번역되어 나왔지만 거기까지? 하면서

미루고 있는 중인데 이 그림을 보니 갑자기 그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드가는 아주 드물게 역사적인 현장을 그린 적이 있던데요

이 그림은 알렉산더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온 말

아주 다루기 힘든 말과 만난 장면을 그리고 있네요.

그 말이 태양과 등지게 해서 말을 순하게 만들었고

덕분에 아버지에게 그 말을 받아서 부케팔라스라고

이름짓고 전장을 누빌때 함께 한 말이라는 이야기

어린 아이들이 읽는 책에도 많이 소개가 되지요.

그런데 갑자기 이 그림에 시선이 머문 것은

아무래도 요즘 읽는 임페리움에서 그를 만나서

그런 모양이네요.

그러니 그림을 선택하는 나란 존재도

매번 상황의 지배를 받는구나 하는 점에 생각이 미쳐서

웃음이 나옵니다.



어제 한 녀석이 제게 선물을 주었습니다.

보라색 머리띠인데요

선생님이 보라색을 좋아한다고 해서요

지나가다 눈에 띄어서 샀노라고 수줍게 건네주네요.

고맙다고 하고는 빨강색 머리띠를 벗고선

보라색 머리띠로 바꾸었지요.

빨간색은 누가 골랐어요?

음,보람이 언니가 고른거야.

아하 그렇구나 선생님이 그 색을 살 것 같진 않았다고 하네요.

그래? 사실은 빨강이야말로 선생님이 좋아하는 색이야

그래서 빨강색 옷이 많지 않니?

보라도 좋다고 했지 않아요?

음,보라도 좋고 연두색도 초록색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deep blue라고 할 수 있는 색도 좋고

그렇게 세다 보니 좋아하는 색이 참 여럿이네요.

한 가지만 골라보라고 하는 아이앞에서 그러게

하고 망서려집니다.

그 때 그 때 달라요라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갑자기 그림보고 있는 시간 그 생각이 나는군요.




이 시기에 모자점이 막 생기기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유행한 시기였는지 몰라도

이상하게 여러 화가들의 그림에서 모자가게안에서

모자를 써보거나 모자점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그런 그림을 발견하게 됩니다.

신기한 일이지요?

의도하건 하지 않건 화가들은 자신의 그림으로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요.



동적인 일,특히 모험이 따르는 스포츠는 엄두도 못 내는

제겐 그림의떡이긴 하지만 그래도 앉아서 바라보는

그 세계는 참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말 그림이 나오면 무조건 애정을 담아서 바라보게 되는군요.



말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horse whisperer라는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밤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유진 마네,마네의 동생을 그린 것이로군요.



오늘은 이 정도로 충분한 느낌이네요.

내일은 대학 졸업이후 잘 못 만나던 친구가

마침 보람이랑 같은 학교에 입학하고 기숙사에서 살게 되어서

정리되는 것도 볼겸 광주에서 올라온다고

함께 보자는 연락이 와서

대학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그리고 친구들의 아이들까지

함께 만나기로 한 날입니다.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러 딸이 대학생이 되어서

함께 만나는 자리,오랜 공백을 깨고

무슨 이야기들이 오고 갈지 벌써 마음이 설레는군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밤과꿈
    '07.3.2 1:08 PM

    드가...의 이름에 번쩍 눈이 띄여 찾아왔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화가 중 한 사람입니다^^

    포근한 색채와 특히 발레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너무너무 예쁘게 표현된 그림들~
    선생님의 글이 제게는 사실 너무 어렵거든요~
    드가의 포스트 강력 추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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