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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비오는 창경궁에서의 하루

| 조회수 : 1,345 | 추천수 : 38
작성일 : 2006-06-10 23:05:47
어제는
내부공사(?)의 점검을 받는
날이었습니다.
조금은 긴장한 채 병원 문을 두드리니~
의사 선생님 말씀이 아주 좋다고
이제 수영도..에어로빅도..다 하라네요^^

그래서 제 첫 질문은
산에 가도 되어요? ...이었지요 ㅎㅎ
의사선생님왈...오케이~~~오우~~케이!!!
갑자기 몸이 가뿐해 지더라구요^^
찬찬이 뒷산부터 조금씩 늘려가는 산행을
하며 워밍업을 해야겠습니다.

돌아오는 길
여기 저기를 헤집고 다니다
길거리에서 생수를 한병을 사서
단숨에 마셔 버렸어요^^
여러가지 밀린 일도 보느라 그랬지만
괜히 기분이 좋아 걷다보니 어찌나 목이 타던 지~~~

내일은 어디로 바람을 쐬러 갈까? 하며
기상청 홈을 찾아드니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가!!
에구...구...
또 집안정리를 해야 할라나 봅니다.
병원갈 날이 가까와져서 두문불출하리라 하고
3일을 내리 집에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집에 얌전히 있진 않았어요..
그동안 주부가 소홀히 한 집안꼴이 엉망이라
이 구석 저 구석 치우다 보니...
그것도 아주 힘든 일이었답니다.
그래도 대충 정리된 모습을 보니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았습니다.

천상.. 여자의 행복은
그리 큰 것이 아닌 게 다시금
느껴지는 ~~~집안 청소하고 바라보며
애잔한 음악 한곡에 차 한잔할 때...그때가
젤 행복하더라구요^^ ㅎㅎㅎ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에
기대도 안 하고 있는 데
갑자기 햇살이 비추어 오네요^^
이크..하고 얼렁 디카챙겨 메고
창경궁으로 내달았습니다.

날씨는 다시 흐려지면서
내 맘을 불안케 하더만..
뭐..이왕 나섰으니 비오는 날의 추억하나
만들지 못하겠어요?
사실 창경궁은 저에게 아주 특별한 곳이예요~
감수성 예민하던 갓 스물넘었을 때 창경궁에서
가까운 신설동에 있는 회사를 다녔었는 데..
비만 오면 땡땡이 치고 창경궁엘 갔었어요^^

은행간다 하기도 하고....
우체국간다 하기도 하며...ㅋㅋ
그때 상사이신 과장님이 다 알면서도 봐 주셨던 것 같아요.

신록이 우거진 고궁의 한적한 곳을
우산을 쓰고 걷는 그 분위기가 아주 끝내 줬거든요.
비가 너무 많이 올땐 고궁 처마끝에서 비내리는
풍경을 바라 보는 것으로도 어찌나 좋던 지~~~
근데 그 기분이 여전하네요!!!ㅎㅎㅎ



날씨가 궂었는 데도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이 있더군요^^
창경궁엘 들어서기가 무섭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창경궁 처마끝에 앉아서
비가 좀 덜 오면 우산도 받쳐 들고
이곳 저곳을 담아 보았답니다.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기도 하고
하늘이 새까맣게 변하기도 하면서~~
위 사진은 왕과 왕비가 침전으로 기거하였다는
통명전 앞에 툇마루입니다.

다른 궁궐과 다르게 제재가 심하질 않네요^^
저리 슬리퍼를 마련해 놓고는 들어가 볼 수도 있더라구요~
누군가 들어 갔다가 저리 벗어 놓고 가 버렸나 봐요~
장희빈도 여기 기거를 했다는 데...
저 슬리퍼를 보면서 참 세월이 무상구나 싶어 지네요~



비가 개이기 시작하더군요^^
오호..하고 여유롭게 구석 구석을
돌아 보고  있자니 의외로 노인분들이
운동삼아 많이 오셨더군요~
흠...숲도 우거지고 길도 아주 깨끗하여
다른 고궁보다 정겹게 느껴졌답니다.

노후에 꼭 시골의 전원주택이 아니더라도
여기 가까운 곳에 살면서 매일 이리 산책을
하는 것도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전 시골분위기는 좋은 데
전적으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자신이 없거든요^^ 게을러스리~~~~ㅋ



식물원가는 길로 들어서니
자생화를 많이 심어 가꾸어 놓았는 데
지난 봄엔 아주 멋있었을 것 같아요^^
꽃나무가 이리 많을 줄 정말 몰랐는 데
지금은 꽃은 다 지고 말았더라구요^^

위 꽃은 섬초롱이란 팻말을 달고 있었는 데
맑은 종소리라도 울릴 듯 보이지 않나요?



내린 빗방울을 달고 보라빛 붓꽃이 만발을 해 있었어요~
신나게 꽃을 들다 보고 있는 데 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폭우가 쏟아지더군요^^

근처에 식물원이 있길래 그리로 몸을 피했습니다,
식물원엔 그리 많은 꽃은 없었고 그나마 있는 꽃도 지고
밖엔 비가 억수로 한참을 퍼 부었습니다.
그래도 이리 피할 곳에 있으니..얼마나 다행인 지~~~



쏟아붓던 빗줄기가 조금 약해지더군요~
점심시간도 훨씬 지난 시간이라 어찌나 배도 고프던 지
서둘러 식물원을 나섰습니다.

나오는 길에 호숫가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예뻐서
또....한장 담아 보았다지요^^ㅋ



아기오리가 일행과 떨어져 이리
홀로 유유자적하게 호숫가를 맴돌고 있더라구요^^
순간..내 모습을 보는 듯!!!
ㅋㅋ...착각은 자유입니다. 하하하하하하~~~~
피곤한 하루였지만 특별난 하루를 보냈답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쁜여우
    '06.6.10 11:28 PM

    안나돌리님도 창경궁을...후후 얼굴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요..근데 식물원이 있었던가요...??

  • 2. 스케치
    '06.6.11 12:17 AM - 삭제된댓글

    으앗~
    기쁜 소식입니다 ~~~

  • 3. 안나돌리
    '06.6.11 8:33 AM

    이쁜 여우님..
    근처에 있던 것은 확실한 데
    여우님은 창덕궁...전 창경궁....^^&

    스케치님..
    반가워 해 주리라 생각했어요..ㅎㅎ

  • 4. 이쁜여우
    '06.6.11 2:04 PM

    ㅋ... 제가 잠시 착각을 했나 보네여 .....^^

  • 5. 행복해
    '06.6.11 2:06 PM

    얼마나 날아갈 듯 가뿐하셨을까요!
    이렇게 빨리 회복되신 것 정말 축하드려요.
    소박한 행복 - 더 소중히 즐기며,,,,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 6. 어린왕자
    '06.6.11 2:41 PM

    창경원 일때 가보구 창경궁은 가보질 못했는데
    참 좋와보이네요.
    겨울에 꽁꽁언 호수에서 스케이트 타던 생각이나네요.

  • 7. 칼라
    '06.6.14 6:14 PM

    저도 비오느날 창경궁 간적있었답니다.
    비오는날이 더 운치있고 좋았어요 빗물이 처마맡에떨어지는것도 예사롭게 보이질 않던데요.

  • 8. 대전댁
    '06.6.22 12:41 PM

    넘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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