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디카 구입한 늘 사진 생각 뿐이다. 오늘은 어디가서 무얼 좀 담아 올까 ??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올듯 말듯 얼마전 부터 창덕궁에를 가고 싶어서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비가 안 오길 바라며 무작정 나섰다.
안국역에 내리니 비가 부슬 부슬...
여기 까지 왔는데 그만 둘수 없고 ....
비가 와도 창덕궁에 사람들이 많았다.
안내원의 눈치를 보며,사진 찍느라고 쳐지기도 하고 앞서기도 하면서 사진을 열심히 찍는데 비는 점점 많이 내리고
하늘이 깜깜하다. 난감하다. 아무래도 다음에 또 와야 할것 같다. 그래도 조금은 잘 담아 온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궁정 건축도 좋지만 장식이 없고 검소하기 까지 한 기오헌과 의두각,연경당이 제일 마음에 든다.
기오헌(寄傲軒). 의두각(倚斗閣)
기오헌(寄傲軒). 무슨 뜻인가.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 첫 구절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남창에 기대어 마음을 다잡아보니 좁은 방안일망정 편안함을 알았노라.(倚南窓以寄傲 審容膽之易安)” 의역해 보면 비록 좁고 작은 집 한 칸 속에 머물지만 선비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자 한다는 뜻일 게다.
일자로 배치된 이 두 채 중 왼편이 기오헌이며 오른편이 의두각(倚斗閣)이다. 기오헌은 온돌방 하나와 작은 대청과 누마루로 구성된 정면 4간 측면 3간의 집이며, 의두각은 몸을 누일 수도 없이 보이는 정면 2간 측면 1간으로 구성된 극히 단출한 집이다.
이 집은 효명세자가 즐겨 들러 독서와 사색의 장소로 쓰곤 했다고 한다. 그는 왜 이런 보잘 것 없는 집에 들러 그의 사유의 폭을 늘리려 했던 것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그는 ‘건축의 진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화려하고 장식으로 뒤덮인 궁궐의 건축에서 그는 진실한 자신을 잘 볼 수 없었을 것이며, 그렇다고 사대부의 집을 흉내내어 지은 연경당의 고즈넉한 공간 속에서도 그 당시 세도정치가들의 허위를 발견할 뿐이었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기오헌을 즐겨 찾은 이후에도 그는 의두각을 극히 작은 집으로 다시 지으면서까지 스스로의 진실을 발견하려 했던 것 아닐까.
효명세자는 안동 김씨 등의 세도정치에 신물 난 부왕 순조의 명으로 불과 18세의 나이인 1827년에 조선왕조를 통치하기 시작했지만 4년 후인 22세에 삶을 마감하고 만다. 어질고 현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던 제왕으로서 참으로 아까운 삶이었다. 그는 아마도 헛된 이 세상의 삶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른 나이에 맑고 맑은 건축 공간 속에 스스로를 담금질하였으리라. 그래서 짧은 시간일망정 한껏 기품 있는 삶의 향내를 품으리라 다짐했을 것이리라. 그래서 작은 집을 짓고 기오헌이라 이름 지어 거기서 머물기를 그토록 좋아했었으리라. 진실을 담은 검박한 건축이었으므로….
http://www.cdg.go.kr/main.html 창덕궁..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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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나들이 1
이쁜여우 |
조회수 : 1,251 |
추천수 : 33
작성일 : 2006-06-10 23: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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