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안나돌리님을 따라 한걸음님, 스케치님, 아임오케이님,
Tyrol님, intotheself님, 호호아줌마님과 삼각산 산행을 마치고부터
어찌 몸이 좋지 않더니 급기야 목에 이상이 왔습니다.
목이 쐐~하며 가래가 생기고 온몸이 으슬으슬 한기가 돋는 가운데 그래도 하루 해야 할 일들을
어쩌지 못하고 낑낑대며 해야 했습니다.
엊저녘 영어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저녁 6시경, 몸 컨디션이 최악이었지요.
요즘 미세 먼지와 황사, 그리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했다는
보도대로 그 대책을 실천하려 집안에 젖은 수건도 열심히 걸고 가습기로 습도를 올리고
감잎차도 자주 마시곤 합니다만 드디어 그 덫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평상시 습관대로 한 겨울에도 주방쪽 창문을 늘 열고 사는 편인데
정작 날 풀리는 봄철에 황사와 꽃가루 차단을 위해 거꾸로 창문을 꼭 닫어야 할 지경이니
어찌 답답한 마음이 들지 않을지요.
그래도 꽃가루 알레르기기가 있는 저로서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창문을 꽉꽉 닫아야 할
형편이라 이것이야 말로 나에겐 정말 '잔인한 봄'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저희는 아주 오래된 아파트인고로 거실 바닥 난방이 되지 않아
라지에터로 겨우 찬기를 면하고 사는 구시대적 가옥구조라
겨울철엔 중앙공급이 되던 열기마저 봄이 되면 거의 끊겨
저같이 몸이 냉한 사람은 지옥이 따로 없다 싶습니다.
요즘은 시중에 난방기구도 많이 나와 있지만 그것의 이용이 싫어 끝까지 버텨보자는 속셈으로
전기난로도 들여 놓지 않던 제가 올봄에는 이 지독한 꽃샘추위에 두손들고
그것을 하나 사들였습니다.
지금도 실내온도가 17도~18도라 내복에, 양말에 그야말로 겉 외투 하나만 걸치면
언제든 밖에 나갈 완전무장한 태세로 살아가고 있답니다.
제가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딴 게 아니고, 엊저녁 걸려온 전화 한 통화입니다.
같이 영어공부하던 이가 20% 할인해 주는 서점을 묻는 전화였지요.
그녀는 원래 약사 출신인데 지금은 애 셋을 키우느라 잠시 직업을 놓고
애들 데리고 캐나다에 가 몇년 지내다 돌아온 사람으로서 이곳의 여러가지가
낯설어 주변사람들에게 정보를 얻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중년여성입니다.
전화중에 제가 목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는 친절하게도 수지침의 요령과 효능에 대해
한참을 설명하며 우선 아쉬운대로 은박지를 좁살만큼씩 만들어
장지 손가락 첫째 마디 양옆에 나란히 붙이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아마도 효과가 있을 것라고 하더군요. 그곳이 편도선을 자극하는 곳이라 면서요.
그녀가 알려준 대로 스카치 테이프에 은박지 구긴 것을 붙이고 잠을 잤지요.
아침에 일어나니 정말 놀랍게도 아픔이 더 심해지지 않고 어제보다 좀 부드러운 느낌이잖겠어요?
항 히스타민에 약한 체질이라 특히 감기약을 먹으려면
꼭 의사에게 특이체질을 말해야 하는 입장인데다 장이 약해
항생제를 먹으면 거의 장이 탈나는 바람에 될 수 있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게 상책인데
어젯밤 구세주와 같은 전화 한 통화로, 더구나 민간요법으로, 게다가 제 손으로 직접
아픔을 구제했다는 생각에 어찌 감사를 느끼지 않을 수 있을지요?
그녀는 덧붙여 말하길 가까운 문화센터에 수지침 강좌가 있으면 한 3개월만 배워도
웬만한 가족들 병 정도는 병원에 가지 않고 해결할 수 있음을 알려주더군요.
그러니 우리가 모르고 사는 것과 아는 것과의 극명한 차이를 몸소 겪은 소중한
시간이었지요. 정말 그렇다면 시간을 내어 수지침에 대해 기본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 시간이었답니다.
덕분에 오늘 늦동이 반 새학년 엄마들과의 만남이 약속되어진 시간에 맞춰
동사무소에 반납할 책들을 챙겨 들고 나설 수 있었지요.
요즘은 동사무소의 책들도 참 다양해졌어요.
지금으로부터 몇년 전만 해도 동사무소에 비치된 대여 도서라는 게 아주 보잘 것 없어
헌책 몇권 정도였는데 지금은 제법 많은 책과 여러 장르의 책들이 서가에 꽂혀있는 걸 보며
흐뭇함을 느낍니다.
한 7년 전 미국 언니 집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곳에는 동네 어귀에 동네 도서관이 있는데 그곳에 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웬만한 서점을 방불케하는 서가며 국내 책들 뿐만 아니라 외국책까지 비치되어
빌려볼 수 있는가 하면 실내 또한 아늑하게 꾸며져 그안에서도 내집같이 편안히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아, 이런 공공 시설물의 차이가 나라간에도 말할 수 없이 벌어져 있음을 실감한 한 부분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그래도 그런대로 만족한 편이라, 동사무소에서 거의 1주일에 책 5권을 빌릴 수 있고
정독도서관과 사직도서관 두곳을 이용하면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분에 넘치는
복을 누리며 배부른 돼지가 제 입맛대로 골라먹듯 이 책 저책을 저울질하며
빌려볼 수 있는 행운이 우리에게도 다가온 거지요.
정말, 평소 책사는데 병적으로 빠져들곤 했던 버릇도 여러 도서관의 무료 이용으로
요즘은 뜸해져 제 지갑도 좀 두툼해진 셈이지요.
오늘은 동사무소에서 '내 기억 속의 조선, 조선 사람들'(퍼시벌 로웰 저)과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버지니아 울프 저),
그리고 석기시대부터 고대 그리스, 헬레니즘~이슬람, 서양중세~르네상스를 통한 과학 문명사
즉, 과학은 흐른다 1,2,3 권을 빌렸습니다.
책을 빌리면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들지요.
그리고 마음이 살찐 듯한 기분 때문인지 아픈 목도 한결 나아진 듯 합니다.
혹시 수지침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이나 배워보신 분 계세요?
혹 계시면 수지침에 대해 좀 알려주실래요?
왜 이렇게 배워야 할 게 많은지요?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산행 후의 몸살
반쪽이 |
조회수 : 1,156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6-03-31 19:18:58

- [육아&교육] 결혼 몇년 후 결혼기념.. 2016-01-03
- [육아&교육] 자녀 두기를 잘 했네요.. 1 2015-12-24
- [육아&교육] 육아 참 힘들죠 2015-12-22
- [육아&교육] 요즘 맘들이 더 힘든 .. 2015-12-1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천하
'06.3.31 10:51 PM배워서 남 줍니까?
부디 잘배워 건강하시고 주위에 보탬도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몸이 허약해서 오는 원인은 아닌가요?2. 안나돌리
'06.3.31 11:18 PM반쪽이님..
좀 어떠세요^^
더 심하지 않으셔야 할텐데~~~
삼각산 주봉들을 아주 잘 담으셨네요
빨리 쾌차하세요^^&3. 스케치
'06.4.1 1:06 AM - 삭제된댓글에구.....씩씩하게 잘 올라 가시더니 웬일이랍니까.....
우리 큰애도 수학여행 가서 감기가 잔뜩 들어 왔네요
따뜻한 유자차를 계속 먹이고 있긴 했는데
반쪽이님 글 읽고 저도 얼른 가서
자는 놈 손가락에 붙여주고 왔어요
내일 아침엔 목소리가 좀 틔어 있으려나요....^^
반쪽이님도 따뜻한 차 많이 드시고 다음 산행때까지는 다 나으세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추천 |
---|---|---|---|---|---|
5082 | 2006 할미꽃 | 지우엄마 | 2006.04.02 | 1,472 | 64 |
5081 | 카메라 구입.. 1 | 카타리나 | 2006.04.02 | 919 | 23 |
5080 | 딸기파이선물받았어요.. 1 | 은하수 | 2006.04.02 | 1,113 | 31 |
5079 | 우리집 물옥잠 3 | 안동댁 | 2006.04.02 | 1,641 | 10 |
5078 | 안나돌리님께 2 | 샐리맘 | 2006.04.02 | 919 | 15 |
5077 | 앞 마당에 핀 살구꽃~~~~~~~~~~~~~ 2 | 도도/道導 | 2006.04.02 | 940 | 29 |
5076 | 봄.....비.... 2 | 안나돌리 | 2006.04.02 | 890 | 16 |
5075 | 인간의 봄-법정 스님 글중에서 1 | intotheself | 2006.04.02 | 1,127 | 48 |
5074 | 초록글방-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2 | intotheself | 2006.04.02 | 956 | 58 |
5073 | 봄을 일구는 사람~~~~~~~~~~~~~~~ 2 | 도도/道導 | 2006.04.02 | 907 | 84 |
5072 | 봄이 찾아온 우리집 정원이에요. 6 | miki | 2006.04.02 | 1,752 | 18 |
5071 | 여우굴을 찾아서~ 6 | 밤과꿈 | 2006.04.01 | 1,041 | 7 |
5070 | 언제 또 갈끄나 몰디브^^ 8 | 김나형 | 2006.04.01 | 1,644 | 9 |
5069 | 몰디브 3 | 김나형 | 2006.04.01 | 1,379 | 13 |
5068 | 단.무.지 의 생일날 입니다... 엄마가 미안해... 11 | 망구 | 2006.04.01 | 1,767 | 12 |
5067 | 밍크고래 사냥 8 | 어부현종 | 2006.04.01 | 1,402 | 15 |
5066 | 4월입니다...82cook....호텔 접수했다는.... 10 | 엉클티티 | 2006.04.01 | 2,079 | 47 |
5065 | 4월에는 꽃피는 마음으로~~~ 4 | 안나돌리 | 2006.04.01 | 928 | 15 |
5064 | 얼레지~~~~~~~~~~~~~~~~~~~~~ 3 | 도도/道導 | 2006.04.01 | 897 | 32 |
5063 | 산행 후의 몸살 2 | 반쪽이 | 2006.03.31 | 1,156 | 13 |
5062 | 동아시아는 지금 2 | 반쪽이 | 2006.03.31 | 899 | 18 |
5061 | 우리집의 특등석 6 | miki | 2006.03.31 | 1,744 | 17 |
5060 | 선물상자 봄바람 났습니다.. ㅋㅋ 5 | 선물상자 | 2006.03.31 | 1,471 | 14 |
5059 | 삼세판에 성공하고 자축하는 아침 5 | intotheself | 2006.03.31 | 1,306 | 11 |
5058 | 봄을 즐기는 사람들~~~~~~~~~~~~~ 3 | 도도/道導 | 2006.03.31 | 945 | 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