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부터 일제 시대, 해방 이후의 여러 목각상을 모아놓은 공간이군요.
제가 어렸을 때 매우 무서우면서도 관심이 갔던 것은 상여였지요.
인간의 죽음에의 한없는 의문과 사람이 살다 왜 죽는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
저는 형제 중 유독 호기심이 많았죠.
동네 어귀에 상여소리가 들리면 기어코 쫒아가 보고, 마당놀이패들의 흥겨운 가락에
저도 모르게 어깨춤을 추는가 하면, 5일장이 서면 초등학교 건너편에 있던 시장을 돌며
생선전, 옷전, 싸전, 육간, 더욱 관심이 가던 주점들 근처, 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파는 난전, 등등의
사고 파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때 이후 성장을 멈춘 아이였는지 모릅니다.
일찌감치 홀로 생각하며 세상의 이치가 무엇인지를 그곳에서 배운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니 무슨 연유로 그런 순례를 했는지 저 자신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곳의 여러 사람들을 관찰(?)하는 게 저에겐 커다란 기쁨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사는 다른 모습들과 성격을 장마다 나름대로 관찰하며
너무도 재밌고 흥미진진한 저만의 시간들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공무원이던 아버지는 당신의 일에 바빴고 무학이시던 어머니가 저를 공부하라고 종용하지도 않았으며
학교가 파하면 동네 친구들과 해 저물 때까지 놀아도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자유로움과
야생마적인 거칠음.
저는 이미 멈춰버린 그시절이 항상 그리워서인지 지금도 낯선사람이래도 쉽게 다가가곤 합니다.
특히 이 전시회에는 상여에서 모은 목각품들이 많이 모여있다니
부쩍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쓰다보니 쓸데없이 장광설을 늘어놓게 되었네요.
이게 바로 삼천포겠죠.
상여에 새겨진 각기 다른 모양새의 목각들은 뭔가를 상징하는 듯 싶으면서도
슬픈 사연의 얼굴 표정과 저승사자인 듯한 섬뜻함에 감히 눈길 조차 제대로
주지 못했었는데, 그런 목각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을 보인다니
더욱 호기심이 동합니다.
지금은 그 목각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볼 수 있는 담보가 생겼을까요?
이제 시험해 볼 좋은 기회군요.
목각상 멋자랑대회 구경 오세요
목인박물관 인사동 개관
알록달록한 전통 목조각들 사이에 멋자랑이 한창이다.
오방색 입힌 나비, 새, 물고기, 모란, 봉황, 연잎 등의 나무 조각들이 벽을 빼곡히 채웠다.
진열대에는 조선 후기부터 일제시대, 해방 이후까지의 숱한 인간군상들이 조각상으로 섰다.
익살스러운 도깨비 모양의 상여 용수판, 줄타기 등의 온갖 재주를 부리는 목각 광대상,
젖가슴 드러낸 아낙상, 원숭이 안은 동자상 등이 줄줄이 보인다.
심지어 무서운 표정의 일제시대 순사나 국군 병사의 목각상도 있다.
도깨비 광대 아낙 동자 일제순사 국군…
조선 후기 이후 전통 목조각 5천점 전시
22일 서울 인사동에 개관한 목인박물관(관장 김의광)의 전통 목조각들은 험한 풍상의 세월을
살아냈던 선인들의 간절한 기원과 의례 풍속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실체들이다.
50년대 가옥을 개조한 1, 2층 전시장에 각양각색의 목조각들을 전시 중인 이 박물관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조선 후기 이래의 전통 목조각상들을 한데 모은 전문 전시장이다.
지금도 공백인 조선 후기와 근대기 전통 조각사 연구에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관장은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약 20년간 전국 곳곳을 누비며 국내와
동남아 전통 목조각을 모았다고 한다.
“70년대 외국인 지인의 집을 우연히 갔는데, 누구도 신경쓰지 않던 전통 목조각들을 모아놓고
감상하는 데 놀랐지요. 색감, 형태 등이 우리 미감과 맞고 편안한 데다,
남들이 그냥 지나쳤던 민예품이라는 데 더욱 애착이 갔어요.”
목조각들은 흔히 ‘목인’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과 각종 동물의 형상을 나무에 새긴
전통 목조각상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각종 의례와 종교·주술 행사 등에 쓰려고 만든 것인데, 상여 장식, 장승, 무덤 부장품인 목용,
복을 빌기 위해 무당 등에 들어갔던 신상 등 종류도 다양하다.
5000여점이나 되는 박물관 소장품 가운데는 아름다운 채색의 상여 장식물,
부장용 목용이 가장 많다. 저승길 동무로 만든 이들 목조각은 시대별로 양식이나
수법은 물론 소재도 다양하게 변해 풍속사를 파악하는 1차자료다.
김 관장은 “전통 목조각은 미술사·풍속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양식 변천이나 계통사 등 많은 부분이 안개에 싸여 있다”며
“소장품들을 연구자료로 적극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미술관쪽은 상설전시와 함께 연중 3~4개월 정도의 특별 기획전을 차려 소장품을 공개하고,
관련 연구서 발간, 해외전시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입장료 5000원. (02)722-5055, 5066.
노형석 기자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런 전시 어떠세요?
반쪽이 |
조회수 : 991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6-03-23 1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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