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식구들이 다 자러 들어가고
혼자서 느긋하게 모짜르트를 들으면서 김종학님의 그림을 보고 있는데
동생이 전화를 했습니다.
언니,군산에서 가져온 송편 주러 갈 테니 집밖에 나와 있어.
송편을 전해주면서 말을 하네요.
지금 촉촉할 때 조금 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어둬.
지금 먹으라고? 이 시간에
그래도 촉촉할 때 조금 먹어야지.
마치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들어와서 먹어보니
정말 맛이 있네요.
야금 야금 몇 개 먹고 냉동실 문을 여니
보람이 생일날 친구들이 사 들고 온 아이스크림 케익을 먹고 남겨둔 것이 보입니다.
어라,이 것이 아직도 남아 있었나?
송편을 넣으려다 마저 그 것마저 꺼내서 에라 모르겠다
즐거운 마음으로 먹고 있습니다.
조금 전 도서관 홈페이지에 eat enough,exercize more란 말을 인용하고
글을 끝맺었는데 마치 그것의 예시라고 되는 것처럼
그래도 역시 먹는 일은 즐겁군 하면서요.
그동안 헬쓰장에 거의 매일 가다시피 했는데
오늘은 도저히 몸이 움직여지질 않아서
*(일요일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고 하네요)
아침을 먹고 일어설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누워 있다가 도서관에 갔고
하루 종일 수업이 있어서 그런지 몸이 풀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금 이르다 싶은 시간에 반신욕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땀을 쭉 빼고 나니
몸이 개운하면서 (반신욕에서 가장 효과를 보는 것은
눈인것 같아요.
눈으로 눈물처럼 스며드는 땀,그리고 나면 눈의 피로가
상당히 덜 한 느낌인데 그냥 느낌인지 정말 효과가 있는지
몰라도 그저 플라시보 효과라도 좋기만 합니다.) 서서히
몸이 깨어나는 기분입니다.
모짜르트를 틀어놓고 그림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인터넷에서 찾아보기 힘들던 김종학님의
그림을 찾게 되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보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목요일에 김인숙씨가 마침 정글북쪽으로 갈 일이 있다고
하길래 차를 얻어타고 승태가 잃어버린 수학책을 사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수학책은 이미 다 팔려서 없다고 하네요.
온 김에 그동안 사야지 마음만 먹고 있던 이탈리아 회화
기초 테이프를 구했습니다.
금.,토,일 겨우 삼일 들으면서 읽으면서 보고 있는 중인데
불어에 비하면 발음이 한결 쉬워서 즐겁게 보고 있는 중입니다.

파리에 갔을 때도 지하철에서 자주 보는 표현들
읽을 수 없어서 답답하던 기억이 나서
최소한의 표현이라도 익히면 도움이 될 것 같고
서점에 가도 까막눈을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고민고민하다가 이번에는 그냥 로마만 가고
다음번에는 로마에 가서 하루나 이틀
그 다음에 피렌체와 베네치아에 가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한 번으로 끝날 것이 아니니
더욱 더 언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 일인데 작심 삼일은 넘겼으니
갈 때까지 꾸준히 들어 볼 작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