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곤 많이 회복된 상태에서 일어나 혼자서 그림보면서 수업을 대신 했는데요
오늘 본 그림은 1901년도의 그림들이지요.
이제는 조금씩 어디선가 본 그림들이 나오는 시기이네요.
도서관 홈페이지에 쓴 글입니다.
아침에 승태를 보내고 아홉시 이십분으로 전화에 입력을
하고 잠을 잤습니다.
이상하게 몸이 자꾸 붓는다,의욕이 없어지고 집중이 안된다고
의심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전화기 소리도 못 듣고
거의 열한시까지 잔 날은 이례적인 일이네요.
오전 수업에 갈 기력이 없어서 도서관에 연락만 하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일어나니 열두시 이십분
오전을 내내 잠으로 날려버린 날
황당한 기분입니다.
마루로 나오니 아주머니가 놀라시네요.
음악소리가 없어서 나간 줄 알았다고요.
그러더니 위로의 말로
그렇게 한 번씩 자야 몸이 견디지요라고 말을 건넵니다.
그럴까요?
막 만들어놓이신 반찬으로 아침겸 점심을 먹고
아침에 빠진 피카소 수업을 혼자서 그림 몆 점 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1901년의 작품들입니다.

우리가 흔히 도판에서 보게 되는 작품들이
바로 이 시기부터 그려진 작품인 모양이네요.
눈에 익은 그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몸이 아프니 머리도 막혀서 무엇을 생각하고 쓰고
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친구의 죽음을 그린 것이네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불루 시기로 접어든다고 하는
바로 그 친구의 죽음이지요.



그림을 보느라 앉아 있는데 겨드랑이에 땀이 저절로
차는 느낌이 드는 그런 무더운 날씨로군요.

잘 못 견디는 여름이 또 와서 어찌 하루 하루를 이기면서
살아가나 한숨이 절로 나네요.


마음과 몸을 다 추스리고 일어나야지
스스로에게 꽃다발로 위로를 합니다.



춤을 출 수는 없어도 춤을 보고 싶은 마음이라도 생기길
기대하면서 그림을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는 중입니다.
오전에 충분히 잔 덕분인지 오늘은 상당히 더운 날인데도
무리없이 하루를 보내고 들어 왔습니다.
늦은 밤에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엄마 이 음악 들어보면 좋아할거야하고 틀어준
음악이 산울림이네요.
네가 어쩐 일로 산울림을 듣니? 물어보니
드라마에 나오는 곡이라고 하네요.
다른 아이들도 제가 가끔씩 수업시작 하기전
혹은 수업끝나고 틀어놓는 음악에 반응하는 경우는 대개 드라마나 시에프에서
들은 음악이더군요.그러니 그것의 위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요.
클래식도 그렇게 접근하면 좋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1902년의 작품을 보고 있습니다.


제가 도서관에서 만난 한 사람으로 인해서
평소에 전혀 읽지 않던 분야의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그녀의 집에 가서 책을 빌려오게 되는데요
며칠 전에 생명의 느낌과 신과학 산책이란 두 권의 책을 빌려 왔습니다.
생명의 느낌은 바바라 매클린톡이란 유전학자의 삶에 대한 전기인데요
저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지요,물론
그래도 전기는 어떤 형식으로든 읽으면 제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편이라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 편이라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생물학의 한 분야인 유전학이 자리잡는 데 아주 큰 공헌을 한 학자이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비주류로 연구를 계속 해오다
그녀의 자리바꿈 (유전자의)이론이 드디어 유전학계에서 회오리바람이 되어
1983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탄 학자라고 하네요.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너무나 낯설으나 매력적인 한 세계를 만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에게 어떻게 영향을 받는가에 따라서 전혀 모르던 세상이 열리는 경험이
신기하기만 하네요.



82cook이 제게 열어준 세상도 물론 있지요.
사람도 사람이 관심갖고 일하는 세계도
제가 모르던 혹은 마음을 닫고 살았던 세계도 만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살아있는 동안 자신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 시기를 미술사에서는 블루 피어리어드라고 하나의 단위로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보니 참 다양한 그림들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하나로 범주화함으로써 편리한 점도 있지만
그런 범주화로 인해서 놓치는 것도 참 많은 것이로구나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