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꽃지해수욕장 일대는 꽃지=화지(花池)라고도 불렸으며,
할미 바위와 할애비 바위가 있어 그 뛰어난 풍광이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꽃지’라는 이름은 ‘곶(串)’에서 비롯된 바다 쪽 반도를 나타내는 이름이랍니다.
원래는 할미 바위와 할애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가 일품이라 했는데
우리가 좀 일찍 도착하여 자리잡은 곳이 이쪽이라 그 정취가 좀 덜해 보입니다.
해질 무렵, 우리는 물이 빠져나간 바위가 있는 곳까지 가볼 수 있었습니다.
바위 앞에는 아주머니들이 멍게니 해삼이니 전복이니를 앞에 두고 애주가를 유혹하는 바람에
우리는 소주를 몇 병 비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얼려서 가져간 현종님네 자연산 멍게 맛을 좀전에 이미 알아버린 친구들은
아주머니들이 파는 양식멍게를 맛보더니 입만 버렸다고 투덜거립니다.
원래는 곰례님이 알려주신 대로 몽산포에서 낙조를 보기로 했었는데
꽃지 부근에서 펜션을 하고 있는 친구의 권유 때문에 방향을 틀었습니다.
몽산포는 울창한 소나무숲길을 따라 들어가니
끝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넓은 해안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고운 모래톱이 있고
고물고물 기어가는 작은 생물들이 사는 그곳에서
우리는 바다의 정취를 맘껏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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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몽산포 모래톱이고
아래 사진은 물때에 따라 배로 건너기도 해야 하는 간월암입니다.
이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게 해주신 천경자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