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개학을 하니
좋은 점 하나는 하루가 일찍 시작된다는 것이고
나쁜 점 하나는 역시 새벽에 등교하는 보람이를 깨워야 하는 일입니다.
다행히도 지난 학기보다는 한 10분정도 늦게 일어나도 된다는것인데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고마울 따름이야라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겨우 10분이 아니라 새벽의 10분은 와,10붐이나 하는 심정이었거든요.
지난 주는 아파서 아이를 깨우고 나서 준비하고 나가는 30분동안을 앉아서 기다리다가
배웅하는 그 사이를 못 견디고 샤워하러 들어가는 것만 확인하고는
다시 쓰러져 잠이 들었지만
이번주부터는 나가는 동안은 깨어있으려고 맨손체조를 하기도 하고
음악을 틀어놓고 소파에 앉아 있기도 하면서 몸이 깨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가 이왕이면 이 시간에 그림을 보면서 잠을 깨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로스코 그림을 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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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드디어 8권짜리 불멸의 이순신을 마저 다 읽었습니다.
대여점에서 빌려 읽는 책이라 7,8권을 읽는 것이 늦어지는 바람에 일요일에야 다 읽을 수 있었거든요.
언젠가 읽은 글에서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죽은 것이 사실은 자살에 가까운 선택이란 주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이상한 주장에 대한 근거가 약간 빈약한 논리로 제시된 글이라 이상하다,이 사람은 왜 이런 주장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고
또 한 번은 이순신이 그 싸움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은밀히 물러나서 은둔했다는 글을 접한 적도 있었습니다.
왜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이런 이상한 주장들이 있는 것일까 하는 의심만 지닌채 명확하게 생각을 못 하고 있었는데 이번 소설을 통해서 선조시대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읽고 보니
선조가 군권을 지닌 군인들에게 얼마나 예민하게 촉각을 세우고 의심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겠고
그래서 노량해전이 끝나고 나면 이순신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어서
그가 마지막 선택한 것이 갑옷을 벗고 융복을 입고 싸운 것이로구나 하는 이해가 가능했습니다.
한 시대를 조망하는 역사책으로도
인간에 대한 다양한 모델을 접하는 책으로도 아주 훌륭한 책읽기가 가능한 이 작품이
여러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 기회가 닿는대로 소개를 하고 있는 중인데
다음에는 정묘호란과 병자호란기의 조선을 다룬 압록강을 읽고 싶다고 하니
동생이 물어보더군요.
언니,그 사람 책을 다 읽어야 되느냐고.
다 읽어야 된다는 should의 개념이 아니고 다 읽고 싶다는 would의 개념이란 것을 알란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웃었지요.
그만큼 최근에 한 작가에게 빠져서 그의 이런 책 저런 책을 다 섭렵하고 있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 즐거운 경험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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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집에 걸어두고 자주 보고 싶은 색상이라서
볼 때마다 눈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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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코의 그림을 검색하다 보니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로스코는 1940년대 후반이후의 작품이고
그 이전에는 상당히 다른 경향의 작품홛동을 했더군요.
어떤 계기로 그림의 경향이 이렇게 달라진 것인지 궁금해서 정신이 더 맑을 때
찾아보아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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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다 보니까 정신이 맑아지긴 하는데 지금 깨어서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다보면
나중을 감당하기 어렵겠지요?
보람이를 보내고 조금 더 자야 할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