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가는 길,생각도 하고 저녁먹은 것도 소화도 할 겸
운동삼아서 영화관까지 걸어갔지요.
그러면서 언젠가 나는 달린다라는 책을 읽고 나서 감동을 받고
운동화를 샀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운동화를 사고 조금씩 달려보려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나서
이상하게도 발을 삐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 운동화로 달리기는 못하고 대신 탁구를 배우러 다니는 길에 신고 다녔지요.
가끔씩 호수공원에 갈 때 신기도 하고요.
그 생각이 나면서 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그것에 반대되는 일이 생기는 것일까
그런 의문이 생기더군요.
이제 바람의 느낌이 조금씩 달라지니 도서관에 오가는 길에
조금 일찍 나서서 걸어다녀야지 하는 생각도 하면서 영화관에 도착하니
막 영화가 시작하려고 합니다.
영화 내내 울다가 웃다가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하면서 보고 돌아서 나오는 길
실제 배형진군의 가족들을 생각해봅니다.
저는 특히 남동생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 아이도 사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아이입장에서 바라본 가족과 자신의 성장 이야기도 한 편의 이야기가 되겠구나
마음이 자꾸 그리로 가네요.
초원이가 춘천마라톤에서 초코 파이를 떨어뜨리고 바람을 느끼며 달리는 장면
오랫동안 잊지 못 할 것 같아요.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각자 영화에서 느낌이 다르겠지요?
제기 본 인상적인 장면들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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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비이고 이것은 바람이고 이것은 나무라고
일일이 느낌을 가르쳐야 하는 엄마의 고통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녀가 살아왔을 인생의 순간 순간들
누가 대신 나누어 질 수 없었을 삶의 무게에 휘둘리면서도 여기까지 왔을 그녀의 시간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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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주목해서 볼 또 하나의 인물이지요.
음주운전때문에 봉사시간을 때우려고 이 학교에 왔다가 초원이를 만나서
아주 서서히 변화한 또 한 사람의 주인공,코치입니다
초원이의 심장에 손을 대는 순간
그의 내면을 건드린 그 무엇이 씨앗이 되어 조금씩 달라지는 사람이지요.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엄마가 자신의 손을 놓은 사실을 기억하는 초원이
그러나 춘천 마라톤 대회에서는 스스로 엄마의 손을 놓습니다.
달리기 위해
그 두 시간 사이의 수많은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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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과 어머니입니다.
아이들 문제로 고민할 때마다 다시 생각해볼 점,
과연 이런 고민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정직하게 나 자신을 바라 볼 것
그 점을 마음 깊이 새기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