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든 크로그 일명 목화나무라고 번역된 영화가 있습니다.
오늘 비디오를 반납하고 새로 빌리러 갔다가
우든 크로그와 시네마 천국 앞에서 고민하다가
둘 다 이탈리아가 배경인데 시대적으로 우든 크로그가 조금 앞서 있는 작품이라
차례대로 보자는 마음으로 먼저 우든 크로그를 빌렸습니다.
이 영화는 19세기말의 이탈리아 롬바르디 지방이 배경인데
한 마을 사람들의 일상을 그 지역 사람들을 뽑아서 자연스럽게 담았다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상도 다양하게 탄 영화이기도 합니다.
고단한 농부들의 일상,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
한 공동체가 밤에는 마굿간에 모여서 각자 이야기하면서 일을 하기도 하고
시간이 되면 묵주신공을 바치는 사람들
카톨릭 신자들의 일상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리쳐 자신의 신앙을 부르짖지 않아도 일상속에 녹아서 기도가 자연스러운 ...
일부가 끝나고 이부가 시작되기 전
비디오점에서 영화를 제대로 감아놓지 않아서 돌리는 사이에
기타곡을 들으면서 마음도 쉴겸 그림을 보는 중입니다.
고단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화면에서 보고 나서 그런가요?
그림을 찾으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코로의 그림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그림은 코로구나 그런 느낌이 확 오는 그런 그림이네요.
일년에 한 차례 겨우 시간을 내어 여행을 할 수 있는 제겐
그저 그림속에서라도 경치를 보는 일이 많은 위로가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런 그림에서는 눈길을 떼기가 어렵네요.
이 그림은 제네바가 배경인 모양입니다.
구도가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그림의 제목을 보니 햄릿과 무덤파는 인부들이로군요.
희곡 작품에서 받은 영감으로 그림을 그렸구나 싶어서
오랫만에 햄릿을 떠올리면서 저도 유심히 그림을 보게 됩니다.
오늘 도서관에서 관용이란 제목의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번 교보문고에 갔을 때 산 책인데
소설 읽느라 정신이 몽땅 조선시대에 가있는 바람에 오늘에야
손을 댄 책이지요.
인류이야기의 저자가 쓴 책인데 서양사를 자기 나름의 시각으로
관용을 주제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책입니다.
저는 인류이야기도 좋지만 그의 저서중에서 예술사를 나름의 시각으로 풀어 쓴 것을 좋아하여
늘 곁에 두고 참고 서적으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글도 전혀 생각지 못한 시각으로 역사적인 사건을 바라보게 해주는 덕분에
줄을 그으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특히 기독교의 발생과 전파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종교에서의 관용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좋은 시간이 되기도 했지요.
성당의 내부를 그린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그 책속의 문구들이 떠오르네요.
영화에서 여자 아이 둘이서 빨래감을 싣고 가는 모습이 나옵니다.
어린 동생이 먼저 제안을 하지요.
서로 돌아가면서 외바퀴 수레에 타자고
그래서 언니가 여동생을 먼저 태워주고 50까지 숫자를 셉니다.
동생 차례가 오자 동생이 말합니다.
언니는 더 무거우니 40까지만 센다고
그리곤 조금 가다가 균형을 잃어버리고 바퀴가 뒤집히는 장면이 나오지요.
그들은 형제가 여섯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미망인이 된 엄마가
남의 집 빨래를 하면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부님이 오셔서 제안을 하더군요.
달리 도와줄 방도는 없고 힘을 덜어주는 의미에서 아직 어린 막내를 고아원에서
수녀가 돌보는 방법을 연구해보자고
그러자 방아간에서 일하는 큰 아들이 말을 합니다.'
내가 밤낮으로 일하면 막내를 우리집에서 키울 수 있노라고
그 말을 듣고 있는 어머니의 표정이 눈에 선하군요.
그 집에 있던 소가 갑자기 병이 나서 수의사를 부르니 수의사는 수명이 다했다고
가능하면 죽기 전에 잡아서 고기라도 파는 것이 좋겠다고 합니다.
그녀는 당장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성당으로 가서 절절한 기도를 합니다.
제가 이제껏 들어본 어떤 기도보다 절실한 그런 기도를
운명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그러면서도 신에게 간절히 기도하는 한 여자의 모습을 오래 기억할 것 같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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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보는 명화-우든 크로그
intotheself |
조회수 : 1,362 |
추천수 : 52
작성일 : 2005-02-28 01: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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