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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우리가 좀 더 잘 아는 르노와르 그림들

| 조회수 : 2,276 | 추천수 : 37
작성일 : 2004-12-19 00:30:52

토요일 밤

어제 다 못보고 잔 (영화를 보다가 피곤해서 자는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은

올해가 처음인 것 같아요.그러니 아무도 무엇에 대해서 장담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지요? )

장미의 이름을 마저 보았습니다.

신앙과 광기는 종이 한 장 차이이다라는 윌리엄 수사의 말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은 비록 신앙의 문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우리가 무엇이 옳다고

무엇이 중요하다고 너무나 굳게 믿게 되면

다른 것에 대해 가치를 인정하거나

다른 것을 새롭게 보는 눈이 가려지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호르헤 신부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론에서 웃음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마치 웃음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면

사람들에게서 두려움이 없어져서

악마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려고 신에게 귀의하는 사람들에게서

신을 믿을 근거를 뺏어간다고 생각해서

희극론에 독을 묻혀서 그 책을 읽고자 시도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신부입니다.

그는 주장하더군요.

지식은 보존되는 것이지 탐구해야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요.

물론 그것이  옳은 주장은 아니지만

사실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이미 주어진대로 사는 경우가

탐구하고자 하는 열의보다 더 강한 것은 아닌가

그런 돌이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영화 한 편  보는 일을 마무리하고 나서

다른 일을 하기 전의 막간에 그림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보던 르노와르

먹을 것을 사러가는 바람에 끝까지 다 제대로 못 봐서

오늘 다시 한 번  보는 중입니다.



이 그림은 르노와르의 자식이 노는 모습을 그린 것이로군요.










어제 본 댄스가 시티 댄스이고요

오늘 보는 댄스는 시골 댄스입니다.

대조해서 보면 더 재미있는 그림보기가 되겠지요?

이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shall we dance?  가 떠오르네요.

저는 몸이 뻣뻣해서 춤을 추는 일은 생각도 못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보는 일은 아주 좋아합니다.

물론 댄스홀에 가서 본다는 의미는 아니고

영화에서 보는 것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이지만요.

그 영화말고도 춤이 소재로 나오는 영화들이 많지요.

center stage,save the last dance, tango lesson. let it be

tap tap tap,살사,

언뜻 생각나는 제목만 적어도 이런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저는 못해도 아이들 세대에서는 자유롭게 자신의 몸에 반응할 수 있는 사람들로 자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 볼 때가 가끔 있지요.



























춤추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 안에서 나를 억압하는 기제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즐기지 못하고

늘 의미를 추구하는 삶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것

그 속에서 혹시 그것이 더 상위의 개념이라고

속으로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것마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그렇게 살고 싶다는 소망은 있으나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오늘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이 물어보더군요.

선생님은 무엇이 제일 무섭냐고요.

지금,아니면 나중까지 합쳐서?

다 합쳐서요.

치매가 오는 것이 제일 무서운가?

선생님은 치매에 걸리지 않을 것 같아요.

왜?

책을 많이 읽으니까요.

그런데 철학자도 치매에 걸린 사람이 있어.

아이리스요?

너 어떻게 아니?

영화에서 보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한참 치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치매만이 아니라  무엇이 무서운가에 대해서도요.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서도

그 질문이 마음속에 떠다녔습니다.

나는 무엇을 가장 무서워하고 사는가...


















이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살며시 웃음이 나네요,

이런 편한 자세로 글을 읽는 이 아이는 무슨 책을 읽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상상도 하게 되고요.

요즘은 새로 사서 읽는 책과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작업을 번갈아가면서

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은 서양 중세의 도시가 어떻게 형성되었나에 대한 이론서를 다시 읽었는데요

예전에 조금 어렵다고 느끼면서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다른 책들을 읽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지요.

그 사이의 세월이 그냥 흐른 것이 아닌 것을 알겠더군요.

더 세월이 지나고 나서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마음속으로 찍어둔 책이기도 합니다.









르노와르 그림을 많이 모아놓은 싸이트에 와 보니

제가 알고 있었던 르노와르란 얼마나 일면적인 것이었나를 알겠네요.

그래서 새로 보는 즐거움에 빠져서

계속 그림을 클릭해보게 됩니다.

이런 그림 참 인상적이로군요.












그가 그린 풍경화에 눈길을 준 토요일 밤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lue violet
    '04.12.19 8:58 AM

    오늘도 좋은 그림 잘 봤습니다.
    아이리스 보고 나서 마음이 무척 아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intotheself님처럼 지적 호기심이 왕성하고 모든 문화 전반에 박학다식하신 분.
    제가 꿈꾸는 그런 모습이십니다.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할텐데.....

  • 2. intotheself
    '04.12.19 10:16 AM

    blue violet님

    아침에 님이 달아놓은 리플을 읽고 혼자 웃었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것에는 거의 미친 것처럼 에너지를 쏟지만

    못하는 것은 거의 백치 수준으로 못하는

    약간 ? 아니 많이 이상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못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이고

    그래서 저를 아는 사람들이 많이 봐주고 도와주고

    그런 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 공간에서 그림을 매개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얼굴을 모르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어제 못 올린 그림중에서 한 점 보냅니다.

  • 3. 달려라하니
    '04.12.19 2:46 PM

    감상 잘 했습니다.
    감사드려요.
    오늘도 행복하시구요...

  • 4. 쫀드기
    '04.12.19 3:47 PM

    따뜻 하네여~

  • 5. 고은옥
    '04.12.19 6:50 PM

    우,,,,!!!!
    또 보는 즐거움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와의
    뜻밖의 만남같은 기분,,,
    위에 그림을 보니
    아들 와인동호회
    부엌을 내주고 저는 들락 날락,,,
    보조 노릇하다가,,,,,
    어깨너머로 요리 한가지 익히고,,,
    부엌을 엉망으로 ,,,,
    뒷정리는 남편께 부탁하고
    저도 볼 일보러 ,,,외출,,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 6. 피글렛
    '04.12.19 10:53 PM

    저도 영화 아이리스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르노와르 그림 중 풍경화는 처음 보았는데 분위기가 많이 다르군요.
    그리고 파란색이 역시 마음에 들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감의 파랑입니다.

    솔직히 저는 르노와르 그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림에 나오는 인물들이 부유하고 행복해 보여서요.
    저는 르노와르의 개인사를 전혀 모릅니다.
    그런데 그림을 보면 윤택하게 큰 어려움 없이 살았던 화가가 아닐까? 라는 선입견을 갖게 만듭니다.

    저는 고호나 모딜리아니처럼 불행하게 살다가 간 화가들의 그림이 마음에 더 와 닿아요.
    고호의 그림중에 의자에 앉아 머리를 감싸쥐고 우는 듯한 남자의 그림...제 심금을 울렸던 그림입니다.

  • 7. intotheself
    '04.12.20 12:43 AM

    피를렛님

    저도 르노와르와 루벤스에 대한 편견이 있었습니다.

    당대에 인정받고 그림에서 부유함이 느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요.

    그런데 오르세와 내셔널 갤러리에 가서

    그런 편견이 깨지더군요.

    그리고 루벤스는 몰라도 르노와르는 어린 시절

    가난으로 인해 엄첨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로트렉이란 영화에 나오는 늙은 르노와르를 보니

    천성이 쾌활한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에 관한 글을 백과사전에서 읽어보았습니다.

    함께 보실래요?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리모주 출생. 나부(裸婦)와 소녀들을 풍만하고 매력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화가이다. 1854년 도기공방(陶器工房)에 첨화(添畵) 직공으로 들어가 일하면서, 밤에는 데생을 공부하였다. 몇년 후, 공방의 일자리를 잃자 화가가 될 것을 결심, C. 글레르의 화실로 들어갔다. 퐁텐블로 숲에서 만난 G. 쿠르베, 또는 F. 들라크루아의 영향을 받았다. 글레르의 화실에서 알게 된 C. 모네·A. 시슬레·F.J. 마질과, 그들을 통해 알게 된 C. 피사로·P. 세잔 등과 함께 <카페 게르부아의 모임>에 참가하였고, E. 마네와 모네의 영향하에 점차 인상주의를 지향하게 되었다. 모네 등과 같이 화가(畵架)를 세운 파리 근교의 센강 주변, 특히 아르장퇴이에서의 작품은 74년·76년의 인상파전(展)에 출품되었다. 1876년 무렵은 그의 독자적 화풍이 형성되던 시기였고, 76년의 제 2 회 인상파전에는 15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는데, 77년의 제 3 회전에는 《볕을 쬐는 나부》 등을 출품, 그의 인상파시대를 대표하는 작품군을 발표했다. 그는 동료화가들과는 달리 인물상에 집착했으며, 옥외나 실내의 광선이 인물에 비치는 효과를 추구하였다. 그는 샤르팡티에가(家)의 후원을 받았기 때문에, 《샤르팡티에 부인과 그 자식들》 등 매혹적인 초상, 실내상(像)을 많이 그리게 되었다. 81년 무렵 그는 그 자신이 말하는 <벽>과 맞부딪쳤다. 구도·형태의 견고성과 명확성 및 질감(質感)을 찾는 모색이 대략 10년간이나 이어졌다. 새로운 탐구를 위하여 81년에 알제리와 이탈리아를 여행한 그는 S.V. 라파엘로와 폼페이의 벽화에서 큰 영향을 받고, 엷게 칠한 옻칠의 색면·구도성을 《대수욕(大水浴)》에서 시험하였다. 후기에 이른 그의 특징적인 주제인 나부도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90년 무렵부터 엷게 옻칠한 색채를 중층(重層)시키는 수법인 이른바 <무지개빛의 시기>가 시작되었고, 인상주의와 고전적 구조라든지 질감 표현의 조화가 그만의 독특한 수법으로 완성되었다. 《잠자는 욕녀(浴女, 1897, 라인하르트 컬렉션)》 등 많은 걸작도 이 시기에 속한다. 1903년 남프랑스의 카뉘쉬르메르로 이주한 이후의 노년에는 빨강·주홍색 등의 강도와 휘도(輝度)를 한층 늘려, 욕녀·어린이·꽃·풍경 등을 그렸으며, 그 같은 대상은 세속적인 매력을 유지하면서 상징적·시적인 세계에 도달하였다. 조각·리소그래프류도 이 시기에 가서야 취급하였다. 《파리스의 심판》 등 몇 개의 대작(大作)은 있으나, 손의 신경통 때문에 유채류는 소품이 많다. 그는 1881년 40세 때 알리안과 결혼, 장남 피에르(배우)·차남 장(영화감독)·삼남 클로드를 두었다. 1900년에는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도뇌르를 받았다.

  • 8. 정말 미남
    '04.12.20 6:47 AM

    올 겨울방학 때 제가 읽을 책 목록 에 .장미의 이름' 넣을게요.

  • 9. 연꽃
    '04.12.21 2:09 PM

    상당히 좋아 하는 화가예요.고등학교때 환경정리하면서 뒷 게시판에 르노와르의 풍성한 누드 그림을 붙힌 적이 있어요.남자 선생님께서 민망해 하셨던 일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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