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로 듣는 성탄 음악을 틀어놓았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샤갈 성서 미술관의 그림을 보고 싶더군요.
그래서 링크를 하는데 이상하게 접근 불가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래도 이왕 마음 먹은 것 다른 그림이라도 보자 싶어서
샤갈의 그림을 보게 되었지요.
지난 여름의 샤갈 전시회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된 화가가 샤갈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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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의 제목은 아담과 이브입니다.
그런데 성서의 장면들을 화가가 선택해도 얼마나 다른 그림들이 나오는가를 생각해보면
텍스트는 하나라도 텍스트를 읽거나 그리는 사람들마다에서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고
그것을 바라보고 혹은 읽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각자 다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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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고 있는 유대인을 그린 것입니다.
샤갈 자신도 유대인이었지요.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유대교에 관한 것을 읽던 중이라
오늘 비디오 점에 간 김에 유대교 살인 사건이란 제목의 영화를 빌렸습니다.
예전에 본 것이지만
어떤 대목을 읽을 때 영화에서 관련된 시기나 사람들이 나오면
그것을 보면서 영상으로 보충해서 보는 것이 제게 더 생생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중세에 관한 책을 다음주부터 읽어야 하기 때문에
장미의 이름을 다시 보는 그런 식인데요
그 나름의 즐거움과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세가 배경인 좋은 영화를 아시는 분들은 추천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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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오노 나나미의 사랑의 풍경을 읽고나니
오늘 도서관의 서가에서 그녀의 책을 뒤적이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살로메 유모의 이야기란 책을 집어 들고 읽었는데
참 재미있더군요.
예를 들어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입장에서
혹은 알렉산드로스의 하녀나
살로메 유모의 입장
예수의 동생이나 브루투스의 스승
가롯 유다의 어머니 입장에서
심지어는 칼리굴라의 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서술식의 역사책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우리가 읽는 연대기식의 역사책에서는 얼마나 디테일이 부족한가를 실감하겠구나
연대기 너머에 있는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오히려
지나간 시대의 사람들에 대해 더 가깝게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할 수 있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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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의 이면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 것일까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도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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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시간을 내서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갔었습니다.
크리스틴과 가울의 사랑보다도 제겐
고통속에서 살다가 인간성의 왜곡을 겪는 오페라의 유령의 고뇌가
더 오랫동안 마음속을 휘저어 놓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아마데우스란 영화를 보았을 때에도
살리에리의 고통이 너무나 절절하게 느껴져 마음앓이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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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에서 촛불이 인상적이었는데
오늘 샤갈의 그림에서도 촛불을 보네요.
노틀담 성당에 갔을 때 신앙이 없는 사람인데도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에서 마치
신성한 존재가 함께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겐 성소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제 마음속에 촛불이 켜져 마음이 성소가 될 수 있길 기도하는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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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오늘 읽은 살로메 유모의 이야기에서 프란체스코의 어머니가 하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어려서부터 프란체스코가 새들에게 빵부스러기를 뿌려 주는데
좀 더 부드럽게 먹도록 하기 위해서 물에 적셔서 주면서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를 걸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커서도 새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양이 어린 시절부터 길러진 것이라고
그런 소문을 들었을 때
어머니인 자신은 신기한 것이 의당 당연하다고 느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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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입니다.
성서는 특히 신약성서는 많은 가르침을 주면서도
당혹스런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정 시기에는 열심히 읽다가도
한동안은 밀쳐놓고 전혀 들여다보지 않기도 하지요.
그러면서도 완전히 잊고 살기는 어렵게 만드는 책
그 사이에서 늘 흔들리는 중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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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제목은 rest 인데요
우리들 각자에게 가장 바람직한 휴식은 어떤 상태인가를 물어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