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서늘한 공기로 가득 찬 산골짝 가로등 밑을 거닐었습니다.
마음 속에는 많은 상념들이 오가고
제각기 다른 심정으로 잠자리에 드셨을....고운 님들을 떠올렸지요.
그리고....숙소로 향하는 밤길을 더듬어 오면서
텃밭에 심어 놓은 아이들 에게 그 동안 무심 하였다는 생각이 들기에...
호스에 연결된 물뿌리게를 틀어...시원한 샤워를 시켜 주었습니다.
그렇게 갈증이 해소되는 모양새를 보면서,
저의 메마른 가슴 속 에도 맑은 물이 차오르고...
머리 속이 정리되는 순간을 맞이 하였네요.

이 학생은 '남의 자식'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내 딸.
오십이 넘는 시간을 살아온 저 이지만, 모니터 앞에 앉아 조용하게 흐르는 눈물에도....
부끄러움 같은 것은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그저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차가운 모니터를 통하여....그 아이의 뺨을 쓸어 내렸을 뿐 입니다.
지난 일의 추진을 제안 하셨던 분들의 말씀은...제가 기다리던 바 였습니다.
저의 곤고한 몸을 움직임으로 해서...그저 조그마한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다면!!
병원에 오가는 차비라도 보탬이 되기만 한다면!!
저의 바램은 무척이나 작았던 것 이지요.
과연 누구에게 위안과 긍지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저의 바램은 아쉬웁게도 무산되었습니다.
어쨋든 결과는... 두 개의 약속과 관련된 문제를 남기고 말 입니다.
좋은 취지로 일을 추진하였던 '지윤 님'과의 약속이 취소된 마당에
같은 뜻으로 기금모음에 동참 하셨던 분들과의 약속을 굳이 지켜야 할 필요는 없을 지 모르지만....
김치쟁이의 옹고집(?)은 파약을 허락하지 못 하는군요.
따라서....촛불시위 부상자와 관련된 기금을 모으기 위한 저의 약속은 '처음 처럼' 유효하며...
새로이 일의 마무리를 맡으신 분들과, 바자에서 구매를 하셨던 분들께 일임토록 하겠습니다.
님들의 가부결정에 따라 없던 일로 돌리거나,
원래대로 진행하여.... 조성된 기금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일이 남은 셈 이지요.
침잠하여 님들의 하회를 기다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