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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장 풍경

| 조회수 : 3,682 | 추천수 : 33
작성일 : 2008-05-03 14:22:04
아침 일찍 삼계탕집을 얼마전에 개업하신 고모님의 부탁을 받고 장으로 나갔다
예전 시골 5일장이 살아 있는 면소재지의 장이다
비록 국밥집은 사라졌지만
마트나 구멍가게 수준의 슈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시골 장은 나름대로 감칠 맛이 난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소전이라는 골목, 이곳은 고추장사꾼들이 있다.
마을에서 묵혀둔 작년 고추를 팔고 사는 곳이라 도회지의 중간 장사꾼들이 트럭을 대고 매입과 판매를 동시에 한다.
"아줌마, 이 고추 얼마라예?"
아래 위로 흘낏 훓어 보는 아지매 왈 " 5000원만 주이소"  " 네에??  오천원이라구예?"
말도 안되는 흥정이다. " 아지매 며칠 전 장은 4000원이었는데 이리 올랐단 말이예여. 아구 무시버라"
이젠 고추도 없다며 살라면 사고 말라는 마라는 식의 답을 듣곤 다음 골목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말씨가 서울 말씨 좀 섞어쓴께 바가지 씌울라 하네...동네 지산 형님 나왔나 봐야겠다
아니나 다를까 이른 시간인데도 어느새 좌판을 펴고 물건을 진열하고 있는 지산 형님이 계셨다
두릅이며, 고구마며, 몇 가지 챙겨가지고 나오신 형님앞에 쪼아리고 앉았다
형님, 안녕하셨소. 내 참 어이가 없어 가지고. 왜?
장사꾼들 무섭다니까요.  내가 서울말 좀 쓴다고 여기 사람 아니다 싶은지 고추값을 올려서 말하지 않겄소.
그래?  고추 얼마나 필요한데?  30근요.  있어예?   조메 있긴 한데.....
얼마 받으실랍니까?  4천원만 줘. 한 동네서 시세대로 팔아야지 뭐.  
고라믄요. 그런께 지가 믿고 형님께 왔다 아님니껴 호호호
두릅이 엄청 좋네여  이렇게나 많이 나무가 많은가 봅니다예.
이젠 없어 이게 끝이라.  좀 사가.   저희집도 두릅나무 있다 아임니까   그냥 식구 따먹을 정도루요
오전중으로 다 팔고 얼른 집에가 모처럼 내려온 딸 사위 밥 해줘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거래를 끝내고 돌아왔다
날이 뜨겁지나 말아야 할텐데.
뙤약볕에서 노인네들이 주섬주섬 자루에 담아 놓은 나물이며 곡식팔다 더위잡수면 어쩌나 싶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livingscent
    '08.5.3 3:37 PM

    재미난 글 잘 읽었어요^^
    저절로 장날 풍경이 그림 그려지네요~
    아직도 5일장이 남아 있나 보네요.
    저는 미국에 사는데 미국도 일요일마다 농사 지은 사람들이 농사 지은거 들고 나와 파는 파머스 마켓이 동네마다 곳곳에 있어요.
    싱싱한 농산물을 볼수 있어서 일요일 아침에 종종 구경 가는데
    갈때마다 한국 장날이 생각났었거든요.
    근데 어쩜 글을 이렇게 잘 쓰세요.
    마치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에요^^

  • 2. 주부
    '08.5.3 6:24 PM

    눈에 잡힐듯한 풍경이네요.
    제 고향이 상주라서 그런지....말투도 친근 합니다..^^

  • 3. kAriNsA
    '08.5.3 7:18 PM

    여기도 어제 장날이었는데..흥정하는 모습보니 또 장구경가고 싶네요^^

  • 4. 발아현미
    '08.5.4 12:58 AM

    주부님 제 고향도 상주예요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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