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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친환경 농산물 어떻게 평가하나..

| 조회수 : 1,069 | 추천수 : 45
작성일 : 2005-12-29 18:32:40
요즘 회원장터를 중심으로 유기농이냐 무농약이냐 이야기들이 무성해서 참고가 될까 하고 글을 올립니다. 저도 유기농인증을 받기위해 3년째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누구보다도 관심도 많고 공부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떤 분이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돈이 많이 든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유기농인증을 받기 위해 돈이 드는것은 아닙니다. 땀과 노력, 시간, 인내, 자발적 가난의 철학적 자세가 필요하지요.
실제로 제가 사는 봉화에 저보다 1년앞서 귀농한 분은 올해 흙살림연구소에서 유기농인증을 받고 오히려 유기농 활성기금으로 3백만원이나 받았습니다.
유기농기증은 과일에만 있는것도 아니고 모든 농산물에 해당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유기농인증을 하는 곳은 한국유기농업협회, 자연농업협회, 흙살림연구소 등 몇군데가 더 있는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퍼 온글은 흙사림연구소 자료실에서 펀 글입니다.
아무쪼록 많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친환경 농산물 어떻게 평가하나?

그럼 이런 친환경농산물을 어떻게 인증하는지를 알아봅시다.
눈으로 봐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뿌렸는지 알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면 알아낼 수 있겠습니까?
냄새를 맡아볼까요? 벌레 먹은 흔적이 있는지 관찰해 볼까요? 맛을 볼까요? 아니면 촉감으로 알아낼까요?
만약 이런 감각으로 알아낼 수 있었다면 인증제도는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선택할 때 감각적인 방법을 훈련시키면 되겠지요. 그런데 그런 감각으로 알아내기에는 오차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좀더 과학적인 방법을 도입해서 ‘인증’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럼 과학적인 방법은 어떤 게 있겠습니까?
뭐니 뭐니 해도 농약검사가 있겠죠? 잔류농약검사는 친환경농산물 인증에서는 참 중요한 절차입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 배추에 농약성분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낼 수도 있고, 재배 중인 유기농 배추를 가져다 분석했을 때 농약성분이 검출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부정한 유통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농약검사가 그 농산물에 농약 성분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내는 데는 유용하게 쓰이지만, 그것을 재배한 농민이 농약을 뿌렸는지 안 뿌렸는지를 알아내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읽는 장치가 아니라 화학적인 반응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를 보여줄 뿐이니까요. 그렇다고 거짓말 탐지기를 인증제도에 도입할 수도 없으니 기계를 가지고 인증을 한다는 것도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이것을 달리 얘기하자면, 기계를 이용한 검사는 농사를 짓고 난 ‘결과’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속담도 있고, 세상만사가 결과가 좋아야 하듯이 제품도 결과 즉 품질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유기농산물은 결과만 중요하게 보지 않습니다. 농약검사를 했는데 농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농약을 안 뿌렸다고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또 농약성분이 검출되었다고 해서 고의로 농약을 뿌린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화학비료에 대한 검사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화학비료도 검사를 통해 그 성분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낼 수 있지만, 검사결과를 가지고 농민이 화학비료를 뿌렸다 안 뿌렸다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쯤 하면 ‘결과’ 만큼 중요한 게 ‘과정’이라는 것을 알겠지요? 그렇습니다. 공산품 인증에서는 최종 생산물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지만, 농산물 인증에서는 최종 생산물뿐만 아니라 생산이력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농민이 농사를 짓는 과정이 일일이 확인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인증심사에서 이것을 확인하는 것은 합격 여부를 결정짓는 데 가장 중요한 절차입니다.

그래서 인증심사원은 생산과정과 최종 생산물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지요. 특히 다음 사항을 주의 깊게 분석해 봅니다.

o 농장에 투입한 자재: 자재의 출처, 사용량, 사용목적, 사용방법, 재고관리
o 생산량과 출하량: 면적 대비 적정 생산량, 출하처, 출하량, 유통 단계의 사슬
o 작업 내역: 농장에서 이루어진 모든 작업들
o 정기적 농장관찰 결과: 농장의 생태적 변화, 병해충 발견 또는 피해 실태, 작물의 상태, 기후 변화
o 농장운영: 방문자, 검사 또는 분석 결과, 교육 또는 학습 내용, 협상 또는 계약 사항, 물품 구입, 회계기록

농민은 이 다섯 가지 사항을 미리 기록을 해 두어야 인증심사원이 역사책을 보듯 영농일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위 사항 중 한 가지라도 제대로 기록하지 않는다면 생산이력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인증받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준비된 농민만이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양심껏 농사를 짓고 영농일지를 열심히 기록하면 인증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유기농업에서 ‘과정’이란 양심과 성실성을 알기위한 것이지요. 모든 사물에는 ‘결과’가 있고 ‘과정’이 있는데, 한 가지 빠진 게 있죠? 바로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즉 ‘과정’과 ‘결과’에 앞서는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에서 ‘원인’은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지요.

농민이 양심껏 성실하게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 해도 농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되는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농업 환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의 힘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의 문제입니다. 농약을 안 뿌렸어도 농약성분이 검출되는 경우를 가끔 경험하게 됩니다. 그 경위를 미리 알고 막아 놓아야 나중에 큰 탈이 안 납니다. 어떤 경위가 있는지 알아볼까요?

o 농약의 비산: 인근 관행 농장에서 뿌린 농약이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경우
o 용수의 범람 또는 유입: 관행 농장(논)의 물이 넘쳐 들어오는 경우
o 기준 미달의 영농자재 사용: 퇴비, 미생물제제와 같이 유기농업용 자재로 알려진 것에 오염물질이 혼입
o 종자와 모종: 농약으로 소독한 씨앗, 일반 육묘장에서 키운 모종, 농약이 첨가된 상토로 육묘
o 장비: 관행농업에 썼던 살포장비를 유기농업에 사용, 관행농업 농장의 오염된 흙이 트랙터 바퀴에 묻어 유입, 관행농업에 썼던 콤바인에 남아 있던 수확물이 혼입
o 시설: 관행농업을 하던 원예 시설물에 농약성분이 숨어 있음
o 토양 속 잔류: 5~10년 전부터 잠복해 있던 농약성분
o 혼입: 유기농산물과 함께 보관하던 일반농산물이 혼입, 물리적 장벽 없이 적재한 농산물이 무너져 서로 섞임

물론 고의로 농약을 사용하는 비양심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유통업자가 돈에 눈이 멀어 일반농산물을 유기농산물로 둔갑시켜 농약검사에서 적발되는 일이 있습니다만, 위에 열거한 8가지 경우는 양심적인 농민의 뜻과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유기농업에 적합한 기본적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것이고, 농민은 먼저 이런 위험 요인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농약이 유입될 우려가 있는데도 방치해 두는 것은 인증의 기본 조건을 지키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즉 농약성분이 검출될 수 있는 ‘원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쯤하면 친환경농산물의 인증시스템이 갖추어진 것 같습니다.
정리해보면 우선 농약과 같은 유해물질이 유입될 수 있는 ‘원인’이 없는지를 관찰, 조사, 분석하여 농장의 기본적인 조건을 심사합니다. 두 번째로 농민이 양심껏 인증기준을 지켜서 성실하게 생산이력을 기록함으로써 ‘과정’을 확인받습니다. 세 번째로 최종생산물을 검사해서 유해물질이 잔류하지 않았는지 ‘결과’를 분석해 봅니다. 이렇게 원인-과정-결과 모두가 안전하다고 평가되면 인증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인증기준이란 이런 모든 사항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이것 외에도 돌려짓기(윤작), 작목반의 민주성과 조직력, 환경오염행위 금지, GMO 금지와 같은 농민들이 지켜야할 인증기준은 아주 많습니다. 인증은 과학적, 합법적, 논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런 사고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농민들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선진국 수준의 인증으로 발전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참 어려운 게 인증입니다. 농민들은 인증을 받는 것이 농사짓는 것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저 농약과 비료만 주지 않고 농사지으면 유기농업이라고 생각하는 농민도 많습니다.
앞으로 농민과 소비자 모두가 농업환경을 함께 발전시키고, 농촌에 관심을 가져야만 인증도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소외된 농촌에 거창한 인증제도를 주입하기 보다는 농업적 인프라와 인적자원,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농업의 발전은 소비자의 관심이 필수입니다



따뿌(따뜻한 뿌리) (delma9)

저는 2003년 봉화 산골에 귀농해서 유기농 고추농사와 콩농사를 지으면서 산야초 효소, 된장을 만들고 약초를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미자 농사도..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텔~
    '05.12.30 12:49 AM

    청일농원만 가끔 기웃대며 친환경 농산물 구경했었는데..공부 많이 됬습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 2. 최미정
    '05.12.30 8:32 AM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농촌,어촌등 좋은 먹거리 생산하시는 분들께 많은 관심과 감사의 맘을 갖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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