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맛을 다 구별하나 싶었어요.
나중에 큐그레이더 자격증 갖고계신 커피점 주인 만나면
소믈리에처럼 커피맛 묘사 해달라고 해봐야 겠어요^^
와인에 대해 그린 만화 <신의 물방울>을 통해 소믈리에에 대한 관심이 커졌었는데요
소믈리에란 다들 아시는 것처럼 포도주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추천하는 직업을 말합니다.
와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이 소믈리에라면, 커피에는 어떤 직업이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바리스타를 떠올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하지만 커피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는 직업은 바로 큐그레이더인데요,
많은 분들께 생소할 만한 큐그레이더의 세계에 대해 알아볼까요~?
커피콩이 커피가 되기까지
사실 우리나라에는 바리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맛 좋은 커피를 만들려고 해도..커피콩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라면?
결코 맛있는 커피가 탄생할 수 없겠죠.
그래서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바로 그 처음! 좋은 커피콩을 골라내는 작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바리스타가 기호에 맞는 커피를 만드는 데 그친다면,큐그레이더는 외국의 커피 농장에 가서 커피콩을 직접 고르는 일부터 커피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까지 참여하는데요~
가령 영화에서 큐그레이더를 '시나리오 작가'라고 한다면, 바리스타는 '연출자'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렇듯 큐그레이더는 커피콩이 커피가 되는 데까지 그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커피제조에 있어서 중요한 직업이랍니다. ^^
큐그레이더의 위대한 멘토
큐그레이더에게 커피의 풍미를 느끼는 법을 가르치는 스승을 ‘큐그레이더 인스트럭터’라고 합니다. ^^
세계적으로 인스트럭터는 20명 정도인데요. 그중에서 1000여명의 큐그레이더를 배출한 인물이 바로 포루투갈의 '마네 알베즈'입니다!
1년에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서 큐그레이더교육과 자격심사를 하고 있는 그는 한국인들의 커피에 대한 열정에 매번 놀란다고 합니다. ㅎㅎㅎ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 산하 ‘커피품질연구소’의 인증을 받아 활동하는 큐그레이더는 세계에서 1100명 가량인데요, 이 가운데 한국인이 300여명 정도나 된다고 하니....
한국이 커피공화국이라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닌가 봅니다..
커피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
큐그레이더의 교육과정은 대부분 도제식으로 진행된답니다^^
자신이 배우고 싶은 인스트럭터를 찾아가 대략 5일 정도를 함께 지내고, 배우면서 동시에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이때, 커피콩을 볶는 로스터링 기술을 비롯해서 커피의 맛과 향, 뒷맛의 여운 등을 구별 비교하는 커핑 테스트, 단맛 짠맛 신맛 등 45가지의 맛을 조합해 미각력을 증진시키는 센서리 기술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또 커피가 가진 특성을 수치화하는 커핑 기술, 3개의 컵에 담겨 있는 커피들 중 다른 한 가지의 커피를 구별하는 트라이앵귤레이션까지.. 이 모든 것을 5일 안에 다 평가하게 되는 것이죠.
5일 내내 커피 향을 맡으며 감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스승이나 제자나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일일 거에요. 웬만큼 커피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겠죠.
제자들은 스승의 커피에 대한 애정까지도 저절로 배우게 될 것 같네요. ㅎㅎㅎ
큐그레이더, 당신이 진정 멀티플레이어
이렇게 깐깐한 테스트를 통과한 큐그레이더는! 커피의 등급을 정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좋은 품질의 원두를 골라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 레시피'를 만드는 게 그들의 주된 임무가 되겠습니다. ^^
게다가 커피 원산지에 가서 좋은 생두를 찾는 것은 물론이고, 생두를 사서 가져오기 위해 흥정을 통해 가격까지 결정한다고 하니 가히 멀티플레이어가 따로 없습니다(!)
큐그레이더 공부를 하는 동안 객관적인 척도로 원두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고,
커피에 대해 전문적인 눈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요새는 자격증 취득에 관계없이 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큐그레이더 공부에 뛰어들고 있다고 하네요~^^
커피를 향으로 마신다?!
큐그레이더의 요건 중 하나가 바로 좋은 향을 선별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왜 커피는 마시는 것인데 향이 중요할까요???
물론 향도 좋아야 한다는 단순한 이유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좀더 과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CBS 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커피를 마시거나 향을 맡을 때 뇌의 유전자와 단백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용 쥐의 수면을 방해해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몇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그룹에게 커피향을 들이 마시게 하고, 향을 맡지 않은 그룹과 비교했더니 커피향을 맡은 그룹의 쥐는 뇌 속에 있는 11가지 유전자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고 하네요. ^^
이들 유전자는 뇌 속에 있는 단백질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산화를 억제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죠.
또 커피를 마신 쥐보다 향만 맡은 쥐의 뇌 속 단백질이 더 빨리 활성화됐는데요~
이는 커피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신체에 작용하는데 커피향을 맡는 것이 카페인을 입으로 섭취하는 것보다 작용 시간이 더 짧기 때문입니다. ㅎㅎㅎ
바로 입대신 코로 커피를 마셔도 뇌가 활성화되고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것이죠.
이에 착안한 것일까요? 레종시리즈에서는 실제 로스팅된 원두를 함유한 '레종카페'라는 커피담배를 출시했습니다. 여기에 헤이즐넛 향을 넣어 보다 풍미를 높여줬다고 하네요^^
연구결과가 맞다면 담배 한 가치로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겠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물론 이런 결과는 제쳐두고라도 레종카페는 그 향과 맛만으로도 충분히 카페와도 같은 효과를 내고 있지만 말이지요~
커피로 관계 맺는 사람들
국내 제 1호 큐그레이더이자, 컵오브엑셀런트(Cup of Excellence)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필훈씨.
5년을 온통 커피에 빠져 산 채 커피 원산지 국가를 찾아다니고, 국제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커피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커피전문점까지 오픈해서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그가 이렇게 사는 이유는 결코 최고의 바리스타, 로스터, 커퍼 자리에 오르기 위함이 아니라고 하네요.
다만 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커피이고 다른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라고요. 그의 말을 듣고 언젠가 책에서 본, ‘한 잔의 커피는 경이롭고 놀라운 관계의 집합체’ 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자격증을 위해 커피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커피에 대해 공부하는 그야말로 진정한 커피 장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