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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자녀 두신 어머님께 질문하고 싶어요.

Aa 조회수 : 744
작성일 : 2025-10-27 01:56:13

이런 경우에 십대 자녀 두신 어머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여학생 하나가 저에게 속상한 일 있었다며 얘기를 했는데... 그 중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어서요.

 

긴 얘기였는데 중요한 부분만 추려 보면, 얼마 전에 엄마랑 큰 다툼이 있었다는 거예요.

저는 보통 이런 경우, 다툼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진 않는데(어른에게 혼날 일이 대부분이지 동등한 말다툼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이때는 왠지 아무 말 안 하고 일단 들어 보았습니다.

 

이 아이가 자기 물건 겉에 뭔가 지저분한 걸 묻은 걸 모르고 그대로 집으로 갖고 들어와 바닥에 놔뒀대요. 거실인지 방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이걸 치우려다, 더러운 게 묻은 걸 본 거죠. 이걸 가지고 자기 물건 하나 제대로 간수 못 하고 더러운 걸 묻히고 다니며 집안에 그걸 갖고 들어왔다고 아이에게 소리를 질렀나 봐요.

 

아이는 그게, 자기가 일부러 묻힌 게 아니고 모르고 묻은 채로 들고 들어왔다는 점, 그냥 닦으면 되는 간단한 더러움이라는 점, 때문에 처음엔 아 미안, 이런 얘길 하다가 엄마가 너무 소리를 질러서(이건 아이 얘기기는 하죠) 
이게 그렇게 중요한 거냐고 반문했대요.

 

그랬더니 엄마가 자기에게 주방에 있던 채소 같은 걸 던지며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고 하네요. 잘 한 것도 없는 게 말대꾸한다고.

 

이 아이도 자기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할 때 그리 순순히 물러서는 타입은 아니라서, 아니 나는 일부러 그런 게 정말 아니고, 더러운 거 갖고 들어와서 미안하긴 한데,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이냐고 그랬대요.

 

(물론 제삼자가 보기엔 이 때 그만 하지... 싶은 면도 있기는 하지만요.)

그랬더니 엄마가 이번에는 큰 반찬통을 던졌는데

문제는 이 반찬통이 날아와 아이에게 혹은 벽에? 부딪치면서 깨졌나 봐요. 다행히 플라스틱이긴 했는데... 내용물을 얘가 다 뒤집어쓰고, 가방이며 침대 침구 등등에 온통 폭탄 맞은 꼴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는 여고생이고 이 얘기를 하며 울었어요. 자기는 엄마를 정말 좋아하지만 이런 건 이해할 수 없다고요.

 

온몸에서 냄새 나는데 학원은 가야 하고, 수습은 해야 하고. 난리도 아니었나 봐요.

자기가 거의 다 수습하고 일단 학원에 가긴 했는데

 

이 아이 생각으론 엄마가 나중에 이성을 좀 되찾은 후엔 나에게 사과하지 않을까, 기대가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왜냐하면 아이 생각으론 엄마가 처음 발단이 된 일의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화를 낸 게 아무리 생각해도 맞거든요.

엄마가 너무했다, 미안하다, 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아서 충격이라고 해요. 

 

저에게 속얘기를 하고도 싶었겠으나... 단지 답답함을 털어놓는 것만이 아니라 뭔가 답을 구하는 것도 같던 이 아이의 얘기를 듣고, 저는 대답을 몇 가지 하긴 했어요.

 

그리고 제 대답과는 별개로, 다른 분들은 대체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해서 글을 올려 봅니다. 저는 이 아이의 입장이 잘 이해가 갔고,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방에 서 있다가 방안으로 날아든 반찬통에서 온통 반찬을 뒤집어쓴 그 아이는 얼마나 모욕적이었을까요.

 

야단칠 때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데... 이런, 모욕감 주기, 같은 게 그런 종류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어쩌면 제가 십대 애를 키워 보지 않아서 그 애들이 부모의 어떤 부분을 건드려 폭발시키는지 모를 수도 있겠죠.

 

그래서 글 써 봤어요.

혹시 그 어머님이 보실까 봐 글을 지울 수도 있어서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댓글 주시면, 그냥 홀랑 지우지 않고 여러 번 읽고 생각해 볼 테니

중고등학교 여학생 키우시는 부모님 계시면 뭔가 얘기를 좀 부탁드려요. 이런 경우, 엄마는 정말 딸에게 사과 한 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엄마가 너무 흥분해서 미안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IP : 223.38.xxx.4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ㅁ
    '25.10.27 2:05 AM (210.178.xxx.73)

    저도 아이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요, 상식적인 상황이라면 처음 그 물건을 보고 화가 났더라도 설명을 들은 뒤엔 “다음엔 좀더 주의해 상펴라” 정도로 마무리했을 일이다 싶고요( 학생이 같은 실수를 매우 자주했던 상황이라거나, 다른 원인으로 어머니와 관계가 틀어진 상황이었나 싶을만큼, 만약 그렇다해도 납득되진 않지만, 이례적인 분노 표출로 느껴져요)

  • 2. ㅁㅁㅁ
    '25.10.27 2:08 AM (210.178.xxx.73)

    그런데 그런 미숙한 어른일수록 자신의 잘못을 인지해 사과하는 성숙한 행동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그 일로 학생이 상처받았을텐데 그 상처의 회복에 반드시 가해자의 사과가 필요하진 않을 수 있어요 누구에게든 이해받고 위로받음으로 잘 극복하길요

  • 3. 오히려
    '25.10.27 2:08 AM (124.216.xxx.79)

    이 글을 읽으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아이가 이성적이네요.
    엄마가 평소 성정이 다혈질적인 면이 있거나
    아니면 갱년기 증상 같기도 해요.
    엄마가 사과해야 할건 맞다고 봐요.

  • 4. ..
    '25.10.27 2:15 AM (220.118.xxx.37) - 삭제된댓글

    소리를 지르며 야단쳐본 적 없어요. 그냥 문제 중심으로 대처하죠. 가령, 20대 아들 아이가 3주전 수건 사용 후 전용건조대에 펼쳐서 걸어놔라(곰팡이 방지), 양말 거꾸로 벗지 말고 뒤집어놔라. 이 두 가지 지침을 각각 저와 남편에게 받았어요.
    ㅎㅎ 삼일 후부터 당연히 안 하죠. 남편이 두 번 저에게 흉을 보더군요. 이 경우 그냥 놔둡니다.
    수건 펼쳐 걸어 놓는 것만 조금 전에 아이에게 다시 당부했어요. 젖은 수건에 곰팡이가 피면 이건 좀 돌이키기가 어렵다. 이후 다른 옷들에서도 냄새나기 쉽다. 그랬더니 아이가 그러더군요. 자취하는 친구들한테 냄새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 걔가 세탁을 안 하는 게 아니고 젖은 빨래에서 곰팡이가 생겨서 그런 걸 거다. 그랬죠. 아이는 납득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잘 걸을 거라 기대해요.
    양말은... 뒤집어서 그냥 세탁하고 그냥 서랍에 넣어둡니다. 자기가 뒤집어서 신겠죠.

    아이가 여섯 살만 되어도 반찬통 깨져서 뒤집어 쓴 거 잊기 어렵지 않나요. 고등학생 아이에게 대체 왜 그런대요. 모욕은 안 잊히죠

  • 5. ..
    '25.10.27 2:21 AM (220.118.xxx.37) - 삭제된댓글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엄마는 평소 그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절대로요.
    절대라는 표현이 그 학생에게는 미안하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 6. 아이고
    '25.10.27 2:47 AM (125.178.xxx.170)

    물건 던지는 건 폭력인데
    그 엄마가 100% 잘못한 거죠.
    거기다 그게 뭐이 그리 화나는 일이라고
    소리소리 질렀다니 거참.

    그런 성격이 변할 리 없으니
    아이가 안 됐어요.
    그래도 엄마 안 닮고 성품이 차분하니 좋아 보이네요.
    엄마가 잘못한 거라고 분명하게 얘기해야죠.

    그러나 엄마가 변할 리 없으니
    애는 속으로 삭히며 살다가 빨리 독립하고파 하겠죠.

  • 7. 그게
    '25.10.27 2:56 AM (70.106.xxx.95)

    엄마가 혹시 갱년기인가 싶기도요
    안그러던 엄마가 난폭해진건지
    원래 맨날 저러던 엄마면요 눈물도 안나요. 그게 일상이었거든요
    근데 안그러던 엄마가 저러면 충격이겠죠
    여자들 오십즈음에 갱년기 되면 성질이 난폭해지는 경우 많은데
    사춘기랑 갱년기랑 싸우면 갱년기가 이긴다고.
    애한테 엄마욕을 해주거나 할수도없고 그냥 엄마라고 다 완벽하진 않다고 엄마도 아마 호르몬때문에 감정기복이 생길수있으니 어지간하면 너무 같이 있거나 부딪치지 말라 정도밖엔.

  • 8. 습관의 문제
    '25.10.27 3:00 AM (220.118.xxx.37) - 삭제된댓글

    저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제 성질을 부리는 방식이 달라요. 아이들에게는 거의 큰 소리도 안 냅니다. 조용히 말하고, 잔소리를 많이 하지도 않고, 이성적으로 자애롭게 대하는 편이예요. 그런데, 남편에게는 좀 성질을 부려요. 특히 제가 피곤할 때 부엌일 함께 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편이예요. 가령, 남편은 다른 데는 굉장히 깔끔한데 행주를 더럽게 써요. 행주로 싱크대 상판도 닦는 식인거죠. 빨면 어차피 같다는 거고, 저는 용도가 다르다는 거죠. 이런 건 영원한 평행선 같은 것이더군요. 그러니 평소에는 못본 척하고 무시하다가 제가 피곤하면 성질을 내며 지랄을 하는 거죠. 그러면 남편이 대응을 안 하는데, 나중에 그래요. 너무 싫다고.... 자기 없을 때 애들한테 그러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전 애들에게는 절대 그러지 않거든요. 이 포인트가 중요한데.. 이게 습관인지라 남편에게도 그러지 말아야지 해도, 제가 피곤하면 그 소리지르며 잔소리하는 행동이 쉽게 나옵니다. 가족이라도 평소 선을 지키고, 그 선을 아예 안 넘는 게 중요하구나 절감하는 부분이죠.
    그 어머니는 아이에게 평소 습관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자기도 민망하니까 속으로는 후회했을지 모르나, 아이에게 사과하거나 그러지도 않는 거죠. 이 경우, 따님이 대놓고 나는 너무 충격받았다, 엄마가 사과하면 좋겠다고 요구하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제가 아이들이 자라니까 아이들 눈치를 보게 되더라구요. 한 아이는 자기 맘에 안 들면 눈살을 약간 찌푸리는데 제가 그걸 캐치하고 나니 이후에는 그 표정을 살피게 되더라구요. 사람이라는 게 오고가는 상호작용이 분명 있는 거죠.

  • 9. 10대
    '25.10.27 3:57 AM (107.127.xxx.47)


    엄마가 돌았나요???
    이 사건만으론 애가 뭘 잘못했나싶은데요? 아무리 갱년기여도요 무슨 채소를 던지고 반찬통을 던지고
    세상에 그 반찬이 아이에게 쏟아졌다뇨 ㅠ

    사춘기라고 애가 엄마한테 필통 던져도 되나요

    전 너무 트라우마 생길거같아요
    저 십대 아이 키워요
    저희 친정엄마도 잘 윽박지르고 짜증잘냈거든요
    사는게 힘들었다 하는데 솔직히 일하는 아줌마 매일오고 전업에 애들 교육 신경도 안썼어요 -.-;
    본인성정이 예민하고 자기 중심적이라 그러죠

    저도 엄청 부족한 엄마지만
    글속의 엄마는 심각하네요
    무조건 사과해야죠 뭡니까
    아이도 인격체인데요

  • 10. 와아
    '25.10.27 4:44 AM (211.234.xxx.172)

    가방에 더러운거 모르고 묻혀왔다고
    뭐집어던지는 엄마가 어딨나요
    분노조절장애죠 사과가 운제가 아니라 다시는 안그러겠다 약속하고
    치료받아야죠

  • 11. 하..
    '25.10.27 5:00 AM (211.243.xxx.228)

    그건 촉발한 트리거일 뿐이고 이면에 엄마에게 다른 문제가 있었겠죠.(갱년기나 강박, 불안, 분노 등등) 그런 엄마였다면 아이가 진즉에 체념했을텐데 상처가 되었다는 건 최근 문제인 듯 하네요. 아이가 많이 놀라고 속상했겠어요.. 사랑하는 딸에게 고작 그런 문제로 주체할 수 없이 화를 낸 엄마도 안타깝네요. 도움이 필요한 듯 합니다.

  • 12. ㅇㅇ
    '25.10.27 5:13 AM (116.33.xxx.224)

    엄마보다 아이가 더 성숙하구만요
    흥분해서ㅜ그랬던것 같은데 사과는 했어야죠..
    아 자식 키우기가..
    예전에 우리 클 때만해도 부모가 자식한테 사과하는건 있지도 않은 일이었는데 세상이 달라졌는데 그 부모는 여전히 예전사람이네요

  • 13. ...
    '25.10.27 5:17 AM (219.251.xxx.190)

    엄마가 나쁜 행동을 한 게 맞아요

    그런데 원래 안 그러던 엄마라면
    근래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수도 있어요
    엄마가 감당하기 힘든 불안하거나 분노가 있을 수 있어요
    경제적 위기, 혹은 배우자의 외도같은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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