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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모든 권위에 순종하여라 (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도 기억하면 좋을 12가지)

| 조회수 : 2,820 | 추천수 : 146
작성일 : 2010-01-13 13:34:51
언젠가 제일 큰언니인 스테파니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동생들이 내 말을 아무도 안 들어요! 내가 언닌데 모든 걸 다 자기들 맘대로만 하려고 해요! 어떻게 해야 되나요?"
그때가 아마도 스테파니가 1학년 정도 되었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조그만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서해결책을 찾으려고 고심하는 게 너무다 귀엽고 우스워서 슬며시 돌아서서 웃었다.
그래도 분이 안풀리는지 동생들에게 다시 가서 소리를 지르면서 야단을 치는 부분은 거의 하이라이트였다.
"야! 너희들 정말 이렇게 언니 말 안듣고 장난감 치우는 걸 안도와줄거야? 내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어?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한다고 그랬잖아!"
엄마가 쓰는 어휘 그대로 억양까지 본따서 동생들을 야단치는 걸 보면서 엄마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깨달았다.


그때 엄마가 스테파니에게 해주었던 충고는 그 후로도 너희들이 크고 작은 분쟁에 휘말릴 때마다 반복되었던 내용일 것이다.
큰 언니가 엄마 아빠에게 하는 그대로 둘째가 큰 언니의 말을 들을 것이고, 둘째가 하는 그대로 셋째도 배울 것이고, 막내는 모든 것을 종합해서 배울 것이라고 엄마는 늘 말해왔었다.
그리고 너희들이 집안에서 권위에 순종하는 것이 결국에는 넓은 세상에 나갔을 때에 주어진 권위에 순종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애기도 아마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위에 누군가가 있는 게 싫게 마련이다.
누군가가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제한하고 조종한다는 생각이 들 때처럼 싫은 순간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군가가 부모일 수도 있고 손위의 형제 자매일 수도 있고, 사회에 나가서 만나는 직장 상사일 수도 있고, 학교 선생님일 수도 있고 선배일 수도 있다.
그 대상이 누구든지 누군가의 지배를 받는 일은 늘 유쾌하게 여겨지지만은 않는 일이 분명하다.
앞서 엄마가 남편의 권위에 순종하라고 누누히 말했지만 남편의 권위에 순종하는 일도 사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란다.
그러나 엄마가 인생의 선배로서 분명히 얘기해줄 수 있는 것은 권위에 순종할 줄 아는 사람은 큰 사람이라는 것이다.
열등감이 많고 남과의 비교의식이 강하고 인정중독이 있는 사람들일수록 권위에 순종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가 어려웠던 사람일수록 사회에 나가서 권위에 머리 숙이는 일이 더욱 힘들다고 한다.
부모의 영향이 결국 자식의 삶 전체를 지배한다는 너무나 당연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까지 한 얘기이지.
엄마는 너희들에게 어떤 본을 보여주었을까.
어떤 모습을 부지불식간에 가르쳐주고 있을까.
엄마의 부족함을 통해 너희들이 세상을 왜곡해서 보게 되지는 않을까.
순간 순간 생각하면 정말 정신이 번쩍 들고 자세마저 고쳐 앉고 싶을 만한 얘기이다.

사랑하는 딸들아,
권위에 순종한다는 것은 꼭 권위자가 존경을 받을만한 대상일 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여라.
존경받을만한 일을 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일과 사랑받을만한 일을 하는 사람을 사랑해주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란다.
그러나 부족한 상사일지라도 성심껏 보좌하고 그의 권위를 존중해준다는 것은 사람들이 쉽사리 해내지 못할 일이란다.
그러나 엄마는 너희들이 그런 사람들로 자라주길 바라고 또 바란다.
엄마도 권위에 대한 순종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어린시절을 보냈단다.
말과 행동이 대체로 일치하지 않는 부모를 보면서 자라는 것은 세상의 모든 어린 자식들에게는 아주 힘든 일일 것이다.
그렇게 자란 엄마가 미국 생활 10년 만에 몇 년 전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서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많은 갈등을 겪었다.
그 이전에는 아빠와 함께 사업체를 운영했으니 누군가가 나의 상사인 것이 아니라 사업주의 입장으로 일해왔는데, 고용인으로 일하게 되니 나에게 갑자기 상사가 생긴 것이었다.
엄마의 상사들이 외국인들이라서 문화가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사사건건 회사의 중요 사안들을 결정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갈등을 겪었는지 모른다.
당시에 엄마가 다니던 회사는 영국인, 미국인, 그리고 캐나다인들이 공동으로 투자를 해서 설립한 주식회사였는데, 엄마가 유일하게 한국에 상주하는 임원이엇다.
사주들이 한번씩 한국에 와서 이런 저런 회의를 할 때마다 우리는 얼마나 길고 깊게 언쟁을 벌였던지 지금도 돌아보면 얼굴이 뜨거울만큼 엄마의 인격의 미성숙함을 철저하게 보여주었던 시간들이었다.
당시에 엄마 마음에는 엄마의 생각이 가장 올바른 생각이었고, 그들은 한국 실정을 모르는 외국인들로서 자칫 잘못하면 자기들의 이익 추구에만 급급한 투자자들로만 여겨지기 십상이었다.
투자자는 당연히 이익에 관심이 많개 마련이고 엄마의 할 일은 그저 성실하게 이익 추구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엇는데 엄마는 의협심에 사로잡혀서 그외의 문제들도 다 걸고 넘어지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엄마는 열국 투사라도 된 양 사주들과 사사건건 부딪치곤 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면서 회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결국 더 참지 못하고 엄마는 회사를 나오게 되었고 우리 가족들은 미국으로 돌아오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지금도 엄마가 주장했던 재정의 투명성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세월이 가면서 나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방법이 언쟁 외에도 참으로 다양한 다른 방법들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저 무조건 밀어부치는 불도저 식의 논리가 아니라 부드러움을 지닌 타협에 엄마는 미숙햇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권위자에게 순종하겠다는 마음보다는 그들이 옳지 않다고 여겨질 때에는 순종할 수 없다는 잘못된 논리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 돌아와서 엄마가 다시 일하게 된 곳이 가정폭력희생자들을 위한 비영리재단이었다.
그동안 일해왔던 하이테크 분야를 떠나 사회복지의 영역으로 가서 첫 발을 내디딘 감격도 잠시이고 완벽주의자인 엄마의 눈에는 또다시 갖은 부조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철자법이 틀리는 직속 상사는 물론이고 출근시간을 하루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동료들도 엄마의 눈에는 한동안 가시처럼 보였다.
조직 전체가 융통성을 넘어서서 무질서의 조합체처럼 보여지고 숫자를 계산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데 누구도 그것을 문제삼거나 고민하지 않는 그 조직은 그동안 엄마가 일해왔던 상업적 성격의 조직들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다른 분야에서의 경력은 많았지만 이 분야에서는 햇병아리인 엄마가 감히 뭐라고 반기를 들 분위기도 아니었으니 벙어리 냉가슴을 앓으면서 혼자서 꼬장꼬장한 성격을 뿜으면서 일을 했다.
그런데 하루 하루 시간이 갈수록 엄마가 새록새록 느끼는 게 있었다.
그렇게 무질서해보이고, 경제 관념이라고는 털끝만치도 없어보이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으로 일하던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매사에 정확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을 끝내야만 직성이 풀리던 엄마와 달리 엄마의 상사나 동료들은 정반대의 업무방식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똑같이 있는 것이 엄마에게는 없는 것이 있었다.
인간 전체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긍휼한 마음, 어려움을 겪는 가정폭력희생자들이 찾아왔을 때에는 아무리 말도 안되는 것같은 얘기를 해도 한결같은 태도로 그들을 믿어주고 받아주는 무한한 포용...
엄마는 인간 전체를 따뜻하게 보는 사람도 아니었고, 더더욱 남에게 긍휼함이 넘치기보다는 내 가족과 나자신의 안녕을 찾기에도 분주한 사람이었고, 그리고 아무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도 만날 때마다 늘 똑같은 답답한 얘기를 펼쳐놓는 사람들과 같이 얘기를 하는 것이 그야말로 고문처럼 여겨지던 순간도 아주 많았다.
그런데 나의 동료들은 그들의 민망함도 배려해줄 줄 알았고, 그들이 그간의 험한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고비를 지나왔기에 그토록 논리없는 얘기를 늘어놓을 수 밖에 없는지를 알고 품어줄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가정폭력에 오랜 시간 희생되었던 사람들일수록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기도 어렵고, 따라서 그들의 얘기는 하나도 논리가 맞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어떤 경우에는 양파의 껍질을 까듯이 만날 때마다 아주 조금씩만 자신을 드러내놓기에 도대체 그 이야기의 결말이 무언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엄마는 조금씩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던 순간에 그들은 조금은 무질서하지만, 조금은 어눌하지만, 그리고 체계는 없어보이지만 마음 하나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감싸안을 줄 아는 사람들이었음을 엄마는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다소 무계획적이라고 해도,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엄마의 존경을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엄마는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된 늦깍이였던 것이다.

사람의 겉보습만 보고서 그의 권위가 어떤지를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라.
너희들의 눈에 비춰지기에는 한없이 모자라고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일지라도 그가 권위의 자리에 앉아있는 동안에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그를 돕는 사람이 되어라.
그가 추구하는 것이 불법과 악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서라면 그의 오른팔이 될 각오로 충성스러운 종이 되어주어라.

뒤늦게 깨달은 엄마의 상사의 아름다은 모습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엄마는 그 후 그분을 열심히 보좌해서 엄마가 맡은 프로그램을 이 도시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키웠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엄마의 상사는 엄마가 하나씩 이루어갈 때마다 진심으로 격려해주고 축하해주면서 아름다운 수직관계를 이루어갔다.
지금은 그곳에서 나와 비슷한 분야의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언제든 엄마가 회의 참석때문에 찾아가면 얼마나 기쁘게 반겨주는지 모른단다.
엄마는 그분을 만날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한국에서 그랬듯이 엄마가 그분에게도 나의 주장만 관철시키려하고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상사의 단점만 보고 비판하는 태도를 계속 유지했다면 지금의 엄마는 없었을 것이다.
난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된사람이 되어야 한단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하고 똑똑해도 질서에 순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집 안에서나 집 밖에서나 남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다.
다른 말로 한다면 매사에 너무 옳은 사람이 되지 말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악을 예방하고 불의에 항거하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옳은 의견이 있어도 그 의견으로 인해 너희들의 권위자를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보아라.

모든 권위에 반드시 순종하여라.
어려서는 부모에게 순종하듯이 커서는 세상의 권위에 순종하고 성실하게 보좌하여라.
너무나 고리타분한 애기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개혁되어도 변함없는 진리임을 잊지 말아라.
미국의 어느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다소 생뚱맞게 들리기도 하지만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반드시 물어본다고 한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자녀들이 사회생활에서 넘어지기 쉽다는 이론을 깊이 공감한 사장이 직원을 뽑을 때 질서에 순응할 줄 아는 사람을 뽑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 얘기를 전해듣고 부모의 권위를 그다지 인정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미국이지만 속으로 들어가보면 한국보다 더욱 보수적인 미국인다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에게 순종해다오.
부족함이 보일 때에도 엄마 아빠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너희들이 받을 축복을 위해서 순종해주면 좋겠다.
때로는 공감하기 어렵고 동의할 수 없는 규칙들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종해준다면 그것이 훌륭한 발판이 되어 너희들의 청장년기가 참으로 수월해질 거라고 엄마는 믿는다.
날마다 너희들의 마음이 순종이 수월한 마음이 되길 기도하마.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명씨
    '10.1.13 11:33 PM

    댓글달려고 방금 회원가입까지 했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 글은 제가 동경미님 딸이 된 것처럼 감정이입하면서 읽었습니다. 제 한심했던 직장생활 10년이 저절로 되돌아봐지는군요. 저한테도 동경미님같은 현명한 이모 한명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따님들은 전생에 무슨 나라를 구했길래 저렇게 좋은 엄마를 만난 것인지...ㅋㅋ 건강하세요!

  • 2. asfreeaswind
    '10.1.14 9:49 PM

    저도 아이에게 선생님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직한것.. 반갑네요..
    순종, 정직, 근면===저희가정모토입니다.

  • 3. 동경미
    '10.1.15 1:48 AM

    무명씨님,
    댓글땜에 회원가입까지 하셨다니 더 감사하네요^^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권위에 대해 생각하게 될 일도 많고 또 회의를 느낄 기회도 많지요.
    저는 한국에서도 일을 했고 미국에서도 늘 일을 해왔는데 아직도 쉽지 않은 문제에요.
    치기어리게 늘 반항하고 조목조목 잘 따지던 저의 젊은 날도 돌아보게 되고요.
    우리 아이들은 저보다 훨씬 현명하게 잘 헤쳐나가야 할텐데요.
    좋은 엄마라니 과찬이세요.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실수하고 넘어지는 걸 아주 많이 보고 자라면서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asfreeaswind님,
    선생님께 순종하는 것 참 중요하지요.
    저도 때로 선생님이 좀 부족하다 싶어도 절대로 아이가 듣는 데서는 선생님의 험담을 하지 않아요.
    선생님이 꼭 다 옳아서가 아니라 선생님의 부족함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각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서요.
    부족한 사람도 권위에 오르는 자리에 오르는 게 현실이고, 무엇보다도 세상에 부족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내가 권위의 자리에 있을 때 남들이 나를 따라주길 바란다면 나도 권위에 순종하고 내가 할 일은 다하면서 비판도 해야 한다고 가르치지요.
    순종, 정직, 근면...정말 좋은 모토네요^^
    저희 집은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라 였는데 좀 덧붙여야겟네요^^

  • 4. 뚝섬 아줌마
    '10.1.15 3:38 PM

    저도 한동안 글이 없어서 많이 궁금 했어요~~^^ 순종,,,요즘 기도 제목중 하나가 남편에게 순종하게 해주세요 랍니다.......ㅎㅎㅎㅎㅎ 남편에게 순종 하기..쉬운것 같은데...참 많은 인내를 욕구하네요.. 동경미님 새해에도 은혜가 넘치시는 한해가 되시길 바랄게요^^..

  • 5. 이안보배맘
    '10.1.16 1:46 AM

    오늘 처음 봤는데요,, 글 찾아 읽을께요.
    전 1년 휴직내고 아기들 돌보는 중인데, 휴직전 상사에게 순종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직장복귀하기 싫은 어뭉이어라~
    제가 딱 윗글에서 그려진 인물과 비슷한 성향(아버지와의 관계가 안 좋고, '반항심'을 힘?으로 직장생활 13년째^^)이라 공감백배했어요.
    새해도 되었는데 제 자녀들보다 저야말로 좀 순종적으로, 진심으로 상사를 보좌하여 좀 편안한 삶을 살기를 희망합니당^^;

  • 6. 오아시스
    '10.1.16 9:50 AM

    동경미님, 많이 기다렸어요. 목말라 기다린 단비처럼 제 마음을 흡족히 적셔주시네요.
    ESTJ 스타일이 강한 제가 ESFP, INFP인 두딸을 키우는데 많이 힘들어 상담도 다니고
    교육학, 심리학책을 독학하고 마음을 비우려 노력합니다.
    우연히 알게된 동경미님의 글을 모두 찾아 읽으며 매일 기다립니다.
    잔잔히 써 내려간 글중에 공감하고, 많이 배웁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7. 동경미
    '10.1.16 2:23 PM

    greysnow님,
    새해가 되면서 회사에 제 일이 많아져서 요즘 무척 바빴어요.
    눈코 뜰 새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1월이네요.
    기다려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뚝섬아줌마님,
    저도 사실 순종 중에 남편에게 순종이 참 어렵더라구요^^
    그런데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남에게는 하면서 왜 내게 소중한 사람에게는 더 안되나 하는 미안한 마음도 생기고 그러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기도합니다.

    이안보배님,
    아무래도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들의 순종 성향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지요.
    저도 아버지와 많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그 덕분에 순종 훈련을 다 늙어서 톡톡히 치루었지요^^
    저의 아픈 경험에서 보니까 빨리 내려놓을수록 나에게도 나를 보고 자라는 내 아이들에게도 좋답니다.

    오아시스님,
    저는 ISTJ이고 저희 남편은 ENFP 이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ISTJ, ENFP, INFP, ESTJ 인데 SJ 인 사람들이 FP인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줄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저는 감정이 좀 드라이한 편이고 논리에 맞지 않으면 답답해하는 스타일인데 F나 P인 사람들은 저같은 기질을 매우 답답하게 여기거나 너무 냉정하게 여기고 자신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해주지 못하는 것때문에 상처를 쉽게 받거든요.
    남편을 보면서 또 저를 보면서 아이들의 성향을 이해하려고 애를 많이 쓰긴 했는데 그래도 기질이 같은 아이도 때로는 힘들고, 기질이 다른 아이도 힘들고...다 힘들더군요^^
    엄마가 SJ이신데 따님들이 FP라면 아이들이 볼 때에는 엄마가 매우 엄하고 융통성이 없게 느껴질 수도 있고, 엄마 마음에는 아이들이 너무 산만해보이거나 정신없어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요즘 우리 집 십대 딸들 셋과 초등학생 하나를 보면서 제가 날마다 깨닫고 되뇌이는 것은 모든 기질이 다 옳다는 것이에요.
    어느 기질이 더 좋고 못나고 한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다 이유가 잇어서 그 기질을 타고 난 것이고 그 이유는 좋은 이유인 거고요.
    예전에 젊어서는 저도 FP를 보면 (저희 남편^^)너무나 어수선한 것에 화도 나고 엉떵하고 즉흥적인 것에도 불만이 생기고 했는데, 요새는 융통성과 포용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따뜻한 마음이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따님들도 엄마도 서로 다른 기질이라도 아름다운 열매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 8. sugar
    '10.1.18 2:23 AM

    저희 어머니는 어릴때부터 아버지가 벗어 놓은 양말을 넘어가기라도 하면 일갈을 하셨어요. 그 영향인지 지금 팔순을 바라보는 친정 아버지가 가끔 서운하게 하셔도 그다지 반발심은 생기질 않는 것 같아요.
    저도 권위를 인정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남편의 권위를 인정하고 순종하는는 것이 제일 어려운 일 중 하나라는 데에 동감해요. 하지만 동경미님의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이 콕 박히네요.
    저도 많이 궁금했어요. 기다렸고요.
    벌써 공부를 시작하셔서 그리 바쁘신가 하고요.
    그래서 동경미님 블로그 가서 읽고 다녔어요.
    다시 여기에서 뵈니 반갑고 그동안 당연하게 누워서 넙죽넙죽 글을 받아 먹기만 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저는 연말과 연초의 부산함을 가라앉히고 다음주부터는 이제 자신을 들여다 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 9. 보리
    '10.1.18 11:31 AM

    동경미님의 글이 안보인다고 목 빼고 기다리던 사람, 여기도 있어요~
    회사일로 바쁘셨구나...
    요즘 제가 후회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둘째에게 언니한테 더 순종하게 가르치지 못한 거랍니다. 동생이 말을 잘 듣게 하려면 큰애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식이었죠.
    어떤 이유도 핑계도 대지 말고 무조건 권위에 순종해라! 그것은 권위를 가진 사람을 위해서도 아니고, 바로 네가 받을 축복을 위해서라고...

  • 10. 동경미
    '10.1.21 4:38 PM

    sugar님,
    오랜만이지요?
    저도 궁금하던 차에요^^
    남편이 사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고 앞으로도 내 곁에 가장 가까운 사람인데, 존중해주기가 어려운 게 보편적인가봐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배하려는 마음이 많아서인지도 모르겠어요.

    요즘 회사도 바쁘고, 학교도 입학 전형기간이에요.
    당초에 생각했던 곳보다 조금 높여서 원서를 넣느라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네요^^

    잘 안되면 재수해야지요, 뭐 ㅎㅎㅎ
    젊어서 안해본 재수 나이 들어할지도 모르겠어요.

    보리님,
    오랜 만에 오니 기다리셨다는 분들도 계시고 너무 황송하네요^^
    언니에게 순종하는 것도 사실 참 어려운 일인 게, 그 나이 때 아이들이 뭐 그다지 동생에게 본이 되기가 어렵잖아요.
    저도 큰 애 어렸을 때 그런 야단 많이 쳤는데 돌아보면 언니나 동생이나 (더구나 두 살 터울 밖에 안나는 저희 아이들은 더 그렇지요) 거기서 거기이고 서로 애기인데 뭐 그리 노력할 게 있었을까 싶어서 큰 애한테 많이 미안했어요.
    순종할만한 사람이라서 순종하는 게 아니라 나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가르쳤어야하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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