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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주이와 진이...(1) - 수만자와 진서추 -

| 조회수 : 4,162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0-09 13:54:18

 
저의 두 딸아이,
주이와 진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저와 아내는 대학교수나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 직업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육아에 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도 아닙니다.
 
결혼은 단칸 전세방에서 시작 하였고 아내는 전업 주부, 저는 평범한 회사원 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늘 어려웠으며 IMF 시절 회사를 나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도 겪었습니다.
 
큰아이 주이가 중학교를 마칠 무렵부터 아내와 함께 식당을 시작 하였습니다.
장사의 경험이 없었던지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치르며 힘들게 장사를 하다가
최근에 10여 년간 저와 아내가 온 몸으로 매달렸던 식당업을 끝냈습니다.
상처밖에 남지 않았지만 요즈음 정말 모처럼 느껴보는 평화로운 시간입니다.
 
아이들은 저와 아내에게 늘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들도 아이들이 있었기에
힘든 것을 오히려 즐거움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얼핏 자식자랑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와 아이들의 지난 이야기를 함으로써
저와 같은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아이는 바르게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웃에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모든 가정의 상황이 다르고 아이들의 상태가 다르므로 제가 아이들에게 한 것이 절대로
정답은 아니고 그냥 참고 하시라 미리 말씀드립니다.
 
------------------------
 
 
 
큰아이(주이)는 지난 봄 대학을 졸업하여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직하여 다니고 있고,
작은아이(진이)는 대학 3학년(쯤) 되었기에 이젠 아이들에게 잔손이 가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한마디로 거의 다 키웠지요. ^^
 
 
먼저 진이의 지난 학기 성적을 말씀드리지요. (죄송... ^^;;)
전 과목 A+, 평점 4.5 만점에 4.5 .
지난 학기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대학 입학 후 4번의 학기 중 3번의 성적 평점이 4.5 이었고
한 학기만 두 과목 A를 받는 바람에 4.35 받았지요.  그래서 지금까지의 평점은 4.46입니다.
그렇다고 진이가 성적 장학금을 받기 위해 아등바등 공부 하는 건 아니랍니다.
어차피 입학 할 때 4년 전액 장학금을 보장 받고 입학 하였기에 장학금에 연연하지는 않지요.
 
이것만 보면 진이가 공부를 무지막지하게 하는 것 같지요?
그리고 제가 공부하라고 엄청 닦달한다고 생각 하실지도...?
 
하지만 둘 다 아니랍니다.
진이는 공부를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하지 않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어쩌면 다른 아이들 보다 적게 할 겁니다.
평소엔 수업 중 교수님이 내준 과제물 정도만 하고 시험 때도 밤새우는 법 없이 
그냥 한번 훑어보는 정도만 하는 것 같더군요.
 
저 역시 한 번도 공부 하라고 말 하는 경우는 없고요.
그럼 진이가 천재…….??
물론, 진이 듣기 좋으라고 '우리 진이 천재인가보다.' 라고 칭찬은 하지만 천재는 아니지요. ^^
 
그럼 어떻게 해서 저런 성적이 나오는 걸까요?
 
제 생각엔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첫째, 기본이 잘 갖추어져있고
둘째, 집중력이 남들보다 조금 높은 것이 이유인 듯 합니다.
'집중력'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기본'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기본이 잘 다져있다는 것은 대학 이전에 배운 것들 다시 말해
고등학교 때 배운 것을 충분히 습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이는 특히 수학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 입학 수능에서 보통 아이들이 가장 점수 받기 어려운 수학을 만점 받았을 정도로
수학을 잘합니다. 수능 전 전국 모의고사 때도 수학은 거의 늘 만점이었지요.
그래서 진이 별명 중에 하나가 수만자(수학 만점 받은 자)랍니다. ㅋㅋ
 
그렇다면 진이가 수학을 어떻게 그리 잘하게 된 걸까요?
원래 수학을 잘 하는 체질이라 그럴까요?
 
진이가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초 어느 날,
학교를 다녀온 아이의 안색이 많이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이유를 물어보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오늘 학교에서 대학입시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진이의 성적으로는 서울에 있는 대학 못 간다고 했답니다.
 
아마 선생님이 공부 열심히 하라는 자극을 주려고 조금 엄포를 놓은 모양인데
거기에 크게 상심했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했을까요?
 
 
여기서 잠시 큰아이(주이)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주이가 중학교 3학년 때 식당(설렁탕 전문점)을 시작하느라 아이에 대한 보살핌은
거의 없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어떻게 가는 건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주이가 하는 말이 담임선생님이 외고를 가면 어떻겠느냐고 했다더군요.
 
그때만 해도 외고가 뭔지, 어떻게 가는 건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원서 접수 마감 날
주이가 담임선생님의 도움으로 ㅇㅇ외고에 원서를 내고 합격 했습니다.
그때서야 뒤늦게 외고에 진학하는 것이 대단한 일 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얼마나 기분이 좋던 지요. ^^
 
안 그래도 장사하느라 아이 돌볼 시간이 없어 걱정이었는데,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여러 가지 좋은 교육을 어련히 알아서 잘 시켜 줄 테니까요.
학교만 턱~ 믿고 있으면 좋은 대학 가는 것을 문제가 아닐 거라는 믿음에 한시름 놓고 지냈답니다.
 
그.런.데....
웬걸....
그로부터 1년, 2년이 지나고 주이가 고3이 되어 수능을 몇 달 앞두었을 즈음.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일반고도 아니고 수업료 엄청 비싼 외고, 허리띠 졸라매며 보냈는데…….
그런 외고만 가면 학교에서 알아서 주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착착 교육시켜줄 줄 알았던 것이
큰 착각이었습니다.
 
수업은 그냥 평범한 일반고와 다를 바 없었고 어느 면에선 오히려 더 질 낮은 수업이었더군요.
외고라는 것만 믿고 과외니 학원이니 보낸 적 없이 지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아이들은
방과 후에 학원이며 과외며 많이들 다녔다는걸 알았어요.
학교만 믿고 있었던 저의 안일함을 탓 할 수밖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후회 하지 않으려고
작은아이 진이는 제가 직접 관리(?) 하기로 결심 했지요.
 
 
크게 상심한 진이에게 말했습니다.
'진이야, 걱정하지 마. 아빠랑 이제부터 같이 생각하고 작전을 짜보자!!'
 
그날로 위원회도 만들었지요.
우리 집 4식구가 위원으로 만든, '진서추' (진이 서울대학교 합격 추진 위원회).  ㅋㅋ
서울대학교는 고사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의심스런 성적이었지만
그래도 꿈과 목표는 최대한 높게 잡았습니다.
 
목표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진이에게 말 했지요.
'진이야, 넌 걱정하지 말고 공부만 해. 서울대학 가기 위한 모든 정보는 아빠가 알아낼 테니까.'
그리고 그날부터 저는 대학 입학에 관한 정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때 당시 진이의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거의 모든 과목이 중간 정도였고 수학 역시 3-40점정도 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과외를 시킬 수는 없어서 한 과목만 학원을 다니기로 했고
가장 자신 없는 과목 수학만 동네에 있는 작은 학원에 등록을 시켰습니다.
그때부터 일주일에 두 번 학원을 다녔지요.
 
수학 학원은 어디가 특별히 더 잘 가르치고 하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전 시간에 숙제로 내준 문제를 풀어주고 또 새로운 문제를 숙제로 내주는
스타일로 진행 하는 듯하더군요.
그러니 전 시간에 내준 숙제를 풀어가지 않으면 수업의 효과가 거의 없는 것이지요.
 
숙제는 상당히 많이 내주는 편인데 보통 아이들은 그 숙제를 일부만 하거나 아예 풀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다른 과목 공부도 있어서 그렇겠지만 그래도 미리 풀어가지 않으면
특히나 수학과목 같은 경우엔 별 의미 없는 시간이 되기 십상인 듯합니다.
 
그런데 진이는 학원에서 내 주는 숙제를 매번 거의 다 풀어가곤 했어요.
보통 하루에 7-80 문제 정도 푸는 것 같더군요. 어떨 때는 100문제나…….
고등학교 수학 100문제는 정말 장난이 아니게 엄청난 양이랍니다.
옆에서 보기에도 정말 무지막지하게 문제를 풀어내더군요.
 
처음엔 시간이 오래 결려 밤 한시 두시까지 풀고 졸린 눈 비비며 등교하고 그랬지요.
그렇게 몇 달쯤 지나니 문제 푸는 속도는 점점 가속이 붙어 웬만한 문제는
중간 단계를 건너뛰면서 거의 반쯤은 외우다시피 하면 풀어나갔어요.
 
그렇다면 진이는 수학이 너무 좋고 재미있어서 그렇게 열심히 했을까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많이 힘들어 했고 풀기 싫어했고 지겨워했습니다.
 
그럼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무엇이 그토록 지겹고 징글맞은 문제들을 참고 풀어나가게 했을까요?
 
제가 공부 하라 닦달했을까요?
 
 
 
 
- to be continue -
 
 

강두선 (hellods7)

82cook에 거의 접속하지 않습니다. 혹, 연락은 이메일로...... hellods7@naver.com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현
    '12.10.9 6:22 PM

    강두선님 오랜만입니다.
    키친토크에서 만나던 진이주이가 벌써 성인이 되었네요?
    우리집에 수학 학원만 다니기 시작한 고2가 있어서
    다음 이야기 목빼고 기다리겠습니다.

  • 강두선
    '12.10.10 8:38 PM

    반갑습니다. ^^
    그러게요, 애들이 벌써 다 컸네요.
    아이가 고2군요. 아이에게 앞으로 올라올 글들을 보여줘도 좋을듯....

  • 2. 리사
    '12.10.9 9:21 PM

    기대되네요

  • 강두선
    '12.10.10 8:40 PM

    감사합니다.
    글들이 계속 기대에 부응해야 할텐데...... ^^

  • 3. 홍이
    '12.10.10 9:41 AM

    다음글 기다리고 있을께요~

  • 강두선
    '12.10.10 8:41 PM

    감사합니다. 다음글 곧 올리겠습니다. ^^

  • 4. 고명
    '12.10.10 3:34 PM - 삭제된댓글

    오랫만이시라 정말 반갑네요.^^

  • 강두선
    '12.10.10 8:42 PM

    저도 반갑습니다.
    그런데... 기억이.... ^^;;;;;

  • 5. 범버복탱
    '12.10.15 12:34 PM

    담아가요ㅊㅊㅊㅊ

  • 강두선
    '12.10.15 10:39 PM

    네~
    흘리지 않게 잘 담아 가세요~ ^^

  • 6. 노을2
    '12.10.15 1:11 PM

    저두 감사합니다

  • 강두선
    '12.10.15 10:40 PM

    저두 감사합니다. ^^

  • 7. 태양
    '12.10.15 7:41 PM

    저도 다음글이 기대됩니다~~~

  • 강두선
    '12.10.15 10:41 PM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

  • 8. 신나랑랑
    '12.10.19 9:07 PM

    수학이야기.....일단저장입니다.

  • 강두선
    '12.10.22 10:47 PM

    저장만 하지 마시고 간간히(?) 꺼내 보세요. ^^

  • 9. 씽씽
    '12.10.19 9:51 PM

    수학이야기.. 감사합니다. ^^

  • 강두선
    '12.10.22 10:47 PM

    저도 감사합니다. ^^

  • 10. 마루홍
    '12.10.20 9:16 AM

    좋은글 읽고 갑니다. 요즘 아이를 대하는 제 자신을 돌아보고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떤 모습이어야할지 잘 배우고 갑니가

  • 강두선
    '12.10.22 10:48 PM

    감사합니다.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 11. 구루구루
    '12.10.21 12:56 AM

    두고 읽어보렵니다

  • 강두선
    '12.10.22 10:50 PM

    감사합니다. ^^

  • 12. 죽차
    '12.10.22 5:49 PM

    좋은글 감사합니다

  • 강두선
    '12.10.22 10:51 PM

    저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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