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영국에 살아용~ 온지 얼마 안 되었는데,
한국 살 때는 맞벌이와 초짜라는 이유로 거의 살림은 뒷전- 헤헤
여기 와서 제 얼마 없는 살림들이 이렇게 저렇게 알차게 사용되어지면서~~
점점 저와 혼연일체ㅋㅋ가 되어가면서~~ 살림 욕구/욕심이 아주 스물스물 올라오네요~
먼 땅에서 임시로 사는 유학생 부부 집에 없는 게 더 많지만...
제가 요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 친구들을 쫌 보여드릴게용~
(쓰고나니 쫌 마니 길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 요약을 잘 못했어요^^:::::)
1. 계량스푼/계량컵/저울

한국에서 이삿짐 오는 동안 이 삼총사가 없어서 매일매일 암흑의 요리를 한 것 같아요.
음식 비싸고 맛없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집에서 뭔가는 해먹어야겠고, 계량 도구는 없고...
라면 끓이기 시작할 때부터 계량컵으로 물 맞춰 버릇해서....ㅎㅎㅎ
한국에서 파이렉* 큰 애만 데리고 왔어요.
작은 애는 여기서 슈퍼 바겐 코너에서 건졌습니당~ 단돈 4천원.

큰애랑 작은애 소개시켜드릴게요~ (많이들 가지고 계시겠지만...)
우선 저는 1cup 단위가 국제적으로 통일이 안 되어 있는 이 시츄에이숀이 참 어렵고 안타깝고 그렇습니당~
뭐 제가 모르는 깊은 속내가 있으려니 싶다가도, 요리할 때마다 계량에 힘쓰는 초짜로서 혼돈스러워요.
정신 바짝 차리고 힘없는 1人 쫓아가야지용~
**큰애(Max 1pint)
pint(1/4씩)&oz(1씩)이랑 ml(50씩)가 좌우 나란히 표시되어 있고 반대편도 똑같은 계량 단위입니다.
(센스 없죠....cup 단위를 반대편에 박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당~~)
**작은애(Max 1cup(250ml)=8oz)
한쪽은 ml(50부터 25씩 올라감)가 길쭉길쭉한 시원한 선으로
반대쪽은 cup(1/3씩과 1/4씩 좌우로 각각)/oz(2씩) 단위가 역시 길쭉길쭉한 선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적은 양의 요리를 하기 때문에 새로 산 작은애와 더 친합니다.
제가 아주 사랑하는 블루베리머핀 레시피 계량에 75ml가 두 번 나오기 때문에, 얘랑 만나는 순간부터 베프가 되었습니다.
**계량스푼은 여러 개 달린 것도 써보다가, 앞뒤에다가 1/2 표기도 되어 있고, 이게 훨씬 편하드라구요.
한국에 있을 때 마트에서 구입했어요.
연두는 짐 오는 거 기다리다 지쳐서 여기서 샀습니다. 움푹한 것이 액체류 계량할 때 굿이에요~ 1/2표시는 기본입죠~
가운데가 볼록해서 그릇에 은근하게 걸쳐둘 때 잘 걸쳐져서 좋더라구요.
그러나 볼록한 대신 너비가 좁아서 장류 계량하면 손가락으로 파내느라 쥬금이에요. 스뎅 스푼이 더 잘 쓰이더라구요.
** 저울 얘는 뭐 말이 필요 없습니다~ 저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이삿짐 오는 동안 얘 꿈도 꿨어요. 짐 풀었는데 저울이 없는 꿈. 하하하하 악몽이었죠^^:::
저는 스파게티나 소면 계량할 때도 항상 저울로 해요. 기본 100g+ 배고프면 20-30g 추가요~~.
저희집에 (정신) 성장 多필요한 어린이가 있어서 많이 먹는답니다~
어린이 도시락 싸줄 때 그냥 밥도 싸주지만,
반찬 없는 날은 주먹밥 유부초밥 초간단김밥 이런 것도 종종 싸주거든요.
요때도 밥양 계량은 필수임돠.
올려놓은 그릇 무게 합쳐 총 무게가 2kg 넘어가는 순간 에러납니당~
몇 번인가 한국에 두고 온 5kg짜리 바늘 저울 3천원짜리 그거 생각이 나더라구요~
2. 유리병 오프너

다들 꽉 닫힌 유리병 어떻게 여세요?
저는 유리병을 닫을 때는 열 때 생각 안 하고 힘껏 닫는 습관이 있어요.
열 때는 밥 마니 먹는 어린이한테 부탁하면 되니까요.
문제는 어린이가 집에 없을 때이지요. 근데 사실 얘만 있으면 저도 다 열 수 있습니당~ 헤헤-
이 두 장을 유리병 위 아래로 감싸서 아래는 바닥에 고정시키구요. 위쪽을 척 돌리면 조금만 힘줘도 열려요.
우리집 여사님 고무줄 이용하시던 것과 비슷한 원리~ 고무줄보다 잘 열려요^^
저는 저 뚜껑에 고무줄 팽팽하게 끼우다가 성질 베릴 뻔한 일이 여러번 있었드랬거든요.
예전에 일본 여행 갔을 때, 100엔숍에 있길래 더 성질 베리기 전에 낼름 사왔어요~
(오래 사용했더니 상태가 험하지만, 기능은 여전히 충실하니 문제없어용~)
3. 마스킹테이프 + 네임펜

견출지의 여왕이신 여사님을 본받아 저도 꼭 이름표를 붙여야지 안 그럼 며칠후에 “얘 뭐임?” 이렇게 되더라구요.
갈고 자르고 해서 얼리면 얜 무슨 괴기인지 어느 부윈지 영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나 이름표 붙여두면 되지용~
어렸을 때부터 내 나중에 돈 벌면 우리 여사님한테 이쁜 견출지 찾아서 사드리리. 마음먹었었지요.
그 사무용 견출지는 나중에 떼도 자국남고... 지퍼락에 직접 쓰면 재활용 할 때 애매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쁜 포스트잇 사다가 스카치테이프 덧붙여 쓰시라고 알려드리니 귀찮다시고...
한글 다이모 사다가 톡톡톡 찍어서 쓰시라고 갖다드리니 번거롭다시고...
이 마스킹테이프 보는 순간!!!! 오랜 세월 기다린 보람이 있더라구요.
문방구 아이보리 마스킹테이프도 구비해놓고 쓰구요. 칼라풀 얘들은 텐**텐에서 구입했어요.
장점 함 읊어볼까요~~
1) 마스킹테이프랑 네임펜만 있으면, 붙이고 싶은데 아무데나 척척 붙어...
2) 떼어낼 때 잘 떼지고, 자국도 안 남아...
3) 내가 쓰고 싶은 만큼 길이 조정 가능해...
4) 종이 재질이라 손으로도 찢어져...
5) 마스킹테이프는 물에도 안 떨어져...
6) 네임펜으로 쓰면 물에도 안 번져..
진짜 만능이죠? 저는 온갖 곳에 다 붙여놓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쓰는 것 같아요.
원래는 색깔이 열 가지도 훨씬 넘는 세트였는데, 울집 여자들끼리 나눠가졌어요.
제가 활용하는 예를 함 보실렵니까?
<<가벼운 예>>

저는 알 수 있지만 손이 바빠서 어린이한테 뭐 좀 꺼내주세요~ 라고 부탁할 때, 어린이도 쉽게 찾아 올 수 있어요.
‘허브솔트!’ ‘굵은 소금 뒤에 꺼!’ ‘참이스리 왼쪽!’ 척척 꺼내옵니다.
<<중간 예>>

제 견과류 박스입니당~ 여기는 종류도 다양하게 소분해서도 팔기도 하고 종종 세일하면 은근하게 사와서 재어놓습니다.
몸만 다큰 어린이 심신의 균형 좀 맞춰주려는 제 깊은 뜻도 모르고 개미개미 일개미 박스..라고...
다 클라믄 여적 멀었어요... 언제 다 클까요 저 어린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분할 수 있지만, 빨랑빨랑 찾아서 쓰려고 이름표를 붙였어요.
특히 냉동실은 오래 열어두고 있으면 전기세 팡팡 올라가니까 빨랑빨랑 찾아서 슉 꺼내고 냉큼 문을 닫아야 돼요~
아래로는 양말에 수면양말에 두툼한 실내화, 위로는 내복은 기본이요 얇은 티에 두꺼운 티, 털조끼에 담요 두르고 사는데도
방 한 칸짜리 집에 전기세가 한 달에 15만원은 우스운 그런 나라니까요.
<<독한 예>>

부끄럽습니당^^::: 요즘 먹고 살기 위해 "부엌 영어"의 증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하하하.
여긴 설탕 종류가 진짜 많아요. 백설탕 흑설탕만 알던 저는 오랜 웹서핑 끝에 겨우 개념 정리했습니당~
고등학교 때 개념원리를 이렇게 파고들었어도....아놔...진짜 ㅎㅎ 저희 때는 디딤돌!
<여기서부터는 곁다리로 나온 애들입니다~ 슬쩍 구경하고 가세요.
세 가지 고르는 바람에 아쉽게 탈락했지만, 저는 얘네 없음 몬 살아용~:::>
4. 오렌지 칼

많이들 아실 것 같아요. 원래는 오렌지 같이 껍질 두꺼~~~운 과일 슥슥 스크라치 낸 다음에 손으로 술술 까는 용도이지용~
저는 껍질에만 스크라치를 절묘하게 내는 기술을 아직 연마하지 못한 관계로.... 장바구니 정리할 때 더 자쥬 씁니다.
온갖 플라스틱 용기 위에 비닐 포장 뜯을 때 (두부 용기) 자쥬 사용해요~
부리로 콱 찍으면 물 같은 것도 안 튀고 깔끔하게 비닐 제거할 수 있어요.
얘도 한국에서부터 쓰던 건데, 언제/어떻게 샀는지 당췌 기억이 없네요.
5. 타이머

신이 내린 덤벙덤벙인 저는 얘 없으면 클납니당~ 전에 자석으로 되서리 냉장고에 붙일 수 있는 수동식 타이머 썼었는데,
덤벙거리다 손으로 퍼---억 쳤더니 추락하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사망.
고심하다가 전자식으로 바꿔봤는데, 훨씬 편한 것 같아요.
분/초 따로 세팅 가능하고, 시간되면 30초 정도 가열차게 울기 때문에, 진정시키러 안 갈 수가 없어요. ^^
오븐 돌릴 때는 기본이고, 육수 낼 때도 1시간 세팅해놔야지...
어릴 때 여사님께서 사골과 냄비의 혼연일체를 직접 연출하시어 자다가 급! 일어나 뿌연 연기 헤치고 뛰쳐나가다 걸려 넘어져 다리 찢어지고 난리 부르스를 춘 적이 있었거든요. 육수 낼 때마다마다 생각이 절로 납니다. 그날의 그 아픔.
시간 세팅은 반. 드. 시!
소시적에 키티 쫌 사랑했습니당~ 벌써 6년도 넘게 쓴 것 같아요. 크흐흐.
일본 여행 중에 도큐한즈(잡화 백화점)에서 구입.
6. 비닐봉지 여미개(?)

참 자주 쓰는 물건인데도 정확한 이름로 모르고 작명하기도 어렵네요~ (제 맘대로 붙였어요)
식빵봉지 끈은 감고 돌리기도 쫌 귀찮지만 생각만큼 잘 여며지지 않는 것 같았는데,
작년 여름에 막판 이사 준비하면서 이마* 엄청 들락날락할 때, 이마*에서 발견했어요.
큰 애 3개, 작은 애 3개 총 6개 세트~ 지금 여기저기 써지고 있어요.
노란 애 보이시죠? 몸통의 연두 버튼을 눌러서 벌려준 다음, 비닐을 콱 물고 오므려주면 쫀쫀하게 쫙 쪼여줍니다.
뒤에 자석이 붙어있어서 안 쓰는 애들은 냉장고에 붙일 수도 있구요.
6개 세트에 3천원 정도 준 것 같아요. (가물가물~)
여미는 건 보통 옷 같은 걸 여민다고 하는데, 얘 이름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여사님한테도 사서 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이름을 몰라서 설명해드리니까
빨래집게 같은 거야??? 하시면서 모르겠다고 짱내시네요 ㅋㅋ)
7. 파이렉* 로스터팬

원래는 로스터팬인데, 저는 각종 요리 전처리에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특히 닥흔(다 큰) 어린이가 좋아하는 달달하게 설탕 넣은 달걀우유 토스트할 때,
달걀&우유 풀어 식빵에 적실 때 너무 유용해요~
그것이 프렌치토스트라고 백번 알려줘도, 죽어도 달걀우유 식빵이라네요. ㅡ.ㅡ:::
적당한 너비와 높이. 생선이나 고기 양념 재어서 숙성 시킬 때도 잘 쓰고 있어요~
여기 슈퍼 바겐 코너에서 역시 4천원에 건져왔습니당~ 아싸라비~
8. 야채 탈수기

처음에 도착해서 플라스틱 볼이고 뭐고 정말 암것도 없을 때,
이케* 가서 볼 + 물빠지개 + 탈수기로 겸사겸사 쓰려고 산 애입니다.
그때부터 습관이 되어서 지금도 쌀 씻을 때 여기다 씻구요.
과일은 씻어서 물빠지개에 얹어두고, 야채는 탈수기 뚜껑 덮어서 탈수시켜주고... 요리 할 때 자주 써요~
한국에서는 타팡 야채 탈수기 가지고 있었는데, 식구 적은 저희 집에 사이즈가 너무 커서 잘 안 쓰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안 가지고 왔는데, 요거는 사이즈도 적당하고 해서,
뚜껑은 따로 두고 볼이랑 물빠지개는 같이 두고 자주 자주 씁니다.
근데 타팡 야채 탈수기보다는 탈수 기능이 쫌 약한 것 같기도 한 것이 살짝 아쉬워요.
무슨 애가 가속도를 몰라요. 손 떼면 딱 멈추고, 돌리는 것도 쫌 뻑뻑한 느낌입지요~
9. 빅머핀팬

어린이는 보통 사이즈 머핀은 앉은 자리에서 2-3개씩 까먹기 때문에, 1개씩만 멕이기 위해 구입한 빅머핀팬입니다.
여긴 집 자체가 워낙에 춥고 해서 발효가 잘 안 돼서, 간식으로 발효 필요 없는 머핀을 자주 굽거든요.
요거요거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머핀 사이즈라서 하나 먹어도 든든해요.
처음에 베이킹 시작할 때쯤 실리콘 스파츌라, 붓 써보고 엄청 좋다고 생각해서 기본팬의 대부분을 실리콘으로 샀었는데요.
애가 흐물텅흐물텅하기 때문에 일단 설거지 할 때 가만 있질 않아서 기름기 같은 게 뽀동뽀동 씻기는 그런 맛이 없어요.
또 아무리 그래도 뜨거운 오븐에 그리 오래 있음 온전하겠나 싶어서...
그후로 있는 건 그냥 쓰고 새로 살 경우에는 논스틱팬으로 사고 있어요.
얘도 한국에서 브**가든에서 산 거 같아요. 1만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만든 후에도 실리콘은 위로 쭉 뻗은 모양인데, 논스틱 얘는 약간 퍼진 모양이라 전 이게 더 좋아용^^
다들 아시겠지만 요 논스틱팬은 세척 후에 틈새틈새 꼼꼼하게 물기를 싸악 닦아주셔야 해요.
전 뒤쪽 끝마무리 부분이 슬금 녹슬었어요. 습-
여기 오니까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생블루베리가 한국보다 저렴해서 요건 정말 마음에 들어요~
건블루베리~ 굿바이~~~~~* 한국에서 또 만나~~~~*
절대 잊을 수 없는, 첨으로 블루베리머핀을 냉동 블루베리로 구웠던 그날이 역시나 생각나네요.
첫 머핀을 야심차게 구워서 내놓았는데, 어린이의 “피. 멍. 빵.”이라는 간결한 소감 한 마디에...
정말 다시는 냉동 블루베리를 사지 않아요. 밀가루 코팅 방법을 안 후에도요. ^^::::::
10. 아이스큐브백

영국은 음식 저장 문화가 아니라 그때그때 만들어먹어서 그런지 냉장고가 다들 작아요.
특히 저희집처럼 방 하나짜리 작은 집에는 그에 걸맞게 작은 냉장고가 비치되어 있지요.
(여긴 대부분의 집이 기본 가전/가구들이 갖춰져 있어요)
저도 한국에서는 많이들 그러신 것처럼 양문형 냉장고 꽉꽉 채워놓고 살았아서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어찌 또 살아지네요^^:::
냉동고도 작은 서랍 딸랑 두 개라서 얼음 만들어놓는 게 녹녹치가 않았는데, 여기 오니까 이게 있네요. 아이스큐브백.
물 넣어서 팽팽하게 만든 다음 위아래 한번 뒤집어주면 자동으로 입구가 막히구요.
펼치든 돌돌 말든 그때그때 자리봐서 얼렸다가
나중에 쫘~~~악 잡아땡기면 하나씩 분리되니까 다시 통이나 지퍼락에 넣어서 보관할 수 있어서 좋아요.
닭육수 같은 것도 만들어서 여기다 얼려놨다가 어린이 숨넘어가게 배고플 때,
급하게 인스턴트 크림스프 끓이면서 얼린 닭육수 큐빅 몇 개 은근하게 넣어주면 더 깊은 맛이 나거든요^^:::
어린이도 모르는 비밀. ㅋㅋ 10장에 2천원정도~
여기까지 제 주방 절친들이었습니다. 너무 주책없이 길게 써서 읽다 지치신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이런 기회 아님 저 같은 하수는 키톡이나 살돋에 글 못 올려요. 흑흑-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ㅋㅋ (여적 남았습니당~)
제 ‘따끈한 새 친구’ 보시고 잘하였다- 한 말씀씩 해주시고,
이번달에 여러 장 인화해서 아쥬 집 곳곳에 말없이 붙여둘 사진을 미리 감상하시고 같이 소원 좀 빌어주세요~
헤헤- 제목은 ‘올해의 소망’입니다.
(여기는 인터넷 회사에서 매달 몇 십장씩 웹하드에 사진을 올려두면 인화해서 집에 보내주는 서비스를 해주는데요.
사진 안 뽑아줘도 되니, 요금이나 내리시오-...가 진심입니다....거 매달 몇 십장씩을...)
<<따끈한 새 친구>>

집집마다 수세미와 세제 놓는 공간과 구조가 다를 텐데요~
냄비 넣을 곳도 없는 이 좁은 부엌에 세제며 수세미 넣는다는 건 심한 사치임돠.
최대한 깔꼼하게 보이도록 꺼내놓고 쓰는데요.
바로 어제! 저걸 완성시켰더니 진짜 뿌듯하네요.
첨에 이사오니까 저 길쭉볼에 수세미 하나 들어 앉아 창틀에 올려져 있더라구요.
수세미 놓으면 수세미에서 물 빠지면서 수세미가 항시 축축// 뚫린 통에 놓자니 그 물이 창턱에 줄줄//
구멍 뚫린 비누 받침대 얹어도 보고, 밑에 뭔가 물빠지는 게 있었음 좋겠다~~~~~싶었는데...
락*락 길다란 통에 아마도 물받이 용으로 있는 저 애가 여러 개 있어서,
한 놈 잡아다가 과감히 좌우 쫌씩 잘라 얹었더니, 사이즈 딱 맞고 밑으로 물 쪽쪽 빠지고 느므 좋네요~ 히히히
이틀째 스스로 엄청 대견해하다가 탄력받아 이렇게 글까지 올려봤습니다.
4년째 초짜의 한국과 영국 짬뽕 살림 구경 즐거우셨길 바랄게요~
<<진짜 마지막>>

작품명 <올해의 소망- 올해꺼 전부 몰아서 어떻게 안 되겠니? (부제: 내년꺼 땡겨도 좋아요!)>
요즘 잊을 만하면 손목이 시큰거린다고 아침에 손목에 파스 붙여달라고 하면서 사전 작업 들어갔음돠-
지금까지 치밀한 마눌이었습니당~~~헤헤헤.
근데 사실이에요. 요즘 젊은 나이인데, 왕왕 손목이 시큰거리네요.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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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욜날 사진 뭉탱이가 도착했음다.
여기저기 붙여놓고, 오밤중 다크써클 턱까지 쥴쥴 내려온 어린이가 도착했길래 그날은 눈치껏 패스.
담날 아침에 상태 쫌 조아보이길래, "저거 봐봐용~ 내 올해 소망이랄까? 으크크 희망이 있는 삶은 아름다우니까!"
이럼서 썰 쫌 풀었더니~~
"저게 뭐임?"
"...(헉!) 잘 봐봐"
"저건 또 뭐영~~~~~~?"
"뭐가 또양~ 언제 또 뭘 샀다고- 헤헤헤
빵 만들고 할 때 이것저것 휘져을 때 엄청 유용한데, 그때 내 손목 대신 해주는 애랄까
이거 있음 그 모카번이랑 시나몬롤 그거 만드는 거 암것도 아니여~~~~ 엄청 간단혀요~"
"요즘 그래서 손목 아프다고 한 거임?"
"꼭 그런 건 아니고... 손목은 진짜 아팠어요!!!!!
여보가 기념일에 사주면 뜻깊을 것 같아. 우리 힘드니까 올해 꺼 몰아서 올해 안에만??? 콜???
올해꺼 몰아서 하면 당신이 남는 장사여요~~ 강추!!"
"5월에 사든가 (결혼 기념일)"
아- 어린이가 의외로 시니컬하게 말하네요. 금액을 샹샹도 못하는 것 같아요. ㅜㅜㅜㅜ (한국이랑 얼추 비슷해용)
저야말로 샹샹도 못한 일이네요. ㅜㅜㅜㅜ
금액을 말했어야 되는데 시기를 놓친 것 같아요 ㅜㅜㅜㅜ 대략 난감이네용. ㄷㅈㄷㅈ.
올해 연말 큰 세일할 때! 그때나 함 도전!!!!!! 해봐야겠어요.
정말 얘 없음 어린이 좋아하는 그 모카번/시나몬롤이 힘든지도 더 많이 실험해보구요.
영국 와서 눈과 입만 올려준 거 같아요. (82도 한몫 했음ㅋㅋ) 마트에서 사먹는 빵이 넘 맛이 없다나 뭐래나.
아~~ 니가 언제부터 마트 빵 귀한 줄 몰랐더냐~~~
유학생 부부 생활이란 게 참 그래서, 돈 하나 써도 참 생각과 고민을 엄청 하는데,
어린이는 금액을 모르기도 하지만, 쉽게 사라- 하는 거 보니 "역시 넌 어린이다!" 이런 생각도 들고
만감 교차하네요~ 크크크크크
이제 어느날 어린이 눈 튀어나오면서 뒤로 넘어갈 일만 남았네요.
미안하다- 어린이야- 파스값 10년치라고 생각해죠. 할머니 될 때까지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