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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설 장을 보고 나서...(혜경샘 따라하기 아님^^)

| 조회수 : 4,388 | 추천수 : 4
작성일 : 2005-02-07 00:22:53
'봄날'을 가슴 아파하며 시청(근데 정말 고현정은 어쩜 그렇게 10년이 지나도록 하나도 안 변하고, 오히려 더 어려진 듯한 느낌마저 드는 걸까요? 특히 그 천진난만하다못해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기까지 하는 웃음이라니...)한 후 뒤늦게 82에 와보니, 혜경샘도 오늘(이 글을 시작할땐 6일이었는데, 저 아래까지 쓰고 보니 어느새 7일로 넘어갔네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어제가 되겠지요.^^)장을 보신 모양이네요.

저도 교회가 끝난 후 용산역 앞 이마트(예상대로 사람들이 상당히 많더군요.)에 가서 점심도 거른채, 나름대로 짠 설 음식 메뉴(메뉴라고나 할 수 있을라나?)에 필요한 재료들(그제밤부터 머리 굴려 가며 연필로 대충 적은 메모를 보며)을 하나 하나 구입했습니다.
사실 같은 야채라도 유기농이다, 친환경이다 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더군요.(참, 국산이냐 중국산이냐에 따라서도 물론 다르고요.)꼼꼼히 따져보는 성격이 아니라, 그냥 되는대로 집어들고 보니 가격이 비싼 것도 꽤 카트에 실리고 말았습니다.T.T

특히 사과, 배 등 과일(솔직히 제가 원래 과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아무래도 장볼때 제가 덜 좋아하는 것들은 잘 안사게 되더라구요.^^)은 넘 비싸서 아예 엄두도 못내고 그냥 귤이랑 샐러드에 넣을 방울토마토와 키위를 좀 사고, 또 바나나 중엔 그래도 제 입맛에 젤 나은것 같은 스위티오 바나나 좀 사고...
근데 잡채에 넣을 시금치로 포항초를 샀더니 꽤 비싸더군요. 게다가 느타리 버섯은 또 왜 그렇게 비싼지...
최고 절정은 역시 한우 였는데, 울 친정 엄마는 늘 국거리로 양지를 추천하시기에 덥썩 샀더니 가격이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어요.(그래도 모처럼 시누이들까지 온다는데 떡국 국물맛이라도 좋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결국 카트 가득 물건들이 실리고, 계산을 하고 보니 의외로 가짓수만 많지 별 실속없이 장을 본것 같아 좀 후회가 되더군요.(물건도 사본사람이 잘 산다고...)
아무튼 왠만큼 설음식 재료 준비는 된 것 같아서 조금은 마음이 놓였습니다.

집에 와서(3시 반이 넘었을겁니다.)는 남아 있던 쌀생면 짜장면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세탁기 한 판 돌리고, 청소는 할 엄두도 못내고, 텔레비젼 좀 보다보니 어느새 저녁할 시간이 되버린거예요.
손님 접대용 대구 매운탕 실습(?)을 했는데, 비교적 성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생태나 오징어찌게 말고는 매운탕이란 걸 첨 해봤는데, 의외로 쉽고 간단하더군요. 미처 몰랐습니다.^^
무엇보다 시판 매운탕 양념(왜 작은 비닐 포장있지요? 4,500원 하는)만 있으면 다른 양념이 거의 필요없더군요. 전 약간의 소금과 다시다를 좀 넣었습니다. 사실 엄마가 물을 너무 많이 잡지 말라고 하셨는데 국물이 좀 적어 보여서 물을 좀 넉넉히 넣었더니 맛이 덜해서 결국 다시다를 약간 첨가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입맛엔 그럭저럭 괜찮더군요.(담엔 물을 좀 적게 잡아야겠어요.)
물 끓을때 매운탕 양념 넣고, 무와 호박 썰은 것(사실 콩나물도 넣으려고 사오긴 했는데, 깜빡잊고 안 넣었답니다. - 근데 참, 대구매운탕에도 콩나물 넣어도 되나요?)넣고 끓이다가 대구 넣고, 마지막에 쑥갓 그리구 완성!(넘 쉽죠?)
참, 엄마가 조개도 넣으라고 하셨었는데, 조개는 시누이들 올때 넣으려구 남겨 놨어요.(글구 솔직히 전 조개 싫어하거든요. 조개속 해감씹히는 게 넘 싫어요.)
남편은 생선 두 토막 먹고, 큰 아이는 반토막 글구 작은 아이는 자느라...
전 역시 다요트 관계로 참으려다 막판에 밥을 아주 조금(?)만 남은 매운탕 국물에 말아서 신 깍두기와 먹었는데, 그 맛이란...(모 우동 CF에서처럼 '국물이 끝내줘요.' - 정말?)
제가 워낙 물을 많이 넣었기에 낼 아침에 한끼는 더 남편에게 아침 식사로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근데 아침부터 넘 얼큰한 걸 먹여도 되나??)

비록 제가 음식을 직접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낼을 바쁜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녹두 부침개랑 메로(엄마가 맛이 괜찮다며 냉동포를 사다 주셨거든요.)전, 잡채, 식혜 그리고 LA갈비(양념재우기)를 다 완성해야 하거든요.
오후에 잠깐 작은 아이 데리고 서울대학병원에도 다녀와야 하고...
떡국 국물은 뭐 저혼자해도 되고, 매운탕은 설 다음날(10일)시누이들이 오면 그때 끓여야하니...

그나저나 오늘 교회에서 어머님이 하신 말씀이 내내 맘에 걸리네요.
큰아이가 왜 고모들이 설에 우리집에 오냐고 할머니께 물으니까 어머님 말씀이 이제 앞으론 명절때 고모들이 우리집에 계속 올거라고 너희 엄마가 주관해서 음식할거라구요...
사실 분가후 그동안은 어머님만 추석이나 설 당일에 다녀가시고, 시누이들은 따로 어머님댁에 자기들끼리만 갔었는데, 이젠 어머님이 음식하시기 힘들고 귀찮다고 앞으론 내내 저희집으로 고모들 부르실 생각이신 것 같아요.T.T  
외아들이니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사람맘이 어디 그런가요?
전 아직 올케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저도 친정가서 얻어먹고 쉬고 싶은데(이것도 좀 얌체 심보긴 하죠?) 시누이들이 온다니 그것도 앞으로 쭈욱...
그나마 지금은 따로 사니까 다행이지만 앞으로 어머님이 더 연세드셔셔 예전처럼 다시 합치게 되면...
(갑자기 제 신세가 서글퍼지기까지 하네요.)

그러나 아직 닥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사서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요?(저도 그렇게 예민한 성격은 아니구요.)그냥 이번 설이나 무사히(솔직히 무사하지 않을 일이 또 뭐있겠습니까?)잘 보내기를 바랄 뿐입니다.아주 많이 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40년 가까이 살아보니 왠만한 일은 시간이 다 해결해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그만큼 주름살이 늘고 나이를 먹는다는건 슬프지만...)

이번 설 연휴는 날씨가 그리 춥지 않다는 것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고요...(지난주 정말 넘 추웠지요?)
다들 설 준비 잘하시고, 즐거운 설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82쿡 가족여러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 실속없는 얘기로 두서없이 주절거리면서도, 결코 키톡에 도움을 주거나 키톡에서 빛을 발하지는 못하면서도 끝까지 키톡을 떠나지 못하는 cherry22 였습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르미온느
    '05.2.7 12:33 AM

    맛난것 많이 사셨네요..^^
    전, 명절에 부산에도 못가고 방콕하게 되었답니다...ㅠ.ㅠ...
    긍정적인 체리22님 성격이면, 어떤 상황이 와도 지혜롭게, 웃으면서 잘 하실거에요.
    메로전, 먹어보고싶어요. 저도 아무래도 내일 장한번 봐야겠어요. 우리둘이 먹을거라도..ㅎㅎ..
    복 많이, 홧팅이에요^^

  • 2. 고은옥
    '05.2.7 12:40 AM

    설이라고 물가가 좀 오른것 같은데요,,,,
    알들장 보셨네요,,,,
    메로,,,,,첨 듣는데 갈켜주셔요,,,,


    헤르미온느님도 아시는 가 본데 ,,,

    조금 더 사시다 보면 ,,
    저처럼 이런날도 올꺼에요,,,,

    미국 딸네 가심 칼같이 명절앞에 들어 오시드만
    지가 궁시렁 대겠죠 당연히,,,

    근데 올핸,,설 지나고 오신다니,,,,
    저야 말로 방 콕 입니다,,,
    무지 홀가분 한 기분 ,,,,이런 느낌이었네요,,,,
    며느리라는 족쇄,,,,다 사는 모습이 같네요,,,,

  • 3. 이영희
    '05.2.7 9:07 AM

    ㅎㅎㅎ,,,,그림이 그려지네요.
    메로는 비싸서 엄두가 안나는데...
    그래도 기름이 많은 생선이라 고소하지요....

  • 4. 헤스티아
    '05.2.7 9:55 AM

    어머.. 저두 어제 교회 갔다가, 이마트 용산역점 갔는데.. 느즈막히 두시예배 끝나고 가서 그런지, 사람 많아서 정신없던데요~
    야채랑 유제품류는 유기농을 먹어야 한다고 해서, 첨으로 올가의 달걀을 사 봤는데,, 식빵 만드는데 넣었더니 훨씬 고소하고 맛이 있네요..

  • 5. 사비에나
    '05.2.7 10:12 AM

    저도 어제 헤스티아님처럼 이마트 갔어요
    낮이고 아직 설까지 며칠 남았으니까 사람이 좀 없겠지 했는데 카트기가 없을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넘 놀랬어요
    재래시장은 완전 텅텅 비어서 아는 과일파시는분이 설이라고 물건 잔뜩하셨는데 하루종일 밤늦게까지 장사해도 20만원도 못 파셨다고 속상해하시는거보고 대형마트랑 비교되고 맘이 좀 안좋더군요

  • 6. champlain
    '05.2.7 12:12 PM

    메로의 맛이 궁금하다..요것도 못 먹어본건데 한국 가면 사 줄껴??^^

    명절때마다 손님 치루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텐데..
    그래도 그러면서 언니의 요리솜씨가 막 늘어날테니 좋게 좋게 생각하셔요..(남의 일이라고 느긋하게 말하넹..^^;;;)

  • 7. 미스테리
    '05.2.7 12:57 PM

    저도 메로가 궁금....기름기 많은 생선이라구요??
    살살 일하셔요....새해복 마아니 받으시구요...^^*

  • 8. scymom
    '05.2.7 2:34 PM

    메로....비싸서 그렇지 정말 맛있어요.
    기름이 많으면서도 담백한 맛. 간장에 와사비 넣어서 찍어 먹으면 정말 맛나지요.
    아, 저도 빨리 메모하고 장 보아야 하는데 왜이리 머리가 텅 빈건지, 암 생각 없어요....정신 차려야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9. 헤스티아
    '05.2.7 4:38 PM

    메로.. 익혀 먹어도 맛있지만 해동해서 회로 먹어도 죽음이지요.. 비싸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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