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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사진과 함께 데뷔하고 싶었건만...오픈파티상차리기

| 조회수 : 4,548 | 추천수 : 21
작성일 : 2004-10-17 20:35:46

드뎌~~~ 사무실 오픈식을 했어요.
몇달 전부터 그럴듯하면서도 간단한 메뉴를 어떻게 짜나 고민했었는데 - 손이 느리고 요리도 할 줄 모르고 시간도 없어서 - 하다보니 일이 커져 버려서(순전히 많은 양 때문에) 오픈식 전날 밤을 꼬박 새웠답니다.   그.러.나. 경황도 없고 지금 수중에 디카도 없는 바람에 사진마저 없어서 저의 피와 땀의 증거들이 남아있지 않아 좀 허탈합니다만... 82쿡의 도움으로 그나마 칭찬받고 치른 음식들이라 여기에 보고합니다.

1.  샐러드 - 양상추, 방울토마토, 치커리, 브로콜리에 이탈리안소스를 냈습니다(집에다 하나 빠뜨리고 간 가방속에서 볶아 기름 뺀 베이컨 조각들과 링으로 썬 양파가 울고 있었다죠..흑흑)

2.  감자샐러드 - 82쿡에서 뒤져낸 샐러드 정보를 취합하여 만들었습니다.  채 써는 시간을 줄이려고 으깬 감자에 얇게 썰어 절인 오이와 다진양파(물에 담가 매우 맛 뺀 것) 그리고 삶은 계란 흰자 썬 것을 마요네즈와 약간의 우유로 버무리고 소금후추간했습니다. (역시 위에 뿌릴 노른자 체 친 것은 집에 두고 온 가방에... ㅠㅠ)

3. 닭봉조림 - 무려 4킬로의 닭봉(북채말고 날개 윗부분)을 청주와 소금과 후추와 생강가루(친정엄마표)에 하룻밤 재워두었다가 간장+물엿+물의 양념에 윤기가 흐를 때까지 조렸습니다.  대형 전골팬 두 개에 가득 조리느라 팔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간이 맞은 게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4. 주먹밥 - 코스트코에서 산 '(올리브유로 볶고 새우를 첨가한)파래자반볶음'과 참치맛 후리가께 그리고 볶음 김치와 햄을 넣고 포도씨유로 버무린 밥을 손으로 뭉쳐 냈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으나 평소에 안하던 약 10공기 분량의 밥을 하느라 밥물이 너무 적었던지 결정적으로 밥이 너무 꼬들하게 되어서 시간이 지나니 밥알들이 폭탄맞은 형상이 되어버리더군요. ...

5. 샌드위치 - 이것도 역시 82쿡을 뒤져서 조합해 가장 만만해 보이는 샌드위치 속을 만들었습니다. 절인오이, 삶은계란, 크래미, 양배추를 마요네즈에 버무려 주었죠. 흰빵과 해바라기씨방 두가지에 넣어서 썰어 냈습니다.

6. 딸기요구르트 - 무려 3킬로의 우유로 요구르트를 만들었습니다. 딸기잼 섞어서 투명한 꽃무늬 유리볼에 담아 내니 좋더군요.  계절이 맞았으면 생딸기를 썰어 넣었더라면 더좋았겠다 생각했습니다.

7. 미니핫도그 - 자스민님의 소세지 두 번 죽이기의 미니 핫도그입니다. 그동안 집에서도 몇 차례 해 먹었었는데 엄마 따라온 꼬마 손님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근데 전 이거 100개 튀기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헥헥헥

8. 장아찌 - 드뎌~~~ 저도 해 보았답니다.  현석마미님의 장아찌요.  대히트였습니다.  온 손님들 중 반에 가까운 분이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물으시더군요. ^^  가르쳐 줄까요 말까요? ㅋㅋㅋ

9. 오뎅국 - 날이 쌀쌀해져서 아무래도 뜨거운 국물이 필요하겠더라고요. 무, 멸치, 다시마, 대파뿌리, 양파를 끓여 국물을 내고 약간의 국간장과 까나리액젓으로 감칠맛을 준 후 소금으로 간했습니다.  뜨끈한 국물이라 당연 인기 좋더군요.

10. 떡볶이 - 국물을 미리 끓여가서 데친 떡과 썰어넣은 오뎅을 넣어 전기전골팬에서 즉석떡복이로 내 놓았습니다.  역시 따뜻한 음식인데다 매콤한 거라 오뎅국과 쌍벽을 이루는 메뉴였다고나 할까요...

윗 음식들에다가 꿀떡이랑 포도 사서 놨고요, 김치 썰어 놓고 각종 차와 음료 준비했습니다.

정말 밥 한끼 해 먹기도 버거워하는 제가 차린 상차림이었다고 밑겨지지 않을 만큼 엄청난 양이었기에 맛을 떠나 제 스스로가 대견했습니다. 다행히 간은 맞았었는지 온 손님 수에 비해 음식이 엄청 많이 없었져서 다행이었지요.  

ㅋㅋㅋ근데 다시 생각해도 참 웃겼어요.  전날 저녁 때부터 꼬박 밤 새면서 음식 하느라 저는 완전히 미친* 널뛰기 하듯이 온 부엌을 뛰어다녔고요... 행사 끝나고 돌아와 보니 주방이 완전 초토화되어 있었죠. (과장이 아님... 싱크대 서랍과 문짝은 온통 열려 있고... 에구 챙피...)  

암튼 결과적으로 잘 치르긴 했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랑하고 싶은 건... 약 30인분의 상 차리는데 돈이 20만원이 안 들었다는 겁니다.  ㅎㅎㅎ 뿌듯하지 않습니까? (고기라곤 닭봉밖에 없어서 그랬나봐요)

여담으로 이번에 음식이랑 상차림 준비하느라 2001아울렛 첨으로 가 봤었는데 (평촌에 있는 3층 생활관만) 거기 그릇 겁나게 싸더군요.   한국도자기에서 사 모든 린넨화이트들이 울겠더라고요.  비슷한 그릇이 5분의 1정도 가격 밖에 안 되더라고요. 흑~   예쁜 소품들도 제법 있고요.

사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음식 담은 그릇 사진도 올리고 싶었어요.  이번 상차림하느라 큰 그릇들을 사고 빌리고 했는데 다시 쓸 일은 많지 않을 것 같아  여기에 올려주기라도 하면 그릇들이 덜 섭섭해할 것 같아서요. ^^  그릇 때문에 앞으로 모든 상차림은 부페식으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음식하느라 밤새고, 손님치르고, 뒷정리하고, 바로 다음날로 지방에 행사가 있어 일박하러 다녀오느라 쌓인 피곤이 아직 풀리니 않았으나 마음만은 아직까지 뿌듯하답니다.  제 생애 처음으로 완벽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큰 손님 치른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비록 허접한 분식집 메뉴이긴 했으나 말이죠. ^^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론의 여왕
    '04.10.17 8:54 PM

    우와.... 얘기만 들어도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 많은 걸, 게다가 손도 많이 가는 주먹밥, 샌드위치, 미니핫도그를 어떻게 다 하셨나요.
    그대를 수퍼우먼으로 임명함니당~
    앞으로 사업 번창하시길 바랄게요. ^^

  • 2. 어중간한와이푸
    '04.10.17 9:04 PM

    2001아울렛, 진짜 괜찮은 곳이에요.
    특이하면서도 편리한,저렴한 제품들 참 많아요. 이리저리 둘러 보는것 만으로도 즐겁죠?

  • 3. J
    '04.10.17 9:08 PM

    흑~이론의여왕님... 고맙습니다. 제가 힘들었던 거 알아주시는 거 같아서요...
    담번에 여의도 가면 뵙고 싶습니당~ 저도 이론의 여왕이랍니다. ㅎㅎㅎ
    이론의 여왕이 실전의 하녀(?)라도 되려고 하니 허리가 휘더라고요... ㅠㅠ

    어중간한와이프님.. 정말 그렇더라고요. 혹시나 하고 갔다가 어머나 했다니까요.
    이제 정기적으로 들러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왔답니다. ^^ 예쁘기도 하지만 가격이 장난이더라고요. 흐흐흐

  • 4. 마농
    '04.10.17 9:10 PM

    세상에.......대단하세요. 음식들이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메뉴들인걸요.^^
    사진 찍어놓으셨으면 평생 기념이 될 뻔했어요.

  • 5. 아라레
    '04.10.17 9:32 PM

    사진 없어서 그 정황과 음식들이 다 그려집니다.(안심하세요)
    J님의 노고도요...
    그저 입이 떠억-벌어질 뿐입니다.
    앞으로 사업 번창하셔요. ^^

  • 6. 홍차새댁
    '04.10.17 9:52 PM

    아니..30인분을 혼자서 다하시다니... 너무 대단하세요...
    사무실이 번창번창하실거에요~

  • 7. 모니카
    '04.10.17 9:58 PM

    J님 궁금증.. 생강가루 만들어 쓰세요?
    친정엄마표라고 써 있어서리 궁금해요.

  • 8. J
    '04.10.17 10:30 PM

    마농님, 아라레님, 홍차새댁님...
    저의 엄살을 부추겨주시는 칭찬 고맙습니다. 근데 사실 저도 제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거 있죠. ^^;;; 이렇게 많은 음식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막내며느리라 시댁 가서도 늘 설거지만 했던 실력이라서요... 일취월장한거죠.

    모니카님, 네 엄마가 만들어주신 생강가루예요. 생강까서 말려서 가루로 빻아주신거죠. 아무래도 수퍼에서 파는 것보다는 향이 좋답니다. 정성도 들어가 있고요. 저희 집 냉동실에 두 통이나 있는데 원래는 생강차 끓여먹으라고 주셨지만 주로 반찬 양념으로 활용한답니다.

  • 9. joy21
    '04.10.17 10:37 PM

    한동안 안보이시더니
    사무실 오픈하셨군요.
    그 많은 음식을 장 보시고 또 혼자서 다 하시다니
    그 정성이 사무실의 번창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네요.

  • 10. 김혜경
    '04.10.17 11:02 PM

    에구...30인분이나..애쓰셨습니다..아마 출장 요리를 불렀다면..어마어마 했겠죠??
    그나저나 J님 82cook에 소홀하신 동안 전 전골팬 다 태워먹어 버렸습니다.

  • 11. 앙팡
    '04.10.18 12:33 AM

    j님, 이거 하루에 다 만드신거예요???
    그게 정말 가능하신가요??
    저는 한 개 만드는데도, 진짜 몇 시간을 헥헥 거리는데.. ㅠ.ㅠ
    존경스럽사옵니다..

  • 12. J
    '04.10.18 8:10 AM

    yoy21님, 축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또 자주 나타날거랍니다. ^^

    김혜경선생님, 맞아요. 출장부페 부르자니 정성이 너무 없는 것 같아 제가 했는데 돈이 많이 절약됐습니다. 전골팬 태운 거 닦는 것도 제가 또 전문인데.... (팔뚝힘이 좋아서리...) 옆집에 살면 닦아드리고 싶네요. 대신 연어알 초밥 한 개만 먹어도 되죠? ^^

    앙팡님, 저도 똑같아요. 뭐 하나 하자면 주방 다 널어놓고 잔치음식하는사람처럼 분주한데 그런 제가 진짜로 잔치를 했으니 오죽했겠습니까? 오죽하면 미친* 널뛰기한다고 썼겠습니까....ㅠㅠ 해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하나... 무식이 용감이라고....ㅎㅎㅎ 안 해보았으니 겁이 없어서였답니다. 하지만 치르고 나니 나름대로 자신감이 쪼~금 붙었네요. 앙팡님도 한번 저질러 보세요. 하지만 뒷책임은... =3 =3 =3

  • 13. 선화공주
    '04.10.18 10:29 AM

    사무실오픈이면 음식준비말고도 신경쓸 일아 넘 많으셨을텐데도 30인분의 음식을
    손수 장만하셨다니...수고 넘 많으셨네요...^^
    그 수고와 정성에 사업도 짜~알 되실거라 믿습니다...^^

  • 14. 다이아
    '04.10.18 10:48 AM

    헉! 30인분을 혼자 했다굽쇼??
    정말 대단해요~(개콘버젼..)
    전 10명만 손님온다고 해도 며칠전 부터 머리아프고 고민의 연속인데..
    담에 대형(?)손님 치룰일 있을때 도움 요청해도 되겠죠??

  • 15. 강아지똥
    '04.10.18 12:21 PM

    30인분이라니여...정말 대단하시네여...^^

  • 16. yozy
    '04.10.18 2:33 PM

    혼자서 그 많은걸 다하시다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디 하시는일 잘 되시길 ~~~

  • 17. J
    '04.10.18 4:42 PM

    선화공주님, 다이아님, 강아지똥님, yozy님 고맙습니다. 엉엉~ 제가 어디가서 이렇게 칭찬을 듣겠습니까. 다이아님, 이번 일 치르고 직업을 바꿔볼까 -출장요리사 혹은 보조요리사로-잠시 고민하였으나 다행히 곧 착각에서 깨어났답니다. 혹 먹을 일이 있거들랑 -음식이 남는다든가 --;;; - 불러주시옵소서.

  • 18. 하늬맘
    '04.10.18 8:21 PM

    늦게나마..오픈행사 무사히 치르신거 축하드려요..
    30인분을 혼자 해내셨다니..벌어진 입이 다물어 지질 않아요.
    메뉴도 아주 실속있고 맛있는거로 잘 짜셨네요..
    사무실 번창 하세요..
    스뎅 후라이팬..처음의 그 아리따운 자태는 빛을 잃었지만..잘 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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