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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름다운 제주살이23~가을날의 기도

| 조회수 : 8,713 | 추천수 : 2
작성일 : 2011-09-22 11:40:55


시집온 지 30년이 넘도록 이번 추석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맞이하긴 첨이네요~!

 


추석이 되기 20여일 전

육지에 가지 못할 것 같아 그래도 추석음식을 장만하여

우체국 당일택배로 보내려고 녹두도 국산으로 미리 사고

준비를 조금씩 해 두었었는 데....

 

올해는 추석도 이른지라 날씨가 어찌나 뜨겁던 지....

추석배송이 바쁜 시절에 부침등 음식들이 제대로 갈것 같지가 않아

그만 포기를 하고 말았습니다.ㅠㅠ

 


종갓집 며느리로 동서 둘을 데리고

부침만 7~8시간을 부친 적도 있었는 데....

돌쟁이 딸린 며느리와 노모이신 시어머님께

명절을 맡기고 마음이 많이 불편하긴 했는 데^^

 

그냥 눈 한번 질끈 감고 나니~

정말 염치없게도 마음이 홀가분한 것 자체가 송구스러워 지네요~ㅋ

 

이렇게 홀가분한 추석 명절전 날...

이곳 제주 곽지리해변에서는 제주귀농인들의

조촐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해변의 둥근 보름달을 보는 것이 평소 꿈이어서

여기서는 좀 먼거리지만 남편과 함께 참석을 했는 데~

태풍 꿀랍의 출현으로 우중의 추석을 맞이하나 했더만

그래도 다행히 서서히 맑아가는 날씨에 황금빛 저녁노을을 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고향을 여러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지 못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각자 먹을 음식과 음료를 마련하여 모였는 데

아주 거대한 만찬이 차려지고...

서로 서로 정감을 나누는 멋진 파티가 되었답니다.

 

그렇게 추석 전날 곽지리에서 늦은 밤 돌아와

추석날인 어제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울집 부엌 식탁에는 안집 슬이네서 떡이며 국, 고기, 전, 나물들을

한상 차려다 놓았네요~~~^^

 

에궁...추석차림도 도와주지 못했는 데

이렇게 앉아서 받아 먹으려니 너무 염치가 없었습니다.ㅠㅠ

 

뜻하지 않은 추석상에 아침밥만 지어서 먹고는

조상님께 명절차례 예를 올리러 선덕사엘 다녀 왔습니다.

 

고즈녘한 산사에서

간간히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도 듣고

은은한 향내에 마음 가다듬고

이리 멀리 제주에서 조상님의 음복에 감사드리고

또한 가족들 함께 하지 못한 섭섭함 내려 놓고 돌아 왔습니다.

 

울집 부엌문 욕실문 방창문만 열면 보이는 밀감나무의 밀감들이

이제 하루가 다르게 노란 빛을 띄우며 익어가고 있습니다.

 

무언가 계획하고 진행하고 빨리 제주에서 안정을 찾고 싶었는 데

모든 여건들이 만만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밀감이 노랗게 익는 그날에.....

제주에서의 첫발을 뗄 수 있으리라 예상을 했는 데

다시 원점에서 좀더 생각하고 마음을 비어야 할 것 같아요^^

 

살다보니~~

욕심처럼 모든 일에 화근은 없는 것 같아

아침 햇살이 너무도 아름다운 이 가을날에

마음 비우고, 욕심 가라앉히고, 두손 모으며....

가을날의 기도를 올려 보는 아침입니다.

.

.

.

.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매
    '11.9.22 11:50 AM

    저 저번에 꿀 주문해 받았던 풍림빌라 사는 아짐입니다. 잘 먹고 있어요. 요샌 천연염색해보느라 즐거워요

    계속 82에서 뵐게요. 기회되면 오프에서 만나요

  • 2. 제주/안나돌리
    '11.9.22 12:58 PM

    아~열매님 반갑습니다. 저도 천연염색 하고 싶은데...
    이곳 제주는 감물염색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구요^^
    네..언제 한번 오프에서 뵈어요~~~!

  • 3. 바히안
    '11.9.22 2:29 PM

    곽지 해수욕장이 내랴다 보이는 곳에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땅이 있는데
    언제 그곳에 집 한채 지어 갈 수 있을지....

    곽지 그곳은 어머니의 고향이고
    어릴 때 추억이 담겨 있던 곳...
    예전 모습을 조금 잃기는 했던데, 그래도 가고 싶네요

    그런데 저 팔작정은 어딘지요
    곽지해수욕장엔 저런게 없었는데

  • 제주/안나돌리
    '11.9.22 9:12 PM

    반갑습니다. 바히안님
    모든 것이 세월따라 많이 변하는 것 같아요~
    그중 곽지해수욕장도 개발에 따른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얘길 들었구요^^
    저 팔각정은 곽지해수욕장 오른쪽 해안도로 못미쳐 세워져 있더라구요~

    겨울 바다빛이 아름다운 곽지에 멋진 집 지으시면 너무 좋을 듯 합니다.
    늘 그리움이 묻어날 만한 곳이라 제가 다 찡해 옵니다.

  • 4. 변인주
    '11.9.22 2:46 PM

    아름다운 제주 바닷가 보다…

    달빛에 비친 밀감나무가
    더 추석날 같군요.......


    멀리 떠나
    세월이 훌쩍 흘러 버리니
    가슴시린 명절도
    조금씩 스러져 가네요.......


    늘 건강하시고
    조급한맘 없이 평안함이 그저 한가위만 같으시길 바래봅니다.

  • 제주/안나돌리
    '11.9.22 9:14 PM

    안녕하세요~ 변인주님
    웹에서 이리 만난 인연으로 아주 가까운 분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언젠가 제주에 한번 오시면 좋겠습니다.
    네..평안함을 찾으려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답니다.
    저의 제주살이 응원주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 변인주
    '11.9.23 2:13 PM

    기약도 없지만
    말씀만이래도 진심 감사해요.

    늘 즐감사진땜에
    진 빚이 얼만데
    제가 먼저 초대를 해야 하거늘..... ^ ^

  • 5. 초록하늘
    '11.9.22 3:27 PM

    살다보니~~

    욕심처럼 모든 일에 화근은 없는 것 같아

    아침 햇살이 너무도 아름다운 이 가을날에

    마음 비우고, 욕심 가라앉히고, 두손 모으며....

    가을날의 기도를 올려 보는 아침입니다.

    .....


    어느 철학자나 성직자들 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 안나돌리님의 말씀

    가슴에 깊이 세기겠습니다.

    욕심없는 아름다운 가을사진 잘 감상합니다.

    가정에 사랑과 평안이 늘 가득하시길 저도 기도합니다.

  • 제주/안나돌리
    '11.9.22 9:16 PM

    그 욕심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어느날 욕심을 부리고 있는
    나를 만나는 것으로 자꾸 실망스럽답니다.

    초록하늘님의 진정어린 기도~~너무도 감사합니다.

  • 6. skyy
    '11.9.22 10:51 PM

    저렇게 경치좋은 곳을 매을 바라본다는 자체가 진정 부럽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린다는것.. 참으로 쉽지가 않네요.ㅠㅠ
    아름다운 제주풍경사진 자주 올려주세요. 사진으로라도 대리만족.^^*

  • 제주/안나돌리
    '11.9.23 9:20 AM

    제주의 풍광은 정말 아름다워서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으로도 저도 꿈만 같으네요~ㅎㅎ

    마음추스르기 힘들때 마음을 비운다고 생각하면
    중심을 잡기가 쉬운 것 같아요~ 제주 사진 열심히 올려 보겠습니다.ㅋ

  • 7. 징뚱
    '11.9.23 4:47 PM

    종일 자신의 탐욕스럼을 탓하고 있었는데 어쩜 저 보라고 쓰신 듯한 글을 남기셨습니다.
    첨으로 키톡에 도장도 찍고, 추천도 꾸욱 누르고...

    좋은 말씀 마음에 꾸꾹 눌러 담아서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 제주/안나돌리
    '11.9.23 10:29 PM

    가끔 저도 마음을 추스릴때 쓰는 글들이랍니다.

    이곳 제주의 가을풍광과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이 가을날처럼 아름다운 날들 되세요~징뚱님!

  • 8. 그린
    '11.9.23 9:52 PM

    제주도 가야하는데....
    돌리님 뵈러 가야하는데.....
    맨날 제주도 가는 꿈만 꿉니다.
    언제 가려나....^^

  • 제주/안나돌리
    '11.9.23 10:31 PM

    그린님 방가워요~ㅎㅎ
    꿈은 이루워진다는 데 날마다 뭔 꿈만 꾼데요?ㅎㅎ

    여름엔 너무 덥고 습기도 많고....
    요즘은 너무 살맛 나네요~~~!
    언제 오시려나~~~ㅋ

  • 9. 천하
    '11.9.24 11:34 PM

    제주도 사시는군요.
    멋진 사진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마음 비우고, 욕심 가라앉히고, 두손 모으며....
    너무 멋지십니다.

  • 제주/안나돌리
    '11.9.25 11:22 AM

    네..천하님
    제주에 살고 싶어 올 3월에 입도했어요~
    멋지다고...말씀해 주셔서...너무 황송하고 고맙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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