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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계를 보고(스포있음)

... 조회수 : 2,898
작성일 : 2011-02-21 22:18:58
색계 나온지 어느덧 3년이 흘렀네요.
그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땐 그냥 그랬는데 오늘 봤어요.
여기 실린 평들 주의깊게 읽었었는데
색계란 제목에 다들 좀 홀리신 건 아닐까
둘의 감정선을 지나치게 민감하게 해석하려 한 것 처럼 느껴지네요.
제가 보기엔 양조위가 탕웨이를 처음부터 좋아했던 것 같아요.
여자들 마작 두는데 기웃거리거나,
마작하면서 일부러 져주는 것,
남이 얘기하는 식당엔 관심도 안보인다는데
탕웨이가 추천하는 식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
(이선생 부인이 맛이 없어도 특정한 식당에 가는 이유는
안전하기 때문이라는 대목에서 그 가족 전체가 안전에 각별히 신경쓴다는
느낌, 그래서 아무 식당이나 안간다는..)
이선생이 왕즈웨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지만
그래서 첫 관계에서는 그런 식으로..
술집에서 그녀가 내가 당신의 기생이 되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아니 내가 오히려 당신 기생이지 하는 대답.
둘의 육체관계에서 남자가 더 봉사하는 느낌.. 그래서 내가 기생이라했나?
여자가 만족할 때까지 혼신을 다하는 모습.. 여자도 그래서 두 번째 관계에서 울지 않나요?
둘이 관계가질 때 아크로배틱하다 해서 심한 장면이 많을 줄 알았는데
사랑할 때 저 정도는 기본이 아닌지 싶어요.
남자가 여자를 정말 사랑할 때 정말 최선을 다하지 않나요? 여자도 느끼죠.
그녀가 노래 부를때(가사 내용이 남녀의 영원한 사랑) 눈물을 훔치는 것,
여자가 나흘동안 남자 생각만 하면서 마음을 태웠다는 말에 남자의 웃음띤 표정.
택시 안에서 남자가 일하는 중에도 그녀 생각에 업무를 볼 수 없었다며
왜 이렇게 아름답냐고.. 여자의 다리에 손을 대며 표출하던 간절한 욕망.
둘의 상황이 긴박했을 뿐(모든 사랑이야기에 따르는 장치)
이 영화는 간절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더군요.
이 영화를 보고 중년의 남자도 멋있을 수 있구나..
저 욕해주세요. 전 아저씨되면 남자가 더이상 남자 아닌 줄 알았어요.
그리고 남자의 심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겠더라구요.  
IP : 218.153.xxx.14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멍청개구리들
    '11.2.21 10:21 PM (220.127.xxx.237)

    참 아름답게 표현했죠.

    실제의 두 인물들은-실화가 바탕입니다, 색, 계는-
    여기저기 걸치던 2중인지 3중인지도 모를 몸을 무기로 쓰던 첩자 여자에
    그야말로 쓰레기같은 부일매국노 남자였는데 말입니다, ^^;

  • 2. 저도
    '11.2.21 10:23 PM (124.61.xxx.78)

    불쌍한 탕웨이보다 완전히 허무한 양조위에게 감정이입이 되서...
    그 비둘기알만한 반지를 선물하고 최고의 찬사를 받을 줄 알고 기대했을때, 바로 지옥으로 떨어지잖아요.
    유일하게 믿었던 사람이 바로 스파이라니. ㅠㅠㅠㅠ
    양조위가 집에 돌아와서 침대를 천천히 훑고 사형당할 시간에 괘종이 울리자 눈을 꼭 감을때... 진짜 심장이 철렁했어요.

  • 3. ..
    '11.2.21 10:26 PM (116.37.xxx.12)

    저도 너무나 양조위에게 감정이입되어서 봤네요.
    정말 사랑하는구나...가슴이 아팠어요.

  • 4. 원글이
    '11.2.21 10:31 PM (218.153.xxx.146)

    탕웨이에 홀릭하는 이유는 그녀가 평범한 가운데 아름다워서..
    사랑에 빠져서 아름답게 보이는 여인은 넘사벽의 미인을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있어요.
    남자가 사랑에 빠질 때 처럼 관객은 영화와 사랑에 빠지죠.
    제 아들 놈이 한 말이예요. 사랑에 빠져서 평범한 여자가 내눈에만 아름다워 보일 때
    그 니낌을 아냐고 제게 그러더군요. 그 여자친구의 사진을 보여주는데
    알겠더라구요. 평범한 가운데 사랑스러움이 보이는 얼굴.
    쥴리엣 비노쉬, 산사나무아래 주인공, 공리, 장쯔이, 장만옥이 다 그런걸 표현할 수 있는
    배우들이죠. 탕웨이의 다리선은 고르지도 가늘지도 않고 얼굴선도 곱지만은 않죠.
    좀 넓고 각이진 얼굴, 광대가 잘 발달하지도 않았고.. 피부도 그냥 저냥.
    몸선이 뛰어나게 곱지도 않죠. 그런데 충분히 우리를 감정이입시키죠.
    양조위도 마찬가지. 얼굴의 주름, 둘다 눈빛이 살아있죠.

  • 5. *
    '11.2.21 10:34 PM (203.234.xxx.38)

    전 이거 보고 리안 감독의 역사관이 겨우 이 정도였나 실망감이 들었어요.
    제가 중국체제에 그리 호의적이진 않지만 중국에서 왜 이 영화에 반발했는지 약간 이해도 됐고요.
    "시대의 소명, 권력보다 인간이 먼저다"
    (비약이고 아주 진부하지만 주제를 요약하자면)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 같은데 글쎄...그게 잘 표현됐는지도 모르겠고
    감독의 시선이 굉장히 시니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친일파에게 시니컬한 이상으로 중국 항일운동가들에게도 시니컬한 듯했는데
    중국 내부에 있던 사람에게는 그런 암시가 기분 나쁠 수 있을 것 같아요.

  • 6. 멍청개구리들
    '11.2.21 10:56 PM (220.127.xxx.237)

    치욕스런 중국의 현대사 한 조각인데,
    마치 시대의 물결에 희생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 두 연인의 이야기처럼 그려 놓았죠,
    생각해 보면 이완용과 배정자와 테라우치의 3각관계를 누가 아름다운 멜로 영화로 만든 격?
    -_-;;
    (한국도 그런 영화 나오면 싫어할듯)

  • 7. ...
    '11.2.21 11:00 PM (180.224.xxx.133)

    양조위....깊은 외로움에 싸했네요...............

    정말 영화가 왜 예술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작품....

  • 8. 원글
    '11.2.21 11:09 PM (218.153.xxx.146)

    이선생도 살아남기 어려운 사람이죠.
    매국노니 말이예요. 사랑이란건 참..
    매국노든 아니든 사랑하는 순간엔 진실한거니까요.
    모든 사랑은 다 절실한거죠. 매국노에다 82회원들이 싫어하는 불륜인데도.
    전 그렇게 느꼈어요.

  • 9. *
    '11.2.21 11:32 PM (203.234.xxx.38)

    감독의 역사관과는 별개로 두 사람의 사랑은 진실하다고 느꼈어요.
    탕웨이가 양조위 앞에서 노래하던 장면에서 저도 같이 눈물을 줄줄 흘린 걸요.
    '누가 청춘의 봄날을 사랑하지 않으리오'라는 노랫말이 나오는 노래...

    그런데 뭐랄까요. 그 진실함을 끝까지 마음에 담아두기엔
    감독의 시선이 참 싸늘하다고 느꼈어요. 멜로 영화엔 참 안 어울리는 표현이긴 하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는 말도 생각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원글님의 감상에 반박하려는 뜻은 없었어요.
    저도 최근에 색계를 본 터라 반가운 마음에 감상을 하나 더 보탰는데
    혹시 제 덧글에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 10. 필링
    '11.2.22 12:08 AM (128.134.xxx.85)

    이걸 한번 또 보면 느낌이 달라지더라구요.
    저도 이거 한번 우연히 케이블에서 보고 어라? 하며 빠져들었고 여기 82와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다른이들의 감상평들을 죄 읽어보았어요.

    그중 저에게 감명깊었던것은 탕웨이가 전차를 타고 갈때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가던 길이 막히고
    한 아주머니가 밥을 해야 한다며 법석을 떨던 그 장면에 대한 해석이었어요.
    바람개비는 혼란한 상황을 암시. 길이 막힌것은 탕웨이의 답답하게 막힌 상황. 밥을 해야 한다는 아줌마는 평범한 여자로 살 수 없는 탕웨이의 현실 등....제가 잘 표현을 못해서 그러는데 정말 그 상황들이 기가 막혔죠.

    그리고 님이 섹계를 보고 감명을 받으셨다면 쌍화점도 꼭 한번 봐보시기를 권해요.

  • 11. 원글이
    '11.2.22 10:27 AM (121.129.xxx.98)

    따지고 보면 중국사람들 입장에선 화가 날만해요.
    위의 댓글대로 배정자 이또오히로부미 이완용 이야기 비슷하네요.
    그래도 한남자와 한남자의 절절한 사랑은 인간으로 태어나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한찰 피고마는 꽃처럼 짧은 게 흠이지만...
    여자가 사랑해 이런 말에 집착한다면 남자는 그것도 굴곡진 삶을 사는 남자는
    당신 손에 낀 반지를 보고 싶었어, 눈물, 손꼭잡음, 절절한 애무..
    이런 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군요.
    왜 사랑이란 말이 빠질까..?하고 의아하던 제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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