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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하재근의 TV난타] 김태희가 울어도 아프지 않은 이유는?

wjdtj 조회수 : 1,293
작성일 : 2011-01-31 14:57:55
하지원과 김태희의 결정적 차이  

2011년 01월 31일 (월) 09:13:17 하재근·대중문화평론가 ( media@mediatoday.co.kr)  

김태희의 <마이 프린세스>가 순항중이다. 드라마의 시청률만 성공적인 게 아니라, 김태희도 모처럼 찬사도 받고 있다. 이전 작품인 <아이리스> 때는 작품은 성공했지만 김태희 자신은 그리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었다.
이번엔 배역이 워낙 좋다. 김태희에게 어울리는 귀엽고 순수하고 발랄한 아가씨 역할이다. 이 배역을 통해 김태희의 매력이 300% 발산되고 있다. 보고 있으면 눈이 워낙 즐거워서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 세상사다. 와중에 같은 시간대 경쟁작들인 <싸인>과 <프레지던트>도 모두 무겁다. 시청자에게는 TV를 볼 때만큼은 무겁고 우울한 세상사를 다 잊고 가볍게 즐기고 싶은 욕구가 있다. <마이 프린세스>는 그런 마음을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다.

김태희가 진작 이런 역할을 맡았었다면 훨씬 화려한 인기를 누렸을 것이다.(물론 이미 충분히 화려하긴 하지만) 그동안 김태희는 의외로 어둡거나 무거운 역할들을 종종 맡았었다. 지금 나이에 이르러서 귀여운 역할은 때늦은 감이 있다. 그래도 어쨌든 김태희를 위한 맞춤옷같은 느낌의 배역이다.
그래서 모처럼 찬사도 받고, 작품도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뭔가 깊은 울림이 없다는 것이 유난히 도드라진다. 바로 직전에 <시크릿 가든>이 방영됐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어 방영되고, '화사 화려 유쾌'라는 기본적 특성 때문에 두 작품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시크릿 가든>은 단순한 인기가 아니라 신드롬을 초래하며 숱한 폐인들을 양산했다. 그에 비하면 <마이 프린세스>는 그저 인기 있는 드라마의 수준이다. <시크릿 가든>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면 <마이 프린세스>는 가벼운 간식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지원과 김태희의 특징이 이런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프냐? 난 안 아프다' -

요즘 <마이 프린세스>에선 김태희가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다. 매체들은 그때마다 '김태희 폭풍오열, 시청자 울렸다', '김태희 눈물, 안방도 함께 울었다'는 식의 기사들을 내놓기 바쁘다. 하지만 그런 기사에 대한 네티즌 반응은 싸늘하다. 함께 울었다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김태희가 극중에서 아무리 아파도 시청자는 아프지 않은 것이다. 김태희가 어떤 표정을 짓건 어떤 정서를 표현하건, 그녀는 예쁜 배우 김태희일 뿐이고 시청자에겐 화사한 그림일 뿐이다.

하지원이 툭하면 폐인들을 만드는 것은 저 전설적인 <다모>의 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에 모든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무리 화사하고 비현실적인 작품에 나와도 그 아픈 눈빛으로 시청자의 심장 깊은 곳을 울린다. 그래서 시청자들을 함께 아프게 하고 신드롬을 불러일으킨다.

반면에 <마이 프린세스>에서 김태희의 정서표현은 시청자의 눈에만 닿을 뿐 심장까지 울리지는 못한다. 숱하게 나오는 '폭풍오열' 장면들도 그렇다. 요즘 김태희는 울었다 하면 엉엉 울고 있는데, 이런 건 '나 지금 화끈하게 울고 있어요'라는 정보전달은 해주지만 그렇게 울도록 하는 아픈 정서에는 전혀 공감을 느끼게 하지 못한다.

찬사를 받는 배우들은 보통 정보가 아닌 정서를 전달한다. 예컨대 <제빵왕 김탁구>에서 김탁구와 구일중 회장(전광렬)이 재회하는 장면이 그렇다. 그때 난 두 주인공이 울 거란 정보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보기 싫었고, 재방송을 억지로 보는 듯한 느낌으로 봤다. 하지만 전광렬은 정보를 뛰어넘는 정서를 전달했다.

그의 울음에서 오랜 세월 아들을 만나지 못하다가 겨우 찾은 아버지의 회한, 감격 등의 정서가 폭풍처럼 밀려왔다. 그가 우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인 나도 함께 울컥했다. 이렇게 시청자를 함께 울리는 것이 진정한 '폭풍오열'이다.

<마이 프린세스>에서 김태희는 기쁨, 슬픔 같은 단순한 감정의 정보들을 그때그때 극대화해서 보여준다. 이런 연기는 아역들의 방식이다. 아역은 웃을 때는 천진난만하게 웃다가, 울 때가 되면 수도꼭지가 고장난 것처럼 주룩주룩 눈물을 흘리며 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정서를 느끼게 하진 못한다.

하지원의 깊고 아픈 눈빛 같은 것 말이다. 엉엉 울지 않아도, 눈물만 한 줄기 흘러내려도 보는 이를 함께 울게 하는 그런 눈빛. 장혁은 <추노>에서 계란을 먹으며 오열하는 장면으로 연기의 내공을 보여줬었다.

그에 비하면 <마이 프린세스>는 대단히 단순하다. 그 중심인물인 김태희의 '엉엉 울음'이 바로 그런 단순함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재밌기는 한데 심장을 울리지는 않고, 그래서 신드롬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김태희의 이런 연기가 근본적인 한계인지 아니면 만화 같은 <마이 프린세스>에 최적화된 선택인지는 다른 작품에서 분명해질 것이다. 어쨌든 김태희는 어떤 작품을 해도 '김태희의 000'이라는 인식을 하게 만드는 행복한 배우다. 하지원은 상대역을 띄워주는데 김태희는 본인이 도드라진다. 이런 인기와 존재감이 있다면, 그에 걸맞는 연기도 기대하게 된다
************

정보를 전달하는 배우와 정서를 전달하는배우..핵심을 찌르네요..

(올리고 보니 저 아래 하지원씨 뭐 주가 글이 있던데 그것과 상관없이
전 배우와 연기라는 측면에서만 이 글이 정곡을 찌른다고 생각해서 올립니다..)
IP : 124.54.xxx.1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11.1.31 3:04 PM (122.34.xxx.15)

    저도 김태희 울었을 때... 너무 만화같은 느낌으로 통곡을 하길래... 표정이 살짝 웃겨보여서요.. 김태희가 로코물이라 일부로 저렇게 우는거 겠지? 하면서 봤어요.. 만약 정말 슬픈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면 대책없는 연기군요..ㅋㅋㅋ 김태희는 입모양이 안이뻐서 울때나 멍때릴 때나 표정이 비슷하더라구요.. ㅠ

  • 2. 헤로롱
    '11.1.31 3:05 PM (183.101.xxx.29)

    하지원 눈을 보면 백마디 이러저러한 말이 필요 없다는것이 느껴져요.

  • 3. 기사에 동감
    '11.1.31 3:05 PM (125.177.xxx.193)

    마프는 안보지만 전에 지나가면서 김태희 우는 장면 봤거든요.
    정말 이 분이 하시는 말씀 딱 맞아요.
    그래 슬퍼서 우는구나.. 싶으면서도 같이 울음이 나오는 게 아니라
    민숭맹숭한게.. 우는데도 예쁘네.. 이런 생각만 드는거예요.

  • 4. 상식과원칙이통하는세
    '11.1.31 4:03 PM (222.236.xxx.117)

    전 솔직히 하지원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 연기에서 하지원 팬들이 느끼는 만큼의 아픔을 느끼진 못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하지원의 연기를 칭송하시고 연기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지는 않으니 위의 대중문화평론가가 하는 말도 일리가 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 연기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배우의 모든 것이 덮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연기자의 모든 면을 다 속속들이 알고 판단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만 너무나 드러나는 사건의 주인공... 주가조작 뿐 아니라 신인상 강탈이라는 부분도 있더군요... 인데 언플과 연기를 잘한다는 점으로 인해 자신의 잘못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것은 정의가 구현되는 사회와는 동떨어진 모습이죠.
    사회에의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신인상 강탈은 제외하고라도 주가조작은 단순히 그를 통해 하지원이 돈을 벌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는 범죄행위입니다.
    저 아래 댓글보니 하지원 믿고 주식한 사람도 잘못이란 글도 있던데 그런 식이면 주식상장 자체를 불법으로 해야 하고 주식시장의 존재 자체를 없애는 것이 낫죠.
    더구나 주식에 의한 피해는 단순하게 금전적인 피해로 끝나기도 하지만 가정의 파괴 생명의 파괴로까지 연결되기도 합니다.

    대마초나 도박을 해서 걸린 경우는 비록 범법 행위라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망치는 것이지만 주가조작은 타인의 재산과 인생을 망치는 댓가로 돈을 버는 것입니다.
    희안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주가조작에 대해 너무 관대하지만 살인보다 더 광범위한 위해를 끼치는 범죄 아닌가요?

    견미리도 자신과 함께 주가조작에 연루되었다 결국 법정구속된 남편을 두고 '억울하다... 자기가 연예인이라 남편이 불이익을 당했다'고 인터뷰했던데 어이가 없어서... ㅠㅠ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오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손에 떨어지는 돈만 보이는 그 무지함과 파렴치함에도 주가조작은 별 일 아닌 듯 덮히는 현행법체계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시장도 투명해져야 투명한 경제가 이뤄지고 정의가 살아나는 겁니다.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노래를 잘한다고 해도 주가조작을 하는 연예인은 퇴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니 연예인 뿐 아니라 그 누구라도 주가조작을 하는 이들에겐 철퇴가 내려지기를 바랍니다.

    적어도 성폭력, 가정폭력, 주가조작만큼은 우리나라의 법이 너무나 후진스럽다고 생각하고 시급히 개정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 5.
    '11.1.31 5:49 PM (175.194.xxx.224)

    하필이면 지금 이때 기분이 썩 개운하지는 않는 글이네요
    굳이 꼭 하지원을 들먹였어야 했는지 그저 김태희의 눈물연기는 아역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정서를 전달하지 않는다 정도였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전 하지원이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고 해도 드라마가 아무리 재밌다고 해도
    나혼자 불시청 운동중이거든요

  • 6.
    '11.1.31 6:53 PM (211.184.xxx.199)

    그 모습 보면서 같이 운 나는 뭔가..

  • 7. .
    '11.2.1 1:01 AM (211.224.xxx.222)

    김태희는 기본적으로 끼가 없고 인생살이 힘든것도 없고 단순하게만 살았는데 뭔 연기가 될까? 앞으로 결혼도 하고 뭔가 어려운 일도 겪고 그래야지 제대로 된 연기가 되겠죠. 근데 김태희는 걍 결혼 잘하고 나중엔 연기 안할것 같은데..근데 난 김태희가 끼가 없어서 오히려 좋다. 서울댄데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인데 당연 끼가 없는게 당연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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