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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이유

딩크였는데 조회수 : 1,919
작성일 : 2011-01-19 13:46:23
저도 딩크였는데... 지금 임신 초기입니다.^^
옆에 아이 낳는 글 읽으면서... 공감도 되고 해서 저도 제 얘기 적어봐요.^^

저나 제 남편이나... 둘이서 잘 지내고 행복해서 아이 없어 부족하다는 생각 전혀 없구요. 저희 부부 직업 특성 때문인지 뭔지... 아님 끼리끼리 노는 건지... 친구들 지인들 중 아이 있는 부부가 거의 없습니다.
정말 친한 친구들 중 딱 한 명만 아이 있고, 나머지는 모두 싱글... 아니면 딩크....

제 나이 지금 39... 제친구들은 40인데도... 이렇다는 거죠.

그렇다보니 친구들 만나도 대학때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마음껏 술도 먹고 자유롭게 지내고요. 다들 자기 생활, 자기 세계 즐겨가며, 지켜가며 즐겁게들 삽니다.

그런데... 제가 임신을 결심한 이유가 있어요.

저는... 가끔 만나는, 정말 현명하고 자애로운, 속이 깊은 그런 부모님... 이해심도 많고, 세상에 편견 갖지 않고, 아이에게 살아갈 길을 현명하게 제시해줄 수도 있는, 그런 부모님을 가진 친구들이 참 부러웠어요.

가정 내에 불화가 없고, 자식이 부모를 믿고 존경하고, 부모도 자식을 믿고 일관성과 지혜로 키워가는....
뭐 그런 가정의 자녀들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세상에 친화적이고 삶에 긍정적이고, 고통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밝은 마음으로 극복해 나갑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그런 친구들의 온화한 가정환경을 보면... 참 부러웠습니다.

저희 집은 불화도 많았고... 부모님께서 제게 상처도 많이 주셨지요. 단 한 번도, 단 한 순간도 진심으로 부모님께 존경심이란 걸...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아주 어릴 때 조차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어른이 이런 행동을 할까... 하는 의문들... 부당함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임신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제가 제 남편을 선택했던 이유처럼, (온화하고 저와 대화할 수 있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제가 늘 부러워하던 그런 가족을 제 손으로 이루고 싶어졌기 때문이랍니다.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제 모든 걸 다해 그 아이를 보호하고 사랑해주는 건 당연할테구요...
한 사람의 사람으로써 존중해주고 일관성있는 태도로 가르치고 대화하고 삶의 방향을 지혜롭게 제시해주고...
언제나 아이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도덕적 가치 판단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가르치면서도 세상의 수 많은 서로 다른 가치에는 마음을 열어주고...

그렇게...  제가 꿈꾸고 부러워하던 가족이... 제 가족이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어요?
저와 제 남편이 함께 만들어 가면 되는 거지요.
더 이상 제 부모님과의 가족이 아닌, 저와 제 남편, 그리고 제 아이가 만들어 가는 저의 새로운 가족이 생기게 되었어요.  

저, 저만의 가족...  정말 잘 만들어 가고 싶답니다.
저와 제 남편과 뱃속의 아기가 함께 만들어갈 저만의 가정을 축복해 주세요.
IP : 218.148.xxx.23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축하드려요
    '11.1.19 1:49 PM (203.232.xxx.3)

    꼭 소원하시는 바 이루시길 빕니다^^*

  • 2. 저두요
    '11.1.19 1:50 PM (222.99.xxx.130)

    반딩크로 살았어요.. 임신이 하도 안되니 포기했었죠..
    근데 남편의 성품이 저에게 엄마가 될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어요.. 저를 도와줄 수 있겠다.. 전 정말 아이에게 잘 못하거든요.. 지금 큰아이 5살 둘째 임신중이예요.. 처음에는 많이 힘들고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가끔씩 아이에게 상처줄 때도 있었구요.. 그렇지만 지금 우리 큰아이보면 정말 너무 잘자라주어서 고마워요.. 아빠도 정말 최고의 아빠구요.. 저에게 늘 최고의 엄마라고 칭찬해줘요.. 자신이 없다고 포기하는게 아니라 나에게 있는 잠재된 가능성을 본다면 못할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 3. 과객
    '11.1.19 1:50 PM (125.188.xxx.44)

    생각 잘 바꾸셨네요.임신 축하드리고 순산하세요.매스컴에선 노산의 위험성 어쩌구 하지만 제 친구들 잘만 낳던데요.도리어 부모가 어느정도 정신적으로 성숙한 나이에 아이를 키워야 교육을 제대로 시킨다고 들었어요.위인중 노산으로 태어난 사람이 많대요.

  • 4. 이렇게
    '11.1.19 1:51 PM (211.246.xxx.200)

    복잡하고 여러 생각끝에 임신을 결정하시는 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5. 행복한가정되세요^^
    '11.1.19 1:52 PM (115.40.xxx.195)

    마음이 우울했는데 님 글 보니 맘이 짠하네요. 저도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고 절대 엄마처럼
    아이를 키우지 말자고 결심했는데 4살,6살 아이들 두고 어느새 저희 엄마처럼 소리지르고
    그러네요.. 반성합니다.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오늘부터 아이들에게 온화한 엄마로
    대하려고요.. 님 가정에 축복이 깃들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6.
    '11.1.19 2:03 PM (58.120.xxx.243)

    전 애 싫어하는데 셋이나 가진 경우입니다.
    솔직히 힘들고 싫어요.직장다니고 싶어요.
    근데요..하나는 꼭 필요하다 싶어요.
    남편이 안도와줄수도 있어요.남편과 상관없이...아이 내 아이는 하나 있어야지요.딩크 전 그리 그것도 안좋아해요.

    그 아인 복도 많네요.엄마 아빠..준비되었을 시에 오니깐..

    저도 제 아이가 출산날 제품에 안긴 얼굴은 셋다 또렷이 기억합니다.이건 모성이라기보다 동물적인거죠..정말로...
    그만큼 본능입니다.
    남편과 더 단단히 묶어서 행복한...가정 만드세요.

  • 7. 저도
    '11.1.19 2:03 PM (112.144.xxx.17)

    행복한 육아 하시길 빌어요.
    이렇게 올곧은 생각으로 아이를 맞이하시면 아마 좋은 부모 되실거예요.

    그런데, 자신의 문제가 해결된 뒤에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어요.
    아기는 정말.. 신비한 능력을 가진 존재예요.
    특히 뚜껑 여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지요.
    자신의 문제를 먼저 들여다보고 (부모님에게서 따뜻한 사랑을 못받으셨다고 하니까요) 자신을 위로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도 있는것이더라구요.

    저는 첫아이 낳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친정엄마랑 같이 심리상담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도중에 둘째아이 낳아 기르고 있습니다.
    진짜 사랑이 뭔지 이제서 조금 알 것 같아요.
    이제 일곱살 첫아이한테 많이 미안한 마음이예요.

    님께서 정말 간절히 원하시니까... 길이 보이실거예요.
    그렇지만 '저절로' 되는건 아니더라구요.

    흑, 초치는거 진짜 아니고요..
    너무나 축하드리고... 또 제 사랑하는 친구같은 마음에 드린 댓글입니다.

  • 8. 원글이
    '11.1.19 2:13 PM (218.148.xxx.230)

    축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남들보다 생각이 너무 많았던 걸까요? 그래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위에 댓글 주신 님... 아마도 저의 마음 속 상처들을 제 스스로 나름 치료하느라고... 이렇게 늦게까지 아이를 갖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 정말 오랫동안 자신이 없었거든요.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제 자존감 회복하고, 저의 부모님을 객관화해서 바라보고... 하는 기간이었던 거 같아요. 지금도 완전히 다 극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끊임없이 성찰해가며 아기 키우겠습니다. 조언 감사드려요!

  • 9. 축하해요
    '11.1.19 3:29 PM (121.190.xxx.29)

    원글님 같은 분들만 아기낳아 키운다면,
    세상은 점점 더 좋은 곳이 되어갈 거여요~ ^^

  • 10. 이미...
    '11.1.19 6:53 PM (113.60.xxx.125)

    그런 마인드를 가지셨슴 자체가 성공한 인생이네요...
    축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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