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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브랜드 자라와 스페인

봄바리 조회수 : 1,567
작성일 : 2011-01-02 13:49:04
얼마전에 깍뚜기님이 자라, 망고 세일 체험기를 올려주셨지요.
거북이 친구 자라... 말구(자꾸만 쌍팔년도 유머가 나오네요 죄송....;;;;)
의류 브랜드 자라에 대해 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나 관련기사를 올려보아요.

"'현장 중심'의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는 자라는 평균 매장판매원이 매장당 60여명이다. 모두 스페인 본사 소속으로 아르바이트가 없다. 교육 또한 본사 인력프로그램을 활용해 진행한다. 자신의 일에 책임을 가지고 일하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저게 거북이 친구 자라가 성공한 요인중의 하나랍니다.-..-
즉... 매장판매원까지 비정규직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또 "흔히들 국내 섬유산업이 이태리 등 선진국가를 벤치마킹해야 하는데 실제론 일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럽형 선진 섬유패션산업은 브랜드비즈니스로 세계적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조업과 동반 성장하고 있는 형태를 말한다.

스페인브랜드 ‘자라’의 경우를 예로 들면 8개 브랜드가 48개국에 걸쳐 1,922개 매장을 내고 있지만 이들 기업의 생산은 20%정도의 아시아 생산소싱 병행과 함께 80%의 유럽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다시 50%는 자체생산으로 현지 협력업체와의 탄탄한 네트웍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형은 ‘유니클로’ 등 몇몇 성공사례가 있긴 하지만 무분별한 해외생산으로 인한 자국 제조업의 붕괴가 산업 전반의 인프라를 무너뜨린 경우다.
그나마 일본의 경우는 일명 ‘장인정신’이라고 하여 최소한의 제조 기반은 남아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섬유패션산업 침체기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자라가 어떤 기업인지는 잘 모릅니다. 자라 옷을 입어본적도 한번도 없어요.
하지만 내심 자라를 응원하게 되네요.

지금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그리스, 스페인)가 심각한 재정위기 때문에 유럽의 골칫거리로 떠올랐지요.
PIGS 중에서도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사태가 일어나면 EU가 붕괴될 수도 있다 합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스페인 규모에 비하면 그리스, 아일랜드 사태는 깜도 아니라구 해요.

스페인의 위기를 불러온 가장 큰 요인은.... 아일랜드처럼 부동산 버블이래요.
스페인의 집권여당은 사회노동당... 좌파입니다.
그런데 스페인은 '지역감정'이 굉장히 심한 나라지요. 언어와 풍속이 다른 바스크, 카스티야, 카탈루냐 지방이 안 그래도 한집에 사는 이혼부부처럼 지내던 사이인데... 내전을 거치면서  대립이 심해졌어요. 게다가 내전의 와중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프랑코 군부독재정권이 그걸 완전히 고착화시켜버렸습니다. 프랑코는 장장 40년이나 집권했는데... 카스티야 지방의 마드리드에 자리를 잡아서 바스크와 카탈루냐 지방을 표나게 탄압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바스크와 카탈루냐에서는 강력한 민족주의가 발호하면서 지금까지 잊을만하면 한번씩 분리독립투쟁이 일어나곤 합니다.

그때문에 스페인에서는 지방권력도 굉장히 비대한 편입니다.
경제위기는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약한 지방의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남발하면서 부동산 버블을 일으킨 것이 주원인이라 합니다. 대출을 남발하던 저축은행들이 세계 경제위기의 파도속에서 한계에 다다라 파산위기에 처하니깐 중앙정부에서 국유화를 했는데... 그럴러면 돈이 들잖아요. 그것이 안그래도 그리 튼튼하지 못한 중앙정부의 재정을 악화시킨 것입니다.

최소한 금융거래서와 은행세의 도입으로 은행의 사회화를 유도하는 것의 필요성을 스페인의 예에서도 배우게 되네요.
거기에 저는 우리나라 사회당에서 주장하는 불로소득중과세의 도입도 주장하고 싶습니다.  
주식거래나 부동산거래로 이익을 발생할 경우... 이익의 30%를 세금으로 때려서 복지재원도 확충하고 금융투기와 부동산투기도 방지하는 게지요.=.=

여튼 그랬는데.... 스페인은 경제구조도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다구 해요. 관광업과 서비스업으로 먹고사는 나라라해도 과언이 아니라 합니다.  지금 세계경제위기의 난리굿에서 그래도 버티는 나라들은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나라들이지요.
한방에 무너진 나라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부동산 버블과 금융업 몰빵으로 한때 반짝했으나 거품이 꺼졌을 때 경제를 지탱해줄 수 있는 기반이 약하거나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그 지층이 바로 제조업이지요. 아마 성인판 인어공주 이야기가 나온다면 제조업 기반이 약해서 물거품이 되었노라는 독백을 첨가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가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서 집권 사회당은 고용안정이 경제안정을 이끌어내는 요소라 하여 비정규직을 없애는 법안을 만들었습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게 정부에서 돈을 지원하는 것이지요. 우리도 2007년에 비정규직 악법이 통과될 때 노동계와 진보정당이 저런 방법으로 '실질적인 정규직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구 했지만 씨알도 안멕히고 날치가 되었었지요....
그때 날치기에 동참하고 묵인했던 인간들은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서러운 투쟁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자기네 자식들이야 비정규직이 될일이 없으니.... 아직도 경제성장을 위한 희생은 서민과 노동자... 그리고 그 자식들만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아직도 귀족노동자 타령을 하고 있을까요?

또한 스페인의 집권여당은 좌파정당답게 재정악화속에서도 공공서비스 지출을 삭감하지 않고 버티었지요.
현재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책임은 누가뭐래도 금융과 부동산투기질에 앞장섰던 금융자본과 부유층에게 있습니다.  
그들의 돈방석은 경제위기가 터져도 그대로인데... 그들은 책임지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서민과 노동자는 공공서비스의 축소로 더욱 궁지에 몰리는 것이 경제위기가 터졌을때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서민과 노동자는 더욱 아래로 떨어져서 양극화가 심해지지요..

하지만 돼지떼의 하나로 내몰린 수모.... 그리고 구제금융이냐 아니냐의 기로에서 결국 스페인의 집권여당은 얼마전에 공공서비스 축소 방침을 발표했지요. 그 때문에 지난 12월 31일에 스페인 임산부들이 해가 지나기전에 아이를 낳을라구 했다지요? 올해부터 300만원 가까운 출산장려금이 폐지되기 때문에....=.=

정부의 긴축재정 방침은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노동계는 "왜 경제위기의 책임을 우리한테만 떠넘기느냐?"며 파업과 시위에 나섰습니다만.... 스페인 집권당은 또 부자증세 법안을 바스크민족당의 협력으로 통과시켰다구 해요. 경제위기 극복을... 경제위기의 원인제공자인 부유층의 고통분담으로도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지요.

스페인의 앞날이 어찌될지....
아직은 모르는 일이지만... 내전과 40년간의 군부독재를 거쳐온 스페인이 이번의 위기도 잘 헤쳐나가길요....ㅠㅠㅠㅠ
그때문에 내부 실상은 잘 모르면서도... 내심 거북이 친구 자라도 응원하게 되네요.-..-
IP : 112.187.xxx.21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봄바리
    '11.1.2 1:50 PM (112.187.xxx.211)

    패션 신화 '자라'의 성공비결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9050809035073356&nvr=y

    제조기반이 있어야 섬유패션산업도 있다
    http://ktnews.com/news/special_content.asp?countnum=35592&gotopage=3&ntype=4

  • 2. Anonymous
    '11.1.2 2:09 PM (221.151.xxx.168)

    제가 스페인 친구들이 좀 여럿 있어서 얘긴데요,
    스페인 그리 만만한 나라 아니예요.
    최근에 경제위기에 몰리기전까지 스페인이 지난 십년간은 승승장구했지요.
    그전까진 포르투칼 다음으로 유럽 공동체에서 가장 후진국이었는데
    국가적인 차원에서 바르셀로나를 디자인 강국으로 만든다는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다고 해요.
    2~3년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이 아주 잘 나가고 있을때 이탈리아의 젊은이들은 대거 스페인으로
    취업하러 가는게 유행이기도 했지요.
    그런데 글로벌하게 비지니스하는 친구는 스페인이 그렇게 잘 나가는것이 거품이다,
    머잖아 하락할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맞아 떨어졌네요.
    최근에는 관심 있게 뉴스를 보지 않아서
    스페인의 위기가 무엇인지는 저도 정확히 모르겠기에 뭐라 말씀 드릴 순 없고요...

    스페인이 지역 차별이 심하다고 하셨는데 그 나라가 물론 언어도 두개고 남북간에 경제적인
    차이도 심하긴 하지만 스페인 친구들 말에 의하면 나라간에 지역 차별은 별로 없다고 해요.
    그리고 제가 최근 읽은 뉴스로는, 스페인은 지금 위기는 벗어났고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요.

  • 3. 봄바리
    '11.1.2 4:03 PM (112.187.xxx.211)

    그래서 스페인이 가끔씩 우리나라와 비교되기도 했었지요.
    기나긴 군부독재, 단시간 내의 고도성장.
    현 국왕이 민주화의 기초를 다지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국왕에 대한 존경심도 남다르다구 들었어요.

    사파테로 총리가 연임에 성공했지요. 2004년인가에 집권을 해서 2008년에 다시 당선되었는데...적극적인 분배정책을 실시했다구 하네요.
    제가 위에서 언급한... 비정규직을 없애는 법안 채택을 비롯한 공공주택의 확대보급, 대학생 등록금 지원. 비록 올해부터 폐지되지만 육아보조금도 지급했구요...

    그런데 부동산 버블을 잡지 못해(사파테로정권 이전부터 발생한 것이고... 스페인 내부의 복잡한 사정이 얽힌 현상인 것 같은데...) 집값이 폭등했고 그것이 지방 저축은행의 부실화로 이어지면서 중앙정부의 재정위기-> 국가 경제위기로 이어진 것 같어요.

    하지만 서민과 노동자 생활을 위협하는 집값폭등에도 불구하고 공공주택을 확대보급하는 것 같은 분명한 노력이 있었기에 스페인 국민들이 분배정책으로 인한 민생안정을 느꼈고... 다시 뽑아준듯요...

    대충 이정도로 알고 있는데... 더 자세히 알고 계시는 분이 있으면 저도 스페인 사회당정권의 평가를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요.^^;

    "제가 최근 읽은 뉴스로는, 스페인은 지금 위기는 벗어났고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요."--> 그냥 이말이 반갑네요.^^
    더 나아졌으면 좋겠고, 세계경제를 위해서도(?) 나아져야 하구요.
    그런데 그것이 무차별적인 민영화와 대책없는 긴축재정... 즉 일방적인 신자유주의적인 조치로 민생은 어려워지는대신 정부의 재정은 개선되는 형태가 아니라 정말 바람직한 형태로 위기극복을 하는 것이었으면 하네요.

    "2~3년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이 아주 잘 나가고 있을때 이탈리아의 젊은이들은 대거 스페인으로
    취업하러 가는게 유행이기도 했지요."--> 님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4. 봄바리
    '11.1.2 4:22 PM (112.187.xxx.211)

    길을 착각하는 것은
    눈(雪)에 도달함이고
    눈에 도달함은
    묘지의 잡초들을 이천 년 동안 뜯어 먹는 것이다.
     
    길을 착각함은
    여인에게 도달하는 것이다,
    빛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인,
    한순간에 두 마리 수탉을 죽이는 여인,
    수탉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빛과
    눈 위에서 노래할 줄 모르는 수탉들.

    스페인의 국민시인이라 불리는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끝없이 작은 시(詩)' 일부인데...
    저 싯구처럼 길을 헤매는 스페인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탈피하여 꼭 눈에 도달하기를.... 여인에게 도달하기를요.-..-

  • 5. 승질머리
    '11.1.4 3:47 AM (68.36.xxx.211)

    늘 좋은 글로 이해하기 쉽게 올려주셔서 지난 한 해 많이 깨우쳤습니다.
    새해엔 봄바리님이 노심초사하시는 것 중 비정규직 문제만이라도
    삥아리 눈물 만큼이라도 좀 나아졌으면...하는 소망과
    봄바리님 가정에 건강과 기쁨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재개명하셨군요.^^;
    한국서, 봄삐로 휘리릭 검색하니 안뜨서
    자칭 82중독이신데 ㅋ 년말 가족여행이라도 가셨나 했슴당)

  • 6. 봄바리
    '11.1.4 10:20 AM (112.187.xxx.211)

    저야말로 승질머리님께 고맙지요.^^
    엄니 기력이 좀 떨어지셔서 크리스마스 가족여행이 취소되었지만
    그래도 연말에 하룻밤은 콧바람 쐬고 왔습니다.^^;
    그리고는 또다시 취미활동...ㅎㅎㅎㅎㅎ
    (애가 아프면서 그만두었던 일을 어렵게-_- 조금 붙잡게돼서 사실 정신이 없기는 한데..
    그래도 포기하기 힘든 82를 통한 취미활동이네요^^)
    승질머리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구요, 늘 좋은 일들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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