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소박하다 못해 부실한 나홀로 밥을 급히 먹으면서
백석의 시를 떠올려보았어요. 김치와 된장국과 친구먹음 ㅋ
선우사 (선우 : 반찬친구라는 뜻이래요 ^^)
백석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날을
모래알만 헤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 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혼자 밥먹어도 외롭지 않아요~
깍뚜기 조회수 : 1,169
작성일 : 2010-11-27 20:51:40
IP : 59.10.xxx.2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좋은시 감사~
'10.11.27 8:59 PM (110.9.xxx.142)* 나조반 : 나조쟁반, 갈대를 한 자쯤 잘라 묶어 기름을 붓고 붉은 종이로 둘러싸서 초처럼 불을 켜는 나좃대를 바치는 쟁반
*해정한 : 맑고 깨끗한
* 하구긴날 : 하루의 긴 시간
* 물닭이 : 비오리의 오리과에 속하는 물새
* 소리개소리 : 솔개 소리
* 세괏은 : 매우 기세가 억세고 날카로운
/저는 밥이랑.. 총각김치랑.. 멸치볶음이랑 먹었어요..^^2. 총각김치
'10.11.27 9:10 PM (211.234.xxx.28)저는 현미밥이랑 총각김치요. 요새 총각김치 맛있네요.
3. 깍뚜기
'10.11.27 9:47 PM (59.10.xxx.29)좋은시 감사~님!
어휘 해설 감사합니다 ^^
백석 너무 좋아요. 잘 생겨서 더 좋아요. 크하하하4. 삼순이
'10.11.27 11:00 PM (99.163.xxx.220)깍뚜기님께 한 곡 바칩니다. 토이의 "그럴때마다"
혼자서 밥 먹기 싫을 땐 다른 사람 찾지 말아요오~~~5. 깍뚜기
'10.11.28 12:30 AM (122.46.xxx.130)삼순이님 짜응! 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